합격 통보 후 하루 만에 '채용 취소' 날벼락




'최종 합격' 통보 후 하루 만에 '채용 취소'

일방적인 채용 취소 통보 흔해

법적 구제 절차 있지만 현실적으로 힘들어 


어렵사리 취업 준비해 최종 합격한 기쁨도 잠시. 이내 ‘채용이 취소 됐다’는 통보를 받고 눈물짓는 청춘이 있습니다.



MBC 드라마 '자체발광 오피스' 캡처


◇하루 만에 깨진 꿈


취업준비생 조모(26)씨는 2018년 1월 15일 D사 기술영업직에 ‘최종 합격 했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단 하루 만에 채용 취소 통보가 내려왔습니다. 가족과 친구들에게 이미 합격 소식을 말한 조씨는 황당할 수밖에 없는데요. 조씨는 “다음 주 월요일부터 출근할 수 있냐는 말에 혹시 출근 일자를 조정할 수 있는지 물었다”며 “회사에서 ‘가능하니 이틀 안에 연락 달라’고 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회사는 다음날 오전 조씨에게 전화해 “다른 사람이 출근하기로 했으니 연락 안 해도 된다”고 통보했습니다. 조씨는 믿을 수 없는 사실에 어안이 벙벙해 별다른 말을 못하다 다음날 회사에 다시 전화를 해봤는데요. 달라진 건 없었습니다. 인사담당자는 “(나는) 전달자일 뿐 영업팀에서 정한 사안이라 어쩔 수 없다”고 말할 뿐이었습니다. “어차피 입사해도 서로 안 좋을 것”이라는 말까지 들어야 했습니다. 


조씨는 “개인 사정으로 하루 이틀 정도 출근일을 조정하려 했다”며 “월요일이 아니면 안 된다고 하면 모를까, 조정 가능하다 말해놓고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건 아닌 것 같다”고 토로했습니다. 조씨는 회사 측과 통화한 녹취 내용을 증거로 노무사와 변호사를 만나 법적 조치가 가능한지 알아보는 중입니다.


◇생각보다 흔한 일 


이는 조씨만 겪은 일이 아닙니다. 취업 커뮤니티나 네이버 지식인에선 ‘최종 합격 후 채용 취소 통보를 받았다’며 억울함을 호소하는 글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2017년 10월에는 최종 합격 통보 후 출근 일자를 나중에 알려주겠다 해놓고 몇 주 지나 ‘채용 취소’ 통보를 받았다는 글이 인터넷에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채용 취소 통보를 받았을 때는 이미 채용 시즌이 지나 다른 회사에 지원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보통 기업 공채는 상·하반기에 열리며, 입사지원 기간은 3월이나 9월에 몰립니다. 상당수 회사가 상반기 공채를 건너뛰고 하반기에만 뽑거나 격년 공채를 합니다. 한번 시기를 놓치면, 원하는 회사 공고가 또 열릴 때까지 오랫동안 기다려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심지어 경력 사원 합격 통보를 받아 현재 다니는 회사를 나왔지만, 뒤늦게 ‘채용 취소’ 통보를 받아 하루 아침에 백수 신세가 된 사례도 있습니다.



MBC 드라마 '자체발광 오피스' 캡처


◇구제 방법 있다 해도 현실적으로 힘들어

문제는 현실적으로 취업준비생들이 회사에 대항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겁니다. 


우리 법과 국가 기관은 약자인 취준생 편이기는 합니다. 취준생은 국가인권위원회에 ‘일방적인 채용 취소와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달라’는 진정서를 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회사 측에 유사한 차별행위가 재발하지 않도록 ‘권고’할 뿐, 인권위가 법으로 강제할 방법은 없습니다. 


법으로 해결할 방법이 있긴 합니다. 회사가 합격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채용 취소 통보를 한 것은 회사의 일방적인 ‘해고 통보’와 같습니다. 2002년 있었던 대법원 판결에서는 회사가 합격자에게 한 최종 합격 통보를 근로계약관계 성립과 동등하다 인정했습니다. 출근 전이었는데 말이죠. 따라서 일방적 채용 취소 통보는 근로기준법상 ‘해고제한 규정’에 해당합니다. (대법원 2000다 25910판결)


취준생은 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할 수 있고, 손해가 있다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도 있습니다. 취준생이 이기면 회사에 ‘복직’할 수 있고, 처음 출근 예정일부터 복직한 날까지 공백 기간의 임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때 구제를 받으려면 최종 합격 사실을 증빙할 서류나 녹취록이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힘듭니다. 손해 금액을 계산하기도 어렵고, 취업준비생이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걸기도 부담스럽습니다. 게다가 취준생 입장에선 승패를 장담하기 어려운 소송보다는 다른 곳 취업에 시간과 노력을 쏟는 게 그나마 낫기 때문입니다. 


사람을 함부로 대하는 회사에 우수한 인재가 모일 리 없습니다. 어떤 사정이건 채용 약속을 일방적으로 깨, 취준생들에게서 신뢰를 잃는 건 좋은 전략이 아닌 듯 합니다. 설령 어쩔 수 없는 상황 때문에 내린 결정이라도, 취준생을 배려해 충분히 설명하고 깊이 사과해야 옳지 않았을까요.


글 CCBB 에디터 욘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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