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전투기에는 조종사를 보호할 제대로 된 안전장치가 없었습니다. 세계 제1차대전 당시만해도 조종사들의 비상탈출 방법은 오로지 조종사가 낙하산을 메고 조종석 밖으로 뛰어내리는 것이 유일했습니다. 이 방법으로는 조종사들의 생명을 보호하기는 힘들었을텐데요. 그래서 많은 조종사들이 목숨을 잃어야만 했습니다. 이러한 실패 끝에 전투기 조종사를 안전하게 비상탈출시키는 방법이 연구되기 시작했습니다. 현재는 고속으로 비행하는 전투기가 갑자기 비행불능 상태에 빠져도 안전하게 탈출할 수 있는 기술이 모든 전투기에 적용되고 있습니다.




수만 피트 상공에서 빠른 속도로 비행중인 전투기에 문제가 생기면 조종사는 속수무책으로 당황할 수 밖에 없습니다. 더 이상 조종사가 할 수 있는 일은 남아있지 않으며 단지 시속 수백㎞의 속도로 지상으로 추락하는 전투기에 갇혀있을 뿐입니다. 이 때, 전투기 조종사는 비상탈출수단을 통해 자신의 몸이라도 안전히 지켜내야 합니다. 안타깝게도 조종사에게는 생명을 구하기 위한 탈출의 순간이 불과 몇 초밖에 남아있지 않은 상태입니다. 때문에 빠른 판단으로 전투기에서 비상탈출을 감행해야 하는데요. 





과거와는 달리 현재 전투기 조종사들을 비교적 안전하게 비상탈출시킬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사출좌석의 발명에 있습니다. 사출좌석이 모든 전투기에 도입되면서 전투기가 추락 위기에 빠질 때 조종사는 최후의 수단으로 비상탈출이 가능해진 것이죠. 




비상상황이 발생할 경우 전투기 조종사들이 사출좌석을 작동시키면 조종사가 앉은 좌석 채로 솟구쳐 전투기로부터 분리되며 전투기 밖으로 사출됩니다. 이후 조종사는 낙하산을 이용해 땅에 착지하면 되는데요. 최근에는 바다에 낙하할 것을 우려해 구명보트 , 단검 등을 사출좌석에 구비해놓고 있습니다. 




사출 시, 좌석 양 옆으로 낙하산을 펼칠 수 있는 자세를 잡을 수있게 해주는 자세제어 장치가 튀어나오며 사출 직후 조종사에게 덮쳐올 바람으로부터 얼굴을 보호하기 위해 조종사 얼굴에 바람막이 페이스커튼이 내려오게 되어있습니다. 사출부터 낙하산이 펼쳐질 때까지 위의 일련의 과정이 모두 1.17초 내에 이루어지게 됩니다. 




조종사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필수장치인 사출좌석이지만 안타깝게도 전투기 조종사가 가장 싫어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비상탈출을 위해 사출좌석을 작동시키는 것이라 합니다. 사출좌석이 분리되어 하늘로 튕겨나가는 그 과정이 너무나도 고통스럽고 힘들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사출좌석은 자칫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무시무시한 폭발력을 지녔습니다. 사출좌석 아래의 로켓 분사체가 발사하면서 튕겨나가는 어마어마한 힘에 의해 띠를 두루고 있던 양쪽 어깨에 엄청난 멍이 생기게 되고 쇄골을 부르뜨리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합니다. 만약 무릎이나 팔꿈치를 안쪽으로 보호하지 않으면 조종석 칵핏 양쪽에 부딛혀 뼈가 쉽게 부러질 수도 있습니다.




특히나 탈출할 때 조종사의 자세가 올바르지 않으면 사출되는 즉시 위의 심각한 신체 부상을 입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조종사들은 비상탈출하기 전 좌석에 몸과 머리를 완전히 밀착시켜 자세를 잡는 훈련을 끊임없이 수행해야 합니다. 생존을 위한 비상탈출 훈련인 셈이죠.




하지만 사출좌석기술의 도입과 혹독한 생존훈련에도 불구하고 공군 조종사의 비상탈출 성공률은 고작 22%에 불과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2000년 이후 위급한 상황에서 조종사들은 모두 18차례의 비상탈출을 시도했지만 6차례는 조종사가 숨졌고 8차례는 다쳐 22.2%인 4차례만 성공했다는 것입니다. 




2012년에도 점화선 불량으로 비상탈출에 실패한 조종사가 순직하는 사고가 발생한 적이 있으며 특히 F-5 전투기에서는 조종사가 구형 사출좌석의 문제로 비상탈출에 실패하는 사례가 잇따랐다고 합니다. 그래서 공군은 F-5 사출좌석을 영국산 신형으로 모두 교체하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비상탈출의 낮은 성공률은 비단 기체의 결함때문만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2001년부터 2008년까지 공군장교로 군생활을 했다는 한 네티즌이 '전직 공군장교가 본 전투기 추락'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습니다. 이 글에서 글쓴이는 공군 전투기 조종사가 끝까지 전투기를 포기하지 못하고 결국은 죽음을 맞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비상탈출이 조종사에게 평생 '오점'으로 남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특히 공군은 비행사고로 조종사가 순직하면 '비상탈출의 기회는 있었지만 기체를 포기하지 않으려 했다'는 발표를 빼놓지 않는데 그 말 속에는 인명보다 기체를 더 중요시 여기는  사상이 녹아 있지 않는지 반문하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이처럼 추락사고를 대하는 공군의 태도에 문제가 많다고 주장하며 조종사가 기체를 포기할 수 없게끔 만드는 공군에 책임이 있다는 지적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전문가들은 어떤 의미에서 전투기에서 가장 중요한 성능은 조종사의 비상탈출 기능이라고 언급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소중한 조종사들의 생명인데요. 지금보다 더욱 많은 조종사들이 안전하게 전투기에서 탈출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다리겠습니다.


글 CCBB 오토앤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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