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 코끼리부대는 전투에서 강력한 돌파용 무기로 사용되었다. 현대식 전차의 등장을 ‘전투 코끼리가 재림했다’고 비유했을 정도로 전투코끼리의 위력은 대단했다고 한다. 육상 전투에서 코끼리처럼 거대하고 위협적인 무기는 없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전투코끼리는 역사 속에서 사라져 갔다.


그나마 인도에서는 20세기 초까지 전투코끼리를 운용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지만 그마저도 현재는 찾아보기 힘들다. 어째서 코끼리부대는 엄청난 전투력을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역사 속 뒤안길로 사라져야만 했을까? 이에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현존하는 가장 큰 육상 동물은 바로 코끼리이다. 그리고 가장 강한 동물이기도 하다. 코끼리는 순한 성미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실제 초원에서 코끼리를 이길만한 동물은 거의 없다. 육중한 크기와 무게에서 오는 중압감은 물론이고 파괴력 또한 높아 사자도 코끼리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 이러한 까닭에 과거에 코끼리는 전투용으로 길러져 이용되었다. 




전투 코끼리를 처음 사용한 곳은 인도로 알려져 있다.인도에서는 기원전 약 4,200년부터 코끼리를 가축화하여 다목적으로 이용해왔으며 자연스럽게 전투용으로도 사용되었다고 한다. 인도 신화에 코끼리를 이용해 악마를 물리치는 모습이 묘사된 것으로 보아 코끼리는 인도의 강력한 전투 수단이었다. 




그리고 전투코끼리의 파괴력이 서방까지 널리 전파되면서 서방의 역사에서도 전투 코끼리가 등장하게 된 것이다. 전투코끼리는 기원 전 4세기에 있었던 알렉산더 대왕의 원정 기록에 처음 등장한다. 기원전 331년, 그리스군은 페르시아군의 전투코끼리로 인해 큰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그리고 페르시아를 정복하고 계속 동진하던 알렉산더 대왕이 결국 인더스 강을 넘어 정복 전쟁을 계속하지 못했던 이유가 전투코까리 때문이라고 전해지고 있다. 




인도를 침공하는 과정에서 알렉산더 대왕은 전투코끼리의 위력이 기함할 수 밖에 없었다. 비록 히다스페스 전투에서 승리하긴 했지만 당시 85~100마리 가량의 전투 코끼리 부대를 상대하면서 만만치 않은 피해를 입어야만 했다. 더욱이 건너에 그리스 군대를 기다리고 있는 인도 군대에 또 다시 100여 마리의 코끼리가 자리 잡고 있다는 소식은 전장을 공포감으로 물들이기에 충분했다. 이런 이유로 결국 알렉산더 대왕의 정복 야욕은 인더스강을 넘지 못하게 되었다. 




코끼리는 전속력으로 달리면 시속 30킬로미터까지 낼 수 있는데 빠른 속도는 아닐지라도 무게와 크기로 인해 그 위력은 상당하다고 한다. 거기에다가 떼로 달려들면 적들은 속수무책으로 짓밟힐 수 밖에 없었다. 코끼리를 처음 보는 병사들은 지레 겁을 먹고 놀라 도망치는 경우도 흔했다고 전해진다. 코끼리의 가장 큰 이점은 물론 거대한 체격이지만 피부도 두껍고 단단하여 평범한 무기로는 상처입히기도 어려웠다. 그러니 갑옷을 입고 상아에 칼날을 달거나 독을 묻힌 전투 코끼리는 그야말로 무적인 셈이었다. 



하지만 전투코끼리를 활용한 전투에서 명백한 약점이 드러나면서 전투코끼리를 운용하는 전술도 주춤할 수 밖에 없었다. 카르타고와 로마 간의 2차 포에니 전쟁에서 전투 코끼리부대의 활약은 단연 돋보였다. 수적으로 불리한 전세를 전투코끼리를 이용하여 압살시킨 카르타고의 한나발 원정은 역사적으로도 유명하다. 이 때의 기세를 몰아 한동안 한나발은 이탈리아 대륙을 돌아다니며 로마의 동맹국들을 괴롭히며 전쟁터를 호령했었다.




하지만 전투코끼리로 흥한 자는 오히려 전투코끼리에게 발목을 잡혀 참패를 겪게 된다. 2차 포에니 전쟁의 마지막 전투였던 자마전투에서 로마군은 코끼리의 습성을 활용해 제대로 된 역공을 펼쳤다. 로마군은 투창과 소리를 이용해 코끼리를 놀래켰으며 곧바로 통제불능 상태에 빠져 날뛰는 코끼리들로 인해 카르타고 진영은 쑥대밭이 되었다 그동안 전쟁에서 큰 기여를 했던 전쟁코끼리가 최대의 약점으로 등장하는 순간이었다. 




전투코끼리가 날뛰기 시작하면 오히려 아군을 향해 돌진해 큰 피해를 줄 우려가 있다는 점이 밝혀진 것이다. 이 때문에 코끼리 조종사들은 끌과 망치를 휴대하여 날뛰는 코끼리 척수에 이를 박는 방법으로 아군의 피해를 줄이고자 대비하였지만 카르타고가 멸망하면서 북아프리카와 유럽에서는 전투코끼리의 수가 점점 줄어갔다.




하지만 인도는 대포가 발명된 시기인 1320년 경까지도 전투코끼리를 널리 이용하였다. 16세기 인도 북부의 무굴제국에서는 화약 시대에 이르러서도 전투 코끼리를 전쟁에서 전투무기로 주로 사용하였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화약 무기가 급속도로 발달하면서 코끼리 부대의 전투용으로서의 실용성은 점차 낮아져 갔다. 전투코끼리로 이용되던 종들이 대부분 멸종하였다는 점도 전투코끼리가 사라지게 된 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 그렇게 근대에 이르러서는 더이상 전투 코끼리는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글 CCBB 오토앤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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