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70만원 받던 브라질 건축사 인턴이 3년후 성과금으로 4억원 받은 비결




공주현 브라질 건축사 두레 대표

연매출 50억원대 건설사 인턴으로 시작

브라질 진출하려는 한국 기업서 300억 수주

건설사 창업 후 브라질서 한국 기업 진출 앞장서


“브라질 건축사 브릭스(Brix)에서 일할 때 ‘슈퍼인턴’ 소리를 들었어요. 2008년 현대자동차·대우인터네셔널 등 국내 대기업이 남미 시장에 진출하려던 시기였습니다. 직접 회사 담당자를 수년간 설득해 공장 건설 수주·시공계약에 성공했죠. 성사시킨 매출은 300억원 정도였어요. 제가 입사하기 전 회사의 매출은 소규모로 평균 50억원 수준이었습니다.”



브라질에서 건축사무소를 운영하는 공주현 두레 대표. 왼쪽 사진에서 맨 오른쪽에 서 있는 인물이다. /공주현 대표 제공


공주현(38) 두레(DURE) 건설 대표는 브라질에서 건축사무소를 운영한다. 공 대표의 부모는 그가 중학생 때 브라질 상파울루로 이민을 떠났다. 먼저 상파울루에서 의류업을 하고 있었던 친척이 브라질에 사업 기회가 많다며 이민을 권유했기 때문이다. 브라질은 남아메리카에서 가장 큰 나라다. 세계에서 다섯번째로 면적이 넓다. 인구는 2억명 이상이다. 2018년 국내 총생산(GDP) 순위는 세계에서 9번째다. 포르투갈어가 공용어다. 삼바·카니발·축구로 유명한 곳이다.


“브라질은 토목기술에 관한 역사가 오래 축적된 국가입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이따이뿌(ITAIPU) 수력발전소를 보유하고 있죠. 1997년 부모님을 따라 도착한 브라질에서 가장 먼저 마음을 사로잡은 건 멋진 건축물이었어요. 자연스럽게 건축가를 꿈꿨죠. 한국에 있는 친구들에게 ‘상파울루 대학에 입학하지 못하면 다신 한국에 돌아오지 않겠다’고 장담했을 정도였습니다. 소원대로 상파울루 대학에 입학해 토목공학을 전공했어요. 2008년 대학 졸업 후 브라질 건축회사 브릭스(BRIX)에서 인턴생활을 했습니다.”


공주현 대표는 10대 시절부터 건축가의 꿈을 꿨다. 브라질에서 건축가의 위상은 우리나라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른 점이 있다면 공학을 전공한 이공계생을 훨씬 대우해준다는 것이다. 기업에서는 경영·회계·교육 담당자를 고용할 때도 공학자를 우선 채용한다. 이공계생의 취업률은 인문대 학생들보다 2배 이상 높다고 한다. 건축가의 길을 가지 않았다 해도 취업의 기회가 많았다는 의미다.



공주현 두레 대표가 롤모델로 삼은 브라질 건축가 오스카 니마이어(Oscar Niemeyer)의 작품. /공주현 대표 제공


대학을 졸업한 공 대표는 어릴적 꿈을 따라 현지 중견 건축회사 브릭스에 인턴으로 입사했다. 직원 수 10명, 평균 연매출 50억원 정도 규모의 회사였다. 중견기업이었지만 ‘우리 회사의 비전은 브라질을 대표하는 부동산 개발회사’라는 대표의 말에 입사를 결심했다. 공 대표의 최종 목표 역시 건축가 출신으로 브라질의 부동산 개발회사를 운영하는 것이었다. 회사에서 유일한 한국인이었다. 조직에 폐를 끼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뿐이었다. 신입 때부터 영업할만한 클라이언트를 모색하는데 집중했다.


“입사 후 한인 신문을 봤는데 브라질에 현대자동차·대우인터내셔널 같은 기업이 브라질에 공장을 건설한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과연 이 기업들은 브라질의 어떤 건축사와 계약할까 궁금했죠. 기회라는 생각에 수소문 끝에 담당자와 미팅을 가졌어요. 한국 기업 대부분 브라질 현지 사정을 잘 모르다 보니 프로젝트에 진척이 나지 않는 상황이었습니다. 한국말과 포어(포르투갈어)를 둘 다 할 수 있는 데다 전문건축지식을 가진 사람은 현지에 몇 없었죠. 그렇다고 쉽게 계약에 성공했다는 말은 아닙니다. 2~3년간 한국과 브라질을 수시로 왔다갔다거리며 공을 들여 성사시킨 프로젝트였죠.”


입사 직후 그가 받던 인턴 월급은 약 70만원이었다. 한국 업체들과 계약을 시도할 때마다 월급이 올랐다. 6개월 차에 300만원을 받았다. 1년차에는 아예 계약서를 갱신해 계약금의 1.2%를 성과금으로 받았다. 300억원 수주가 결정나자 총 4억원에 달하는 성과금을 받았다. 공 대표가 2008~2012년까지 브릭스 건설의 현장 엔지니어·영업팀장으로 근무하며 성사시킨 대형 프로젝트는 6건 정도다. 현대자동차 공장의 기초공사, 엠에스오토텍 자동차 부품공장, 한일이화 자동차 부품공장, 대우인터내셔널 코일 센터 수주·시공에 성공했다. 동국제강의 CSP제철소 제강연주 파트 시공을 담당하기도 했다.



두레에서 시공한 건물들. /공주현 두레 대표 제공


사회 초년생인 20대 후반에 국내 대기업 담당자를 찾아가 영업 수완을 발휘할 수 있었던 비결을 물었다. 공 대표는 ‘한국인 특유의 진실성과 성실성을 발휘한 것뿐’이라고 답했다. 이 노하우로 2016년 두레건설을 창업했다. 창업한지 얼마 지나지 않은 회사지만 2018년 매출 12억을 기록했다. 올해는 매출은 약 30억원을 기대하고 있다. 영업이익은 4억원이다.


“브라질 특유의 습성이나 문화를 잊지 않으면서 한국인의 성실함을 잃지 말자고 생각해요. 한국인이 일을 잘 한다는 건 이미 유명해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고 같은 조건 안에서 최대한 좋은 품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죠. 또 준비성도 철저해 일하는 중에 내일 일할 작업량을 미리 준비해놓습니다. 이런 일꾼은 세계 어느 나라를 찾아봐도 드물어요. 브라질인 4~5명이 작업할 일에 한국인 2인1조면 뚝딱 해결입니다. 성실히 일해서 싫어하는 클라이언트는 아무도 없어요. 이 경쟁력으로 제가 창업한 건설사도 브라질에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죠.”


두레건설은 국내 기업의 브라질 진출을 적극 돕고 있다. 동원금속 증축 공사 시공프로젝트, 엠에스오토텍 라인 증설 시공, 화승 공장 라인 설치 프로젝트를 담당했다. 올해는 상파울루 봉 헤찌로(BOM RETIRO) 한인타운 지역에 한국을 상징하는 정승 모양의 ‘우리’ 조각상을 시공했다.



브라질 한인타운에 세워진 '우리' 조형물. /공주현 대표 제공


꼼꼼한 기술력과 신뢰도를 인정받아 국내 기업뿐 아니라 브라질에서도 앞다퉈 찾는다. 2018년 상파울루 지하철 15개선·4개 역의 지반 보강·콘크리트를 공사·시공했다. 브라질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주정부가 지하철을 시공 관리한다. 보통 대형 건설업체가 시공을 맡는다. 설립한 지 3년이 지나지 않은 신생 건설사 두레건설이 지하철 공사를 담당한 것은 이례적이다. 작년 브라질 주정부가 두레건설에 시범으로 첫 지하철 공사 프로젝트를 맡겼는데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기간 내 공사를 완성한 공이 컸다.


“하필 마감 기한까지 카니발 연휴가 껴 있었습니다. 브라질에선 카니발 연휴에 일한다는 건 상상할 수 없어요. 전국민이 일주일 내내 휴가를 갑니다. 하지만 전 이때가 오히려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사람이 다니지 않아 온종일 작업할 수 있으니까요. 공사장 인근을 관리하는 경비원에게 연휴 때 작업할테니 문을 잠가놓지 말라고 부탁했습니다. 경비원이 웃으면서 ‘카니발 몰라? 말도 안돼’라고 하더군요. 문만 열어주면 혼자서라도 작업하겠다 하니 끝까지 안믿었어요. 카니발 기간에 20명의 직원을 데리고 가서  작업을 전부 끝내놓으니 그때야 ‘대체 어느 나라에서 왔냐’고 묻더군요. 물론 직원들에게 평소 봉급의 2배에 달하는 인센티브를 줬죠.”



브라질에 위치한 두레 사무실. /공주현 대표 제공


책임감 있게 프로젝트를 완수하고 나니 업계에선 소문이 났다. 올해 말에는 피라시카바(Piracicaba·상파울루주의 인구 30만명을 보유한 신도시)에 18층짜리 고층 아파트를 건설하는 프로젝트에 돌입한다. 그외에도 다수의 소규모 상가 건물·주택 등을 시공하기로 계약해놓았다. 공주현 대표의 최종 꿈은 브라질에서 한국인을 대표하는 건설·임대업자가 되는 것이다.


“앞으로 한국의 문화를 대표할 수 있는 건축물을 브라질 한인타운에 계속 짓고 싶어요. 브라질 상파울루 재팬타운엔  일본식 가로등이 늘어서 있어요. 동네에 들어가자면 바로 ‘일본 동네다’라는 인상을 받습니다. 브라질 한인타운엔 어떤 한국식 가로등이 어울릴지 고민하고 있어요. 한국식 조명을 유심히 보고 있죠. 올해 두레건설 직원은 32명 정도입니다. 제 최종 꿈은 브라질의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리조트를 짓는 것입니다. 관광객 누구나 와서 편하게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이요. 그때까지 한국인의 근성을 브라질 건축업계에 보여줄 생각입니다.”

  

글 CCBB 감자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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