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는 봐야겠고, 치킨은 먹고 싶고...야구광 개발자가 만든 이것




자리에서 음식 주문·결제할 수 있는 야구앤오더

26개 매장은 자리까지 음식 배달

별도 앱 없이 카카오톡 기반으로 서비스


“주말에 야구 보러 와서 음식 주문하면 30분 정도 기다리느라 경기를 놓치는 게 안타까웠어요. 피자나 치킨을 먹으려면 음식점 앞에서줄 서는 데 15분, 기다리는데 20분 정도 걸렸습니다. 야구장 좌석이 좁아 왔다 갔다 할 때 주변 분들에게 양해를 구해야 해요. 그래서 많은 분이 보통 서서 기다리는데 굳이 이렇게 기다릴 필요가 있을까 싶어서 ‘야구앤오더’를 만들었습니다.”


야구앤오더는 카카오톡으로 서울 잠실야구장 내 음식점에 음식을 주문할 수 있는 서비스다. 자리에 앉아서 브랜드와 메뉴를 선택해 주문·결제한다. 음식 조리 후 준비 완료 알림 카톡이 오면 매장에 방문해 음식을 찾아오면 된다. 픽업 시간을 지정해 예약을 할 수도 있고, 몇몇 매장은 자리로 배달해주는 배달 서비스도 하고 있다. 매장을 방문해 음식을 주문하고, 조리될 때까지 기다리는 시간을 줄여준다. 야구앤오더 서비스를 총괄하고 있는 텍스트팩토리 김정한(40) 이사를 만났다.



텍스트팩토리 김정한 이사./텍스트팩토리 제공


◇경기 관람 놓치는 게 안타까워 개발


-야구앤오더 서비스를 시작한 계기는.


“어려서부터 야구를 좋아했습니다. 하는 것도 좋아하고, 보는 것도 좋아해서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야구장을 방문했어요. 그런데 주말 경기에 사람들이 몰리면 음식 하나 주문하기도 쉽지 않았어요. 줄 서서 주문하는 데만도 15분 이상 걸렸고, 또 기다리는 데 그만큼 시간이 걸렸어요. 다시 자리로 돌아갔다가 오기는 애매한 시간이라 매장 앞에서 기다렸는데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경기를 놓치는 것도 아쉬웠어요. 그래서 만들게 됐습니다.”


-자세히 설명해달라.


“야구앤오더는 저희 회사 스마트 오더 서비스인 ‘앤오더’ 서비스를 야구장에 도입한 서비스입니다. 앤오더 서비스는 카카오톡으로 메뉴를 주문하고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에요. 카카오톡에서 앤오더를 검색한 후에, 먹고 싶은 메뉴를 선택하고 주문·결제할 수 있습니다. 이후 메뉴가 준비됐다고 알림이 오면 픽업하는 방식입니다. 스타벅스 사이렌오더와 비슷하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다른 구장에서 도입한 스마트 오더 서비스와 차별점은.


“가장 큰 차이점은 서비스가 카카오톡 기반이라는 점이에요. 별도의 앱을 설치할 필요 없이, 카카오톡에서 주문하고 결제할 수 있습니다. 거의 모든 분의 스마트폰에 카카오톡은 깔려 있어 서비스 접근성이 높습니다. 반면 KT위즈파크나 삼성 라이온즈 파크는 구단 별도의 앱에서 스마트 오더 기능을 도입했습니다. 주문하기 위해 따로 앱을 설치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어요. 


또 고척돔이나 사직 야구장, 창원 NC 파크 등에서 사용하고 있는 스마트 오더는 결제 수단이 정해져 있고, QR코드로 결제해야 해서 불편함이 있습니다.”



카카오톡 야구앤오더 채널과 채팅창./jobsN


◇잠실야구장 내 46개 매장에서 주문 가능


-주문할 수 있는 매장 수는 몇 개인가.


“잠실야구장 내에 총 30개 브랜드 63개 매장이 있습니다. 그중에 편의점, 맥주 판매점 등을 제외한 23개 브랜드 46개 매장 음식을 야구앤오더에서 주문할 수 있어요.”


-야구 경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인데, 음식 가지러 가면 결국 걸리는 시간 비슷한 거 아닌가.


“서비스를 기획하면서 3일 연속으로 야구장에 방문해 실험했습니다. 업체마다 다르지만, 평균 20~30분 정도 기다려야 했어요. 아르바이트생한테 직접 물어보니 주말 경기는 30~40분 정도 기다릴 때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미리 주문하고, 픽업을 하면 시간을 5분 미만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또 자리까지 직접 배달을 해주는 업체도 늘어났어요. 처음 저희가 서비스 시작할 때는 2개 매장만 배달 서비스를 하고 있었는데요. 지금은 총 11개 브랜드 26개 매장이 자리까지 음식을 배달해주는 서비스를 도입했습니다.”



원하는 브랜드, 매장을 선택하면 픽업, 예약픽업, 배달 주문이 가능하다./jobsN


◇스포츠앤오더로 확장하고 싶어


텍스트팩토리는 챗봇을 개발하고 서비스하는 업체다.  2019년 1월 챗봇 기반의 스마트 오더 서비스인 앤오더를 개발했다. 캐나다 워털루대학교에서 컴퓨터 공학을 공부한 김 이사는 텍스트팩토리 창업 멤버로 서비스 개발에도 직접 참여했다. 이후 야구장에도 앤오더 서비스를 도입하자는 아이디어를 냈고, 현재 야구앤오더 기획, 영업, 운영 등 서비스 전반을 총괄하고 있다. 



[CCBB] 경기는 봐야겠고, 치킨은 먹고 싶고...야구광 개발자가 만든 이것

-이전에는 어떤 일을 했나.

“프랑스, 미국 등에 있는 소프트웨어 기업에서 개발자로 일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미국 팰로앨토연구소(PARC)에서 일하면서 많은 경험을 할 수 있었는데요. 팰로앨토연구소는 제록스 사의 부설 연구소입니다. 그곳에서 일하며 CCTV를 통해 나리타 공항에 들어가는 사람들을 위험인물로 분류하는 프로그램인 센서 네트워크 개발을 담당했었습니다.”

-한국으로 돌아온 이유는.

“고등학교 때 친했던 친구들과 블록체인 관련 사업을 한 번 해보자 해서 한국으로 왔습니다. 정부 지원 등 한국이 사업하기에 더 좋은 환경이라고 생각해서 2015년에 한국에 돌아왔습니다. 처음에 암호화폐 거래소를 만들어보자 했는데, 도저히 세 명이 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어요. 그러던 와중에 텍스트팩토리에서 함께 해보자 제안을 하셔서 합류하게 됐습니다.”

-스마트 오더 서비스인 앤오더를 개발한 이유는.

“챗봇 기반으로 할 수 있는 서비스를 고민했습니다. 문비서, 문봇 등 문자를 이용해서 꽃 배달이나 공연 예매 등을 대신하는 서비스를 하다가, 스타벅스 사이렌오더의 성공 사례를 보고 스마트오더 시장에 진입했습니다. 2019년 1월 개발을 시작해 4월 말부터 본격적으로 영업을 했고, 현재 커피숍, 치킨집 등을 중심으로 앤오더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야구앤오더는 올스타전 이후인 7월 말부터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jobsN


-앞으로의 목표는.


“스마트 오더 기능을 사용하지 않고 있는 SK 행복드림구장, 한화 이글스 파크, 기아 챔피언스필드 등에 도입하는 게 목표입니다. 그리고 야구뿐 아니라 축구, 농구, 배구 등 다른 스포츠 구장에서도 앤오더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글 CCBB 박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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