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그리는 의사들
전문적인 의학지식으로 탄탄한 내용
의사 수익보다 작가 수익이 더 높기도

"이거 그리신 분 진짜 의사 아닐까요? 너무 공감 가네요."


올해 2월 온라인에서 화제였던 ‘현실적인 의대생 만화’에 달린 댓글이다.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에서만 10만건에 가까운 조회수를 보였다. 병원 월세와 비싼 의료 기기값을 걱정하는 현실적인 의사 이야기다. 이 만화를 그린 장봉수(필명)은 실제 의사다. 실명은 밝히지 않았다. 의사면허 취득 20년차인 그는 “어릴 때부터 만화를 좋아해서 만화가를 꿈꿨지만 부모님의 기대를 저버릴 수 없어 의대에 갔다”고 했다.

장봉수 작가 웹툰 '내과 박원장'

출처네이버 블로그 '장봉수 블로그' 캡처

장봉수 작가는 개인 블로그와 아마추어 만화 게시판인 다음 웹툰 리그에도 ‘내과 박원장’을 연재한다. 장봉수 작가는 본인 경험을 바탕으로 현실적인 의사 만화를 그린다. 공감과 흥미를 끌기 위해 자신이 가장 잘 아는 분야를 주제로 선택했다. 그는 "만화가와 의사 모두 시간을 갈아넣는 일이라 병행이 쉽지 않다"고 했다. 바쁜 의사 생활에도 시간을 내서 만화에 도전하는 의사는 장봉수 작가 한 사람만이 아니다. 메디컬 만화를 그리는 의사 겸 작가를 알아봤다.


◇의학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한 흥미로운 스토리


'중증외상센터:골든아워'는 누적 다운로드 수 1000만을 넘은 네이버 인기 웹소설이다. 성격 나쁜 천재 의사 백강혁이 중증외상센터에 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웹소설 인기에 힘입어 2019년 12월부터 웹툰 연재도 시작했다. 웹툰 스토리 작가이자 원작가인 한산이가(본명 이낙준)도 실제 의사다. 인하대학교 의대를 졸업한 이비인후과전문의다. ‘군의관, 이계 가다’를 시작으로 웹소설 작가에 발을 들였다. 본인과 의사 친구 두 명이 운영하는 유튜브 ‘닥터 프렌즈’에서 “작가로서 수익이 의사 수익보다 많다”고 밝혔다.  

작가 수익이 의사 수익보다 많다고 밝히는 이낙준 의사

출처유튜브 '닥터프랜즈' 캡처

메디컬 브로맨스 만화 '길티 이노센스' 작가 윤한도 현직 의사다. 스토리는 물론 그림도 본인이 맡는다. 개인적으로 만화를 그리다가 2017년부터 순정만화 잡지 이슈에서 연재를 시작했다. 그는 처음에는 바쁘다는 이유로 정식 연재 요청을 거절했다. 하지만 단행본을 내고 싶다는 마음에 연재를 결심했다고 트위터에서 밝혔다. 카카오페이지와 레진 코믹스에 웹툰으로도 올라온다. 

'길티 이노센스' 소개란

출처레진코믹스 홈페이지 캡처

그는 단행본 후기에서 “의사 겸 만화가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의학 감수가 잘못된 부분이 늘 눈에 밟혀서 메디컬 드라마나 만화를 보는 걸 힘들어했는데 내가 만화를 그릴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했다. 단행본을 산 어느 독자는 구매평에 “수려한 그림체와 매력적인 캐릭터가 돋보이고 무엇보다 의료계 고증이 매우 잘 되어 있어 흥미롭게 볼 수 있다”고 적었다.


◇어려운 의학 정보를 알기 쉽게 전하는 만화 


아주대학교 의과대학 정민석 해부학 교수는 원조 의사 만화가다. “원래 만화가가 꿈이었지만 부모님이 반대로 이루지 못했다”고 한다. 그는 2000년 다시 펜을 잡았다. 의학 정보에 농담과 재미를 더한 명랑만화를 개인 홈페이지에 올리기 시작했다. 2009년에는 전공인 해부학 이야기를 쉽게 풀어낸 학습 만화 ‘해랑 선생의 일기’를 펴냈다. 단순한 그림체가 인상적이다. 2015년에도 '해부하다 생긴 일'이라는 제목으로 책을 출간했다.  

자신이 그린 캐릭터와 책을 게시한 정민석 작가 트위터 소개란

출처정민석 작가 트위터 캡처

정민석 교수는 동아일보에 건강 정보 및 의학 이슈를 담은 4컷 만화도 그리고 있다. ‘만화 그리는 의사들’이라는 제목이다. 본인이 초대 회장을 맡았던 ‘의생명과학 만화연구회’ 회원들과 번갈아 가며 그린다. 함께 만화를 그리는 연구회 회원도 삼성서울병원 유진수 전임의와 배재호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등 의사가 많다.


웹툰 ‘정신과심리만화 by 팔호광장’도 정신과 의사 팔호광장(필명) 작가가 그린다. 힐링툰(힐링+웹툰)으로 인기가 많다. 심리 용어를 설명하고 감성적인 글귀로 독자들의 우울하거나 불안한 마음을 다독여준다. 개인 인스타그램과 네이버 베스트 도전에서 연재한다. 네이버 베스트 도전은 아마추어 웹툰 게시판에서 추천작으로 뽑힌 만화를 올리는 곳이다.작가 필호광장은 웹툰 1화에서 "정신의학과 심리학의 문턱을 넘는 데 도움이 되는 글과 그림을 남기고 싶다"고 밝혔다.


글 CCBB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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