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 장짜리 보고서에 단 코멘트로 거액 투자 받은 사나이
마지막삼십분 이정선 대표
내년 초 공유 주차장 활용한 대리주차 서비스 론칭
실리콘밸리 자전거공유업체 라임바이크가 시드머니 제공
박 모 씨는 얼마 전 차를 몰고 나갔다 식은땀을 흘렸다. 서울 강남역 인근에서 잡힌 미팅에 가기 위해 공유주차장을 찾아주는 앱으로 주차장을 검색했다. 내비게이션 안내에 따라 주차장을 발견했지만 경사가 매우 심한 데다 비좁기까지 했다. 약속한 시간이 다가오면서 마음이 다급해진 박 씨는 결국 주차를 포기하고 다른 주차장을 찾아 나서야 했다. 누구나 한 번쯤 경험했을 만한 이야기다.
주차장까지 가지 않고 누군가 주차를 대신해준다면 얼마나 편리할까. 마지막삼십분이라는 회사를 세운 이정선(36) 대표가 공유주차면을 이용한 국내 첫 대행 주차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미국에는 지난해 볼보가 인수한 럭스(Luxe)라는 주차대행 서비스 업체가 있지만 우리나라에서 이런 서비스를 하는 곳은 아직 없다.
마지막삼십분 이정선 대표. / jobsN
◇ 강남구 공유주차 가능한 차량 8000대...전국 최다
‘8000대’. 강남구에 있는 거주자우선주차장에 댈 수 있는 차량 대수다. 강남구 거주자우선주차장 면적은 서울시 자치구 중 최다다. 거주자우선주차장은 거주자가 사용하지 않을 때 공유주차장으로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당연히 이런 정보를 공유하는 이들도 거의 없다. 공유 주차 공간이 많아도 물리적으로 주차하기 어려운 곳도 많다. 이 대표 구상은 여기서 출발했다.
-사업 모델을 설명해달라.
“앱에서 언제, 어떤 지역을 방문하겠다고 실시간으로 요청하면 주차를 대신해서 해주는 사람이 마중 나와 주차를 대행해 주는 서비스다. 이용자가 주차장을 따로 예약하는 것이 아니라 ‘강남구 00빌딩 앞’에 도착한다고 메시지를 발송하면 대리주차 요원인 ‘파커’가 고객 차를 공유주차면으로 옮겨준다. 2019년 1월 베타 서비스가 나오고 2월 론칭할 계획이다.”
-주차 때문에 곤란한 경험을 한 적이 많았나.
“꽤 여러번 있었다. 광고 회사를 다닐 때였다. 300억 원짜리 광고 수주를 위한 경쟁 PT를 하던 날이었다. PT 시작 시간은 오전 11시였는데 여유있게 준비하기 위해 오전 10시 20분쯤 고객사에 도착했다. 나와 같이 간 다른 한 명의 직원이 PT장에 올라가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11시가 다 되도록 운전을 한 직원이 나타나지 않았다. 알고 보니 고객사 주차장은 그날 행사 관계로 타 지역에서 온 차량을 전면 통제 중이었고 이 직원이 인근 주차장을 찾아 헤매는데 시간을 지체한 것이었다. 하필 운전을 하던 팀원이 PT의 핵심 멤버였다. 결국 이 계약건을 따내지 못했다.”
-공유주차면은 누구나 무료로 쓸 수 있나.
“공유주차면은 거주자 우선주차 구획을 배정받은 사람이 자신이 주차하지 않는 동안 다른 사람과 주차면을 나눠 쓸 수 있는 공간이다. 공유주차면을 제공한 사람에게는 구에서 일정 비용이나 거주자 우선주차 기간을 연장할 수 있는 인센티브를 준다. 각 구마다 공유주차면을 표기하는 방식이 다른데 강남구는 주차면에 ‘잠시주차’라고 표기한다. 자치구별로 조례에 따라 공유면을 지정하는데 실제 사용률은 굉장히 낮다.”
-공유주차면에 대한 데이터는 어디서 제공 받나.
“각 구의 도시관리공단이 자료를 공개한다. 하지만 지도만 보고선 주차가 가능한지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 직원들과 강남구 전체를 두 달 정도 돌면서 현장 조사를 마쳤다. 주차가 실제 가능한 곳인지, 불법 주정차는 얼마나 이뤄졌는지 등을 일일이 파악했다. 당장 내일부터라도 우리 서비스를 할 수 있는 공유주차면은 350개 정도다.”
마지막삼십분 CI와 강남구 도곡동 사무실. / 마지막삼십분 제공
-이용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장점이 뭔가.
“강남구 사설 주차장 이용료는 시간당 최소 6000원에서 최대 1만 원이 넘는다. 우리 서비스는 시간당 3000원 정도로 책정할 계획이다. 가격도 가격이지만 번잡한 도시에서 주차를 빠르게 할 수 있게 도와준다는 점을 강조할 생각이다. 회사명도 이런 생각에서 나왔다. 경험을 통해 늘 ‘삼십분’ 정도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차를 할 때와 차를 뺄 때 합해서 30분 정도는 버려지는 것 같았다.”
◇ 광고쟁이 10년 만에 찾아온 창업 기회
이 대표는 연세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다국적 광고 회사에서 10년 가까이 일했다. 창업의 계기는 우연하게 찾아왔다. 미국 자전거 공유 업체인 라임바이크(LimeBike)가 시초였다. 라임바이크는 구글 모회사 알파벳, 우버 등이 투자한 곳으로도 유명하다. 아시아 진출을 계획 중이던 이 회사는 국내 IT업계 모 관계자들을 만나며 비즈니스 계획을 검토 중이었다. 이 대표는 우연한 기회에 이들과 만나게 됐고 시드머니 5억 5000만 원을 손에 쥐게 됐다.
-회사 다니면서 창업할 생각을 했었나.
“계획을 세웠던 것은 아니다. 다만 10년 정도 다니니까 매너리즘에 빠졌다. 마침 알고 지내던 IT업계 대표님으로부터 '이런 제안서가 있는데 검토 한번 해봐'라는 제안을 받았다. 대표님과는 사석에서 공유 시장에 대한 얘기를 많이 나누던 사이였다. 보고서를 봤더니 일단 우리나라에서는 가능성이 전혀 없어 보였다. 내가 생각하는 모델을 역으로 제안해서 피드백을 보냈다. 열두 페이지 정도 되는 분량이었다. 얼마 후 생각치도 못한 답이 돌아왔다. 적은 대로 사업을 직접 해보라는 제안이었다."
-당황했을 것 같다.
“그렇다. 사업 시작해보라고 말하고선 얼마 지나지 않아 계좌로 50만 달러(5억 5000만 원)를 입금해줬다. 법인도 없는 상태였기 때문에 개인 통장으로 돈을 받았다. 정부 지원금을 받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엄청난 행운이었다.”
-그전에 투자자들과 대면한 적도 없었나.
“통장에 입금되고 호프집에서 투자자들을 처음 만났다. 모두 중국계 미국인으로 스탠퍼드 동문들이었다. 나는 양복을 차려입고 나갔는데 그분들은 집 앞에 잠깐 나온 것 같은 복장을 하고 앉아있었다. 다들 엄청난 부와 명예를 이룬 사람들이다. 이들에게 5억 원이라는 돈이 의미가 있는 액수는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창업 2년 만에 기업가치 5조 원대 회사로 성장시킨 분들이 믿고 투자해줬다는 점에서 뿌듯했다. 동시에 겁도 나고 어깨도 무거워졌다.”
마지막삼십분 이정선 대표. / jobsN
◇ “발렛 넘어 의전에 가까운 서비스 목표”
법인은 2018년 8월 세웠다. 대표를 포함한 총 여섯명의 직원은 내년 론칭할 서비스 막바지 작업에 한창이다. 이 대표는 광고업계에서 일한 전문성을 마케팅에 발휘할 생각이다. 주차대행 서비스를 하는 '파커'들에 대한 준비가 철저하다. 단순 발렛주차요원이 아닌 새로운 서비스 직군을 만들겠다는 포부다.
-이용자가 내 차를 맡길 주차 대리인을 얼마나 신뢰할지도 관건일 텐데.
“주차를 대행해주는 인력을 ‘파커’라고 칭했다. 청년층 취업 장려 차원에서 만 26세 이상 35세 이하 인력을 채용할 생각이다. 지원자들은 무사고 운전 경력, 범죄사항 증빙 등을 위한 서류를 필수적으로 제출해야 한다. 채용이 되면 2주간의 훈련 기간을 거쳐 파커 전용 복장을 갖추고 현장에 나갈 예정이다. 주차부터 차량 인계 시점까지 모든 차량의 이동과 파커 신상정보 등은 단계적으로 고객에게 전송한다. 발렛이 아닌 의전에 가까운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이용자가 파커에 대한 평가도 하나.
“평점, 안전주차율 등을 근무평가의 기준으로 삼을 계획이다. 고객중심의 평가를 통해 서비스 편의성을 높일 생각이다.”
-주차 대행 서비스를 다른 분야로도 확장할 생각이 있는지.
“단순히 주차만 맡기는 서비스뿐 아니라 주차할 동안 주유, 세차, 차량 관리 등을 할 수 있는 옵션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지역은 우선 강남구 역삼동 인근을 시작으로 차차 서초구, 송파구로 진출할 계획이다. 조사를 해보니 강남에 있던 사람들이 가장 많이 나가는 지역은 서초, 송파, 종로였다.”
글 CCBB 에디터 절미
시시비비랩

씨알도 안먹힐듯
존나 별론데
봉이 김선달 보소. 유사업체 난립하면 그냥 망할 듯
아이디어 좋다. 입소문 타면 대박칠듯
강남 주차비 창렬이긴함
점점 더 구린 일자리만 남죠 ㅋㅋㅋㅋ
산업처럼 부가가치 발생하는것도 아니고 서비스업이면 하청에 하청 때리면서 직원은 열정페이 감수해야되고 사장만 돈 존나범
아이디어는 좋은데 청년들 파커대우가 어떤지에 따라 갈릴 듯~ 강남은 지금도 건물마다 발렛파킹 다 해주는데, 걍 잠시주차장 공유서비스일뿐 차라리 경험많은 대리운전자들을 채용하는 게 낫지 않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