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에 돈 받고 술, 담배 대신 사주는 어른들

·직거래

·수고비 4000원

·문화상품권 결제 가능

·서울 20분 거리 내외 추가 비용 없음


최근 SNS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는 거래 조건입니다. 언뜻 보면 이상한 점을 모르고 그냥 지나칠 수 있는 거래 글이지만 알고 보면 심각한 범죄 행위입니다. 해당 글은 청소년을 유혹하는 대리 구매 조건이기 때문입니다. 대리 구매는 술이나 담배 등을 살 수 없는 청소년에게 해당 물건을 대신 사주는 것을 의미합니다. 일명 '댈구'라고 하죠.


대리 구매는 불법입니다. 술과 담배는 청소년 보호법상 청소년을 대상으로 판매 혹은 대여할 수 없는 '청소년 유해 약물'입니다. 이것을 대리 구매 해주는 것 역시 청소년 보호법을 위반하는 범죄인 것이죠. 현행법상 청소년에게 술이나 담배 등을 판매, 대여, 배포하는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내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런 범죄 행위가 SNS에서 성행하고 있는 것입니다.

SNS에서 대리 구매가 이뤄진다.

출처트위터 캡처

청소년에 수수료 받고 술, 담배 파는 어른들


대리 구매는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SNS로 이뤄지고 있었습니다. '댈구'라고 검색하면 대리 구매자를 구하는 글과 대리 구매를 한다는 글을 바로 찾아볼 수 있습니다. 대리 구매 전용 계정도 따로 있습니다. 청소년들은 해당 계정을 친구로 등록해놓고 필요할 때마다 연락을 하고 있었습니다.


SNS로 연락이 닿은 판매자들은 구매자들이 원하는 물건을 사주고 일정 수수료를 받는다고 합니다. 거래품목은 술과담배가 대부분이고 성인용품도 있습니다. 수수료는 적게는 1000원부터 많게는 5000원까지입니다. 택배 거래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공개된 곳에서 판매자와 구매자를 찾다 보니 그 속에서 경쟁도 일어납니다. 판매자들이 서로 자신의 수수료가 가장 저렴하다면서 홍보를 합니다. 일부는 이벤트로 수수료 없이 무료로 대리 구매를 해주기도 합니다.

대리 구매 판매자가 대리 구매로 사기를 친 다른 판매자를 타박하는 글.

출처트위터 캡처

성인은 물론 같은 청소년까지 판매에 가담


평소 이용하는 SNS에서 유해 물건을 쉽게 구할 수 있게 되자 대리 구매하는 청소년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습니다. 2019년 여성가족부는 '청소년 매체 이용 및 유해환경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그 결과 흡연 경험이 있는 청소년 중 대리 구매를 통한 학생은 21%였습니다. 2016년(17.6%)보다 약 3% 증가한 셈이죠. 이에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은 대리 구매 집중 단속에 나섰습니다. 작년부터 대리 구매 전용으로 의심되는 계정을 조사하고 꾸준히 모니터링하고 암행 수사요원을 투입했습니다.


수사 결과 SNS에서 대리 구매자로 활동하면서 청소년에게 술, 담배 등을 판매한 12명을 적발했습니다. 그중 한 명은 SNS 팔로워 수가 1698명에 달했습니다. 이미 작년 7월 청소년 유해 약물 대리 구매 제공으로 처벌을 받는 적이 있었지만 한 달 뒤 인 8월, 계정을 다시 만든 것입니다. 그는 작년 8월부터 올해 1월까지 360여차례에 걸쳐 청소년에게 술과 담배를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렇게 해서 번 돈은 162만원. 청소년들의 푼돈을 받고 양심을 판 것입니다.


또 다른 판매자 역시 작년 7월부터 10월까지 350여차례에 걸쳐 대리 구매로 술과 담배를 팔았습니다. 그는 부모님에게 들키지 않고 택배 받는 법을 알려주고 수수료 할인 행사를 하는 등 청소년들이 술과 담배를 재구매하도록 유도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적발된 판매자 중 2명은 청소년이었습니다. 15살 판매자는 부모 명의를 도용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00여차례에 걸쳐 부모 이름으로 전자담배를 구매한 뒤 되팔다가 적발됐습니다. 16살 판매자는 주운 성인 신분증으로 200차례 이상 술과 담배 등을 구입해 수수료를 받고 되판 것으로 드러났죠. 유흥비를 마련할 목적이었다고 합니다.

대리 구매 현장 적발 모습.

출처SBS 방송화면 캡처.

2차 범죄 노출 위험도


유해 약물에 노출되는 것 자체도 위험하지만 더 큰 문제는 대리 구매가 2차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입니다. 일부 판매자가 수수료 대신 신던 스타킹을 달라고 요구하거나 신체접촉, 성관계까지 요구한 것으로 드러난 사례도 있습니다. 김경수 특별사법경찰단장은 "판매자의 신체 노출 사진을 SNS 계정에 게시하고 실제로 직거래를 통해서 알게 된 여고생에게 친밀감을 표시하면서 지속해서 성적 취향으로 접근하기도 했다. 그래서 2차 범죄로 연결될 수 있는 위험한 상황도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대리 구매는 SNS뿐 아니라 중고거래 플랫폼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처벌이 쉽지 않다고 합니다. 중고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대리 구매의 경우 하나하나 관리하는 것이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관계자는 "대리 구매의 실제 제품(술, 담배) 구매자는 성인이기 때문에 처벌하기 힘들다. 청소년이 범죄의 타깃이 되지 않도록 업계의 모니터링도 중요하지만 다른 사회 안전망이나 처벌 강화도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누리꾼들은 “수요가 있으니 공급이 생기는 것”이라면서 1차적으로 술, 담배 등을 구하는 청소년들의 처벌을 강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으기도 했습니다. 한 누리꾼은 “청소년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 그러면 대리 구매를 구하는 수가 줄고 자연스럽게 판매자도 줄어들 텐데 자꾸 판매자만 잡는다. 그마저도 솜방망이 처벌이라 답답하다”고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글 시시비비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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