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최초 홈쇼핑무대 디지털화
‘신세계TV쇼핑’ 김기필 파트장
정통 연극판 무대미술가에서
홈쇼핑 무대감독으로 변신
경쟁사 화들짝 놀라 디지털 전환중
요즘 TV홈쇼핑을 보면 방송무대(스튜디오) 배경에 목재 세트 대신 초대형 스크린을 설치한 경우가 많다. 보다 현실감 있는데다 세트와 달리 수시로 배경 화면을 전환할 수도 있다. 당연히 예산이 충분한 메이저 홈쇼핑사가 처음 시도했을 것 같은데, 원조는 T커머스사(상품판매형 데이터방송)인 신세계TV쇼핑이라고 한다. 신세계TV쇼핑은 지난해 업계 최초로 방송 무대 배경을 LED 벽면스크린으로 교체했다. 배경이 스크린으로 대체되자 연간 40%의 무대제작비가 절감됐고, 방송 준비시간도 현저히 단축됐다. 무엇보다 시청자와 협력업체들이 좋아하니 다른 홈쇼핑사들이 따라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그랬던 신세계TV쇼핑이 최근엔 배경 뿐 아니라 무대 바닥면까지 LED스크린으로 교체했다. 이른바 ‘디지털스튜디오 2.0’이다. 무대 배경에서부터 바닥면까지 디지털 스크린으로 만들어 입체감을 극대화하겠다는 것이다. 경쟁사들이 또 바빠질 것 같다. 디지털스튜디오 사업을 이끈 인물은 김기필 영상디자인파트장이다. 무대 위의 세트 제작과 구성을 총괄하던 직책이다. 스스로의 일을 모두 없애버리고 새 일거리를 만든 셈이다. 김 파트장은 젊은 시절 정통 연극판, 대형 오페라 등에서 무대미술가로 활동했다고 한다. 그런데도 왜 무대를 송두리째 영상으로 바꿔버렸는지 궁금했다.
-홈쇼핑 무대 디지털화에 나선 계기가 무엇인가?
“우리 회사는 상대적으로 작은 회사다. 대형 홈쇼핑사에 비해 스튜디오가 좁고 천장이 낮다. 목재 세트를 아무리 멋지게 만들어도 한계가 있다. 이를 극복할 방법을 찾다가 디지털화를 구상하게 됐다. 무대를 영상으로 꾸미면 배경을 쉬이 바꿀 수 있다. 예컨대 여행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목재와 플라스틱으로 에펠탑, 콜로세움 배경을 만드는 것보다 그리스 산토리니를 시원한 풍광을 한 번 보여주는 것이 낫지 않겠나.”
-그렇다면 진작 디지털화 하지 않고 왜 최근에야 하게 된 것인가?
“기술과 비용 때문이다. 홈쇼핑이 개국했던 1990년대만 해도 폼보드 같은 스티로폼 소재로 세트를 만들고 실사출력 현수막을 걸었다. 대학 학예회 수준으로 조약했다. 2000년대 들어 홈쇼핑 산업이 호황을 맞으며 목재 세트가 가능해졌다. 그런데 홈쇼핑 세트는 연극 세트처럼 한 번 설치해놓고 오래 쓰는 것이 아니다. 상품 방송 하나 끝날 때마다 계속 교체를 해야 한다. 세트 여기저기에 못자국이 나고, 옮겨다니는 과정에 발자국이 나는 등 지저분해진다. 초대형 스크린도 우수하지 못했다. 예컨대 엣날 스크린 영상은 이를 촬영할 때 마치 화면이 물결무늬처럼 보이는 ‘무아레 현상’이 발생했다.
그런데 그것도 옛말이다. 사실 디지털 장비는 우수한데, 그동안의 관성을 깨지 못한 측면이 더 컸다. 익숙한 것을 바꾸는 것이 쉽지 않았던 것이다. 예컨대 목재 세트에 맞게 조명을 잡고 그 조명에 카메라를 배치하는 등등의 초식이 있는데, 스크린을 도입하면 다 새로 짜야한다. 그뿐인가. 목재 세트를 제작하던 인력은 이제 영상 제작을 배워야 했다. 세트 비용도 회사 입장에선 큰 부담이다.”
-그런데도 디지털화를 추진한 이유는?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서 시청자와 협력사에게 우수한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지 않겠나. 시청자들은 보는 즐거움을 누리며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협력사들도 마찬가지다. 실제 스크린 무대를 만들고 나니 협력사들이 우리를 많이 찾았다. 우리 무대에선 협력사가 해봤으면 하는 많은 것들을 구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갈치를 판다. 나무 푯말에 ‘은갈치 1+1’이란 정보를 제공하는 홈쇼핑사와 싱싱한 은빛 갈치가 파닥거리는 영상을 스튜디오에서 그대로 보여줄 수 있는 우리 중 누구를 선택하겠나. 바닥까지 디지털화 한 뒤의 반응은 더욱 폭발적이다. VR(가상현실) 공간에 와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협력사에서 먼저 흥미로운 영상을 만들어 우리 스튜디오에서 구현해보려는 경우도 많다.”
-후발주자들이 금방 따라할 것 같다.
“물론 그렇다. 실제 다른 업체들로부터 전화도 많이 받고 있다. 사실 디지털 스튜디오 구축 자체가 기술적으로 어렵다고 보진 않는다. 그렇지만 이에 맞는 영상 제작 기법을 익히고 카메라를 활용하는데 시간이 걸릴 것이다. 각종 결재에 소요되는 시간도 있으니 족히 1년 이상은 걸릴 것이라고 본다. 물론 그 뒤엔 지금의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은 무대를 꾸밀 수 있겠지만, 그때 신세계TV쇼핑은 VR로 갈 것이다. 지금의 무대도 어느정도 VR과 같은 효과가 있다. 우리는 이러한 기술을 총 망라한 확장현실(XR) 무대를 만들 것이다. 예컨대 카메라가 사물을 촬영하면 그냥 보이는 상태대로 촬영이 된다. XR카메라를 활용하면 사물과 함께 배경도 움직이는 식이다.”
-정통극 무대 미술가 출신이다.
2003년 오페라 아이다 무대 설치에 참여했을 당시 모습. /김기필 파트장 제공
“그렇다. 대학에서 무대 미술을 전공했다. 셰익스피어, 안톤 체호프를 읽고 그 안에 펼쳐질 무대를 상상해 도면에 옮겼다. 대형 오페라 무대나 영화 세트도 제작했다. 연극은 너무 매력적이었지만, 육체적으로 너무 힘들었다. 열정페이가 일상이었다. ‘이거 돈주고도 못배워’ 라는 말 지겹게 들었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홈쇼핑을 알게됐다. CJ홈쇼핑에서 세트 나르는 일부터 시작했다. 현대홈쇼핑을 거쳐 현재 직장으로 옮겼다. 많은 무대 담당자들이 공채로 입사해 마우스부터 잡는다. 나는 현장을 경험해봤다보니 디자이너가 구상하는 도면과 실제 무대가 어떻게 다른지를 알았던 것 같다.”
-무대 디지털화가 스스로의 직업을 파괴한 것 아닌가?
“그렇다. 사실 나도 디지털화를 추진하며 영상학원에 다녔다. 나보다 한참 어린 영상 전문가에게 배웠다. 반대로 디지털화 이후 영상만 하시던 분들이 입사해 무대에 대해 배운다. 영상은 알았지만 무대 구성에 대해서는 몰라서다. 세상이 변하는데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은 당연하다. 오히려 목재 세트 시스템이 공고했던 시절엔 하루에 2~3시간만 일하고 나머진 빈둥거렸을 때도 있었다. 요즘 말로 ‘고인물’이었다. 뭔가 새로운 것을 벌이는 것이 보람됐다.”
-앞으로의 목표는?
“앞으로 몇 년간 홈쇼핑 무대는 빠르게 변화할 것이다. 내가 게임체인저 역할을 한 셈이다. 목재 세트를 디지털스크린이 대체하고 디지털스크린은 아예 실제와 같은 영상으로 또 발전할 것이다. 내가 일하는 분야의 후배들이 ‘너 김기필 선배 알아?’ 라는 말을 하게 되는 것이 목표다.”
글 시시비비 가마돈
시시비비랩
광고에 주소 잘못 찍어놨노
ㅇ
우리 할머니도 요새는 홈쇼핑에서사는건 구식 할망들이나 그러는거라고 하던데 ㅋㅋㅋ
광고 ㄴ
응안먹어
ㅋㅋㅋ좆문가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