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뚜기’라는 별명으로 유명한 오뚜기가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였습니다. 다름 아닌 라면 가격 인상 때문이었습니다. 오뚜기는 8월 진라면, 스낵면 등 자사 라면 제품군 가격을 평균 11.9% 올린다고 7월15일 발표했습니다. 진라면은 684원에서 770원으로 12.6%, 스낵면은 606원에서 676원으로 11.6% 오릅니다. 사측은 “최근 밀가루, 팜유 등 식품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등이 올라 불가피하게 가격 인상을 결정했다”고 했습니다. 


KBS Drama 유튜브 캡처

보통 식품회사가 제품 가격을 올린다고 하면 소비자한테 손가락질을 받는데요. 오뚜기는 도리어 칭찬을 받았습니다. 오뚜기가 라면 가격을 올리는 건 2008년 4월 이후 13년 4개월만입니다. 누리꾼들은 “아무리 라면이 서민음식이라지만 솔직히 그동안 너무 저렴했다”, “13년 동안 가격을 올리지 않은 것이 더 대단하다”, “앞으로 더 많이 사 먹어야겠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오뚜기 발표 이후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으로 인한 가격 인상에 대해 근거가 빈약하다고 반박하자 소비자들은 오히려 소비자단체협의회를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즉석밥, 참치캔 등은 꾸준히 가격 올려와

일각에서는 오뚜기가 단순히 이미지 마케팅을 잘하는 것일 뿐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오뚜기가 13년 만에 라면 가격을 올린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다른 제품군에서는 그동안 꾸준히 가격 인상을 해왔는데요. 사측은 2017년 11월 즉석밥 ‘오뚜기밥’ 3종 가격을 9.2% 인상한 데 이어 2020년 9월 다시 8% 올렸습니다. 쌀값 상승이 이유였습니다. 2021년 들어서는 컵밥·죽·캔참치 등의 가격을 인상했고,  냉동피자와 케찹 등 소스류·믹스 및 분말·기름 등도 일제히 가격을 올렸습니다. 3~4년 마다 제품값을 꾸준히 올리는 제품도 있습니다.

오뚜기의 라면 가격 인상을 지지하는 누리꾼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매출 1위인 농심 신라면을 경쟁자로 둔 라면 시장이나 CJ제일제당의 햇반이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즉석밥 시장을 제외하면 가격 인상 제품군에선 오뚜기가 점유율 1위인 경우가 많습니다. 오뚜기가 돈을 잘 벌어다 주는 제품의 가격은 올리고,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시장에서는 가격 동결을 통해 착한 기업 이미지를 소비자에게 심어주려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라면 빼고 다 올리는데 진라면 가격만 보고 갓뚜기라 할 수 있느냐”는 말도 나옵니다.

◇일감 몰아줘 상속세 부담···규제도 피해가

오뚜기는 비정규직이 없고, 친서민적인데다 오너가가 상속세를 성실하게 납부한다는 이유로 갓뚜기라는 별명을 얻었는데요. 고(故) 함태호 명예회장이 2016년 9월 별세하면서 유족이 부담하게 된 상속세 1750억원을 오뚜기가 일감 몰아주기와 내부거래를 통해 충당했다는 지적도 받고 있습니다.



2017년 청와대 기업인 간담회에 초대받았던 함영준 오뚜기 회장. /YTN News 유튜브 캡처

함영준 오뚜기 회장 일가 소유였던 광고회사 애드리치. 이 회사의 지분은 함 회장이 33.33%, 자녀인 윤식·연식씨가 각각 16.67%씩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애드리치는 2005년 설립 이후 오뚜기에서 누적 수천억원대 일감을 받아 운영됐는데요. 함태호 명예회장 별세 이후 함 회장 일가는 애드리치 지분 66.7%를 119억원에 오뚜기에 매각했습니다. 매각 대금은 상속세 분할 납부에 보탰다고 합니다. 현재 애드리치의 최대주주는 오뚜기입니다.

생선 통조림 계열사 오뚜기SF도 일감 몰아주기 사례로 꼽힙니다. 오뚜기SF는 2013년부터 2020년까지 오뚜기에서 1537억원 상당의 일감을 받았습니다. 내부거래 비중은 70% 수준입니다. 함 회장 장남 윤식씨는 이 회사 지분 38.53%를 보유하고 있었는데요. 2020년 말 유상증자로 보유 지분이 절반 수준으로 줄었습니다. 업계에선 윤식씨가 언젠가 회사 지분을 오뚜기에 매각하고, 매각 대금을 경영 승계를 위한 상속세로 활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ottoginoodle, 오뚜기 Daily 유튜브 캡처

오너 일가 회사에 일감을 몰아주는 것은 불법입니다. 시장 공정성을 해칠 우려가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오뚜기는 이 같은 규제도 피해갑니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23조 2항에서 자산 5조원 이상 기업 집단에 속한 회사가 총수 일가 지분이 20%가 넘는 계열사와 거래할 경우 일감 몰아주기로 규제한다고 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뚜기의 2020년 12월 자산(별도 기준)은 1조9000억원 수준입니다. 자산 5조원이 넘지 않아도 규제할 수 있지만, 위반 행위를 입증하기가 상대적으로 까다롭습니다. 오뚜기는 “내부거래 비중을 낮추고 일감 몰아주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는 입장입니다. 재계에선 “이쯤되면 ‘갓뚜기’가 아니라 ‘흑뚜기’로 불러야 하는 게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도 나옵니다.

글 시시비비 영조대왕
시시비비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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