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으로 하는 부동산 간접투자 

“5000원에 강남 건물주 되는 기분”

팬심 담아 미술품˙저작권 투자

시중은행 예적금 금리가 0%대를 이어가면서 자산을 늘리려는 2030세대에게 투자는 필수인 시대가 됐습니다. 하지만 투자할 만한 마땅한 자본금이 없어 박탈감을 느끼는 젊은이들도 적지 않지요. 요즘은 부동산이나 미술품, 저작권을 쪼개 비교적 소액으로 투자하는 재테크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수억에서 수십억원대 자산을 잘게 쪼개 투자하는 이른바 ‘조각 투자’입니다.  

◇나도 건물주? “앱으로 강남 건물 쪼개 삽니다”

지난 7일 서울 서초동 지엘타워의 부동산 유동화 수익증권(DABS)이 모바일 앱을 통해 40억원 규모로 팔렸습니다. 판매를 시작한 지 2시간 30분 만에 완판됐지요. DABS는 건물을 상장해 증권을 발행해, 누구나 자유롭게 사고 팔 수 있는 부동산 간접투자 방식입니다. 건물 지분을 기업 주식처럼 거래하는 셈이죠. 

투자자는 공모 후에는 임대료를 배당받습니다. 또 건물 처분 시점에 생긴 시세차익을 자신이 소유한 DABS 수에 비례해 받을 수 있어요. 해당 건물은 DABS당 5000원 규모였습니다.

부동산 유동화 수익증권 거래 플랫폼에 상장된 서울 서초동 지웰타워는 공모 개시 2시간 30분 만에 완판됐다. /카사코리아

많이 알려진 리츠 투자와는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리츠는 자금을 맡기면 운용사가 투자할 건물을 고르는 간접투자 방식입니다. DABS는 투자자가 직접 투할 건물을 선택할 수 있어요. 

아직까지 상장하는 건물이 많지 않지만 이렇게 소액 자본으로 건물 지분을 소유하려는 수요가 적지 않아 향후 투자자 선택폭도 넓어질 것으로 전망합니다. 부동산 간접투자자 상당수는 2030세대라고 합니다. 부동산 간접투자를 해본 한 30대 직장인은 “투자 수익을 기대했다기보다는 건물주 되는 기분을 느껴보고 싶어 재미로 사봤다”고 하네요.  

◇앤디워홀 작품 나도 사볼까

미술품이나 음악 분야에서도 이러한 쪼개기 투자 방식이 유행입니다.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작품에 투자한다는 팬심으로 나서는 투자자도 있지요. 이러한 아트테크, 뮤직테크는 IT플랫폼을 통해 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뮤직테크 플랫폼 ‘뮤직카우’에서는 음악 저작권으로부터 나오는 ‘저작권료 참여청구권’을 사서, 저작권 수익이 날 경우 투자한 만큼 환급받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지분은 뮤직카우 플랫폼을 통해 경매할 수도 있어요.


좋아하는 음악 저작권을 팬심으로 쪼개 사는 2030 투자자가 늘고 있다. /픽사베이

아트테크는 고가 미술품을 여러 명이 공동구매하고 되팔아 수익을 배분하는 식으로 진행됩니다. ‘소투’ ‘아트앤가이드’ ‘아트투게더’ ‘테사’ 등 플랫폼이 다양한데요. 최소 투자금액이 1000원부터 시작하는 곳도 있어요. 한 플랫폼에서는 1만원 단위로 공동구매에 참여한 투자자 중 2030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을 넘었다고 하네요. 

일부 아트테크 플랫폼에서는 조각 투자한 투자자들끼리 서로 지분을 사고팔 수도 있습니다. 투자자들이 공동구매한 그림을 갤러리에 대여해주는 방식으로 수익을 내기도 하고요. 

올해 아트테크 플랫폼 ‘테사’에서 진행한 앤디 워홀 공모는 열린 지 일주일 만에 완판됐습니다. 투자자 총 2000명이 참여했는데 30대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작품은 ‘Dollar Sign(1980)’.  달러($) 통화 기호를 팝아트로 표현했는데, 지난 2013년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역대 최고 경매가(한화 1120억원)를 기록하기도 했죠. 8월 중에는 마르크 샤갈 작품이 공모될 예정이라 아트테크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아트테크 플랫폼 ‘테사’에서 열린 앤디워홀 작품  ‘달러 사인’ 공모 열기가 뜨거웠다. /테사

이러한 미술품 투자는 부동산 같은 자산과 달리 취득하거나 보유할 때 세금이 발생하지 않아요. 양도세 부담도 낮은 편이고요. 하지만 위작이나 도난 위험이 있습니다. 또 미술품은 기본적으로 장기 투자를 하기 때문에 당장의 현금화가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합니다. 

◇명품 없어도 명품 투자는 한다

명품 등 현물 조각투자 플랫폼도 있습니다. 특히 한정판 롤렉스 시계처럼 희소성 있는 명품을 투자하고자 하는 수요도 있지요. 지난 6월 롤렉스 시계로 구성한 조각 투자 상품이 런칭 1분 만에 소유권 전량이 다 팔리기도 했습니다. 최소 10만원부터 최대 2000만원까지 투자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아직까지 쪼개기 투자 방식으로 큰 돈 만졌다는 소식은 많이 들리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연이은 완판 행렬을 보면 2030의 투자 열기가 엄청나다는 것만은 확실합니다. 

글 시시비비 와일드
시시비비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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