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니콘 절반은 명문대 출신 대표
유학파·이공계열 ‘대세’
영재학교 출신 창업가 모임도  


“영재학교 졸업장이 창업 자격증이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국내 스타트업 창업가 상당수의 학벌은 화려하다. 최근 스타트업 업계에는 한국과학영재학교 출신 50여명으로 꾸린 모임이 생겼다. 1기생이 2003년 입학인데 10% 내외가 스타트업에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8~2009년 정도에 졸업한 3~4기생 정도까지만 본격적으로 사회에 진출해있다.

무인 비행체 드론 기술 업체 니어스랩 최재혁 대표, 데이터비즈니스업체 한국신용데이터 김동호 대표, 김재연 정육각 대표 등이 한국과학영재학교를 졸업한 대표적인 사례이다. 업계에서는 “영재들이 성장 후 안정적인 길보다는 창업에 도전하는 현상이 보인다”는 얘기가 나온다.

전국적인 명문고인 강원 횡성 민족사관고 출신들도 업계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다. 새벽배송으로 유통업계 새 흐름을 불러온 김슬아 마켓컬리 대표, ‘스마트 벨트’로 삼성전자에서 분사한 강성지 웰트 대표 등이 민사고 출신이다. 이들은 처음부터 창업에는 도전하지는 않았다. 김슬아 대표는 컨설턴트 출신이고 강성지 대표는 발명 영재, 의사, 공무원, 삼성맨을 거쳤다. 안정성이 보장된 경로에서 이탈해 창업으로 방향을 틀었다



김슬아 마켓컬리 대표. /tvN 캡처



◇유니콘 창업가 절반은 ‘스카이’ 아니면 ’설포카’

그렇다면 국내 창업자들의 학부 학벌은 어떨까? 지난 3월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국내 유니콘 기업 115개사의 창업자 123명의 출신대학을 조사했더니 서울대(18명, 20%)가 가장 많았다. 카이스트(10명, 11.1%), 연세대(9명, 10%), 고려대(6명, 6.7%), 한양대(4명, 4.4%), 포항공대(3명, 3.3%) 순이었다. 성균관대, 서강대, 단국대, 인하대, 한국외대 등도 각 2명씩 있었다. 이른바 스카이(서울·고려·연세대)와 설포카(서울대·포항공대·카이스트) 출신이 절반을 훌쩍 넘는 것이다.

앞서 최재혁 대표, 김동호 대표, 김재연 대표가 각각 카이스트 항공우주공학과, 연세대 정보산업공학과, 카이스트 수리과학과를 졸업했다. 강성지 대표는 연세대 의대를 거쳐 서울대 보건학 석사를 거쳤다.

이밖에 김용현 당근마켓 김용현 공동대표(서울대 경제학부), 이승건 토스 대표(서울대 치대), 신혜성 와디즈 대표(한양대 경제학과), 나희선 샌드박스 네트워크 대표(연세대 법학과), 안성우 직방 대표(서울대 통계학과) 등도 국내 명문 대학을 졸업했다.

통념상 스타트업은 학벌 프리미엄이 덜 하다는 인식이 있지만 결과적으로는 학벌이 사업 성공과 어느 정도 상관관계가 있었다. 전반적으로 2010년대 생겨난 국내 스타트업 창업자들의 학벌은 제조업 시대 그것보다 상향 평준화된 경향이 있다. 일각에서는 “정보가 중요한 4차산업혁명 시대에 학벌이 가진 사회·문화적 자본이 유리한 면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10년대 이후 젊은 창업자들의 명문대 출신 경향성이 뚜렷해지고 있다. /서울대학교



◇ 미국 유학파, 명문 공대 이력 두드러져

스타트업 창업가들 학벌에도 트렌드는 있다. 최근 10년간 생겨난 국내 스타트업 창업가 학벌에는 유학파와 명문 이공대 출신이 많다. 앞서 김슬아 대표는 미국 웰즐리대에서 정치학을 전공했다. 명품패션 모바일 플랫폼 디코드의 정준영 대표는 미국 UC버클리 경제학과 출신이다.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 이승윤 대표는 영국 옥스퍼드대 정치철학과를 졸업했다. 한 스타트업 관계자는 “주로 미국 유학 경험이 있는 젊은 창업자들이 미국 산업 생태계 영향을 받고 국내에서 플랫폼을 창업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고 했다.

카이스트·포항공대나 이공계열 출신이 많은 점도 눈에 띈다. 배기식 리디북스 대표가 서울대 전기공학부를 나왔고, 박지웅 패스트파이브 대표는 포항공대 산업공학과를 나왔다. 유니콘 스타트업 창업가 출신대학 조사에서 카이스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10%, 국내 잘 나가는 스타트업 창업가 10명 중 1명은 카이스트를 나왔다는 얘기다.  

하지만 언제나 반례는 있다. 야놀자 이수진 대표는 고졸 출신으로, 모텔 청소부로 일하다 숙박 플랫폼을 창업한 스토리로 유명하다. 인테리어 비교 견적 플랫폼 집닥 박성민 대표 역시 고졸이다. 창업가들의 학벌이 화려해진 가운데 여전히 일부 창업가는 새로운 사업 모델을 선점해 학벌 문턱을 낮추고 있는 것이다.


글 시시비비 와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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