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준비생 대상 비대면 대출 사기 늘어
개인정보·신분증 사진·휴대폰 개통 요구
비대면 대출 받고 도망···빚더미 떠안아

KBS Drama 유튜브 캡처


코로나19 확산 이후 직장 문화가 달라졌습니다. 집에서 재택근무를 하거나 거점 사무실에서 원격 근무하는 직장인이 늘었고, 비대면 방식으로 직원을 뽑는 기업도 등장했습니다. 삼성은 2020년 상반기 공채부터 2년째 온라인에서 GSAT(Global Samsung Aptitude Test·삼성직무적성검사)를 치르고 있습니다. 롯데건설 등 화상 면접을 보는 기업도 여럿입니다. 비대면 채용 도입 초기에는 지원자가 부정행위를 할 수 있을지 모른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지금은 제도가 안정적으로 정착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최근 이 같은 비대면 채용 문화를 악용해 절박한 취업준비생을 상대로 대출 사기를 벌이는 사례가 연달아 나와 논란입니다. 지원자가 굳이 회사를 찾아와 면접을 볼 필요가 없다는 점을 이용해 취업 사기를 치는 것인데요. 금융감독원이 취업을 미끼로 취준생을 울리는 대출 사기 사례가 늘자 7월28일 소비자경보 주의를 발령하기도 했습니다. 요즘 취준생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요.

사기 피해자가 회사로부터 받은 문자. /JTBC News 유튜브 캡처

◇취업했다고 착각하게 만들어 개인정보 요구

취준생 A씨는 취업사이트를 통해 광고회사에 지원해 합격 통보를 받았습니다. 사측은 코로나19 사태 때문에 온라인 연수를 한다며 며칠 동안 업무 동영상을 보고 과제를 제출하게 했습니다. 과제를 내면 연수비를 입금해 구직자가 실제로 취업했다고 착각하게 만들었습니다. 또 입사지원서를 위조하거나 변조했는지 확인한다며 신분증 사진과 신용도 조회 캡처 화면 등을 촬영해 보내라 요구했습니다. 업무용 휴대폰을 집으로 보내면서 “A씨 명의로 휴대폰을 개통해 회사로 택배를 보내면 보안팀에서 회사 보안 앱을 설치해 다시 배송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A씨는 채용 담당자의 말을 그대로 따랐습니다.

A씨는 사측이 요구한 개인정보(구직신청서)·신분증 사진·휴대폰이 비대면 대출 인증 수단이라는 사실을 몰랐습니다. 회사 직원이라던 담당자는 사기꾼이었고, 이들은 A씨 정보를 이용해 A씨 명의로 비대면 대출을 받아 돈을 챙겨 달아났습니다. A씨는 제대로 된 직장을 구하기도 전에 1000만원대 빚이 생겼고, 사기꾼 대신 대출금을 갚아야 할 상황에 처했습니다. 은행 측은 “신분 검증 절차를 모두 거쳐 A씨 명의로 대출금이 나갔기 때문에 돈을 되돌려주기 힘들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한 피해자는 다른 일자리를 구해 매달 월급의 절반을 넘는 돈을 취업 사기로 얻은 빚을 갚는 데 쓰고 있다고 합니다.


사기 일당이 만든 회사 홈페이지와 취업포털에 올린 채용공고. /금융감독원 제공

◇홈페이지 만들고 포털에도 등록···“가짜 구별 힘들어”

사기꾼 일당은 취업 사기를 위해 치밀하게 준비했습니다. 가짜 회사 홈페이지를 만들어 주소와 사업자 등록번호까지 적어 놓고, 직원들의 사진과 이름이 나온 조직도까지 올려 놓았습니다. 알고 보니 회사 홈페이지에 적힌 주소는 다른 회사의 주소지였고, 사업자 등록번호도 허위였습니다. 또 이들은 다른 회사 홈페이지에 올라온 직원의 사진을 도용해 구직자를 속였습니다. 포털에도 장소를 등록해 사기를 의심하기 힘들게 만들었습니다.

금융감독원은 사측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신분증 사진을 요구하면 취업 사기를 의심해봐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일반 기업은 구직신청서나 근로계약서 위변조 여부를 SNS로 전송한 신분증 사진으로 판정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업무용 휴대폰도 마찬가지입니다. 보통 기업은 사업자명의로 업무용 휴대폰을 개통하거나 보안 앱을 설치해 직원에게 지급합니다. 업무용 휴대폰을 개인 명의로 개통하게 하거나 보안 앱 설치를 이유로 반납을 요청하면 사기일 가능성이 있다고 금감원은 설명했습니다.

비대면 대출 사기를 당하는 과정에서 피해자 명의로 대포통장이 개설될 수도 있는데요. 그러면 금융질서문란행위자 명단에 올라가 계좌를 만들거나 대출을 받기 힘들어지는 등 정상적인 금융생활이 불가능해질 수 있습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회사가 취업 사이트에 올라와 있거나 자체 홈페이지를 운영한다는 이유로 정상적인 회사라 단정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사업자 등록번호, 소재지와 채용 담당자 연락처를 꼼꼼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글 시시비비 영조대왕
시시비비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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