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학 시절 스타벅스를 즐겨 찾다가 한국으로 들여오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Starbucks Korea 유튜브 캡처

신세계그룹 이마트가 7월27일 약 4740억원을 들여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주식 70만주를 미국 본사로부터 추가 인수한다고 공시했습니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이마트와 미국 스타벅스커피인터내셔널이 지분을 절반씩 투자해 세운 합작법인입니다. 이마트는 최근 미국 본사가 보유하고 있던 지분 중 17.5%를 가져오기로 결정했습니다. 남은 본사 측 지분 32.5%는 싱가포르 국부 펀드가 장기적인 투자 관점에서 인수합니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를 투자 자산으로 분류해오던 이마트는 최대주주 자리에 오르면서 이 회사를 연결기준 자회사로 두게 됩니다. 또 스타벅스 관련 국내 판매 권한 독점권을 갖습니다. 사실상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주인이 이마트로 바뀌는 셈입니다.

1999년과 2019년 스타벅스 이화여대 1호점 전경.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제공

이마트가 스타벅스커피코리아를 품기로 한 배경에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결단이 있었습니다. 정 부회장은 1999년 스타벅스커피코리아를 세울 때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고 하는데요. 미국 브라운대학교 유학 시절 스타벅스를 자주 이용하면서 한국에 스타벅스를 들여오기로 마음 먹었다고 합니다. 정 부회장은 최근에도 스타벅스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스타벅스 커피에 대한 애정을 보여줬습니다. 이화여대 앞에 1호점을 낸 스타벅스는 22년 만에 1500여개 매장을 둔 커피 전문점으로 성장했습니다. 2020년 매출은 1조9284억원입니다. 전 세계에서 5번째로 매출 규모가 큰 곳이 한국 시장입니다. 재계에서는 정 부회장의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지분 추가 인수가 유통업을 하는 신세계 그룹사 차원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이커머스·야구단·패션몰···올해만 4조원 써

스타벅스가 처음이 아닙니다. 정 부회장은 업종을 가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인수합병(M&A)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지난 6월 24일에는 3조4404억원을 투자해 옥션과 G마켓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 지분 80%를 인수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마트 사업 부문에서 온라인 비중을 절반 이상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결정이었습니다. 현재 이마트가 운영하는 SSG닷컴의 시장 점유율은 약 3%입니다.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면 이마트 점유율은 15% 수준으로 올라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쿠팡을 앞설 수 있는 셈입니다. 정 부회장은 이베이코리아 인수 발표와 함께 “얼마가 아니라 얼마짜리로 만들 수 있느냐가 의사결정의 기준”이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업계에선 이마트의 디지털 전환을 위해서는 필요한 결정이었다는 의견과 인수가가 지나치게 비싸 회사 재정에 부담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반응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정 부회장은 인스타그램에서 SSG랜더스에 대한 애정을 종종 표현한다. /yj_loves 인스타그램 캡처

지난 4월 SSG닷컴의 W컨셉 인수도 화제였습니다. W컨셉은 2008년 문을 연 온라인 여성복 디자이너 편집숍입니다. 500만여명의 회원을 보유한 업계 1위 기업입니다. SSG닷컴은 2650억원에 W컨셉 지분 100%를 취득했습니다. 2021년 2월에는 SK텔레콤으로부터 야구단 SK와이번스 지분 100%를 1352억원에 인수해 SSG랜더스라는 이름으로 새단장했습니다. 정 부회장은 인수 절차를 마친 뒤 SSG랜더스 홈구장에 스타벅스와 노브랜드 버거 매장을 열었습니다. 또 수제맥주기업 플레이그라운드브루어리와 손잡고 SSG랜더스 라거 맥주를 만들어 이마트24를 통해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정 부회장은 지난 3월 음성기반 SNS 클럽하우스에 등장해 “야구단이 있는 롯데를 많이 부러워했다”면서도 “(롯데가) 본업 등 가치 있는 것들을 서로 연결시키지 못한다고 생각했다”고 소신 발언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본업과 연결할 것”이라며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를 자신했습니다.

SSG랜더스 개막전 경기장을 찾은 정 부회장. /SSG랜더스 유튜브 캡처

◇현금 확보 위해 본사 매각 검토···신중론도 나와

정 부회장은 2021년 1월부터 7월까지 추진한 M&A를 위해서만 4조3000억원에 달하는 돈을 투자금으로 활용합니다. 2021년 6월 기준 이마트가 보유한 현금은 약 1조9000억원입니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지분 추가 인수 등을 마무리하려면 올해에만 최소 2조원을 추가로 조달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재계에선 이마트가 100여개 지점의 자산 유동화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1조원가량을 확보할 수 있는 서울 성수동 이마트 본사 건물도 매각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수조원대 인수가 회사 재정에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는 의견도 적지 않습니다.

시장에는 정 부회장의 여러 굵직한 M&A가 성공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회의론도 있습니다. 이마트를 이끌면서 정 부회장이 추진했던 여러 신사업과 M&A가 실패로 끝난 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잡화점 삐에로쇼핑·헬스앤뷰티 스토어 부츠·‘정용진 소주’ 제주소주 등이 시장에서 외면받았습니다. 정 부회장은 2016년 제주 향토 기업인 제주소주를 190억원에 이마트 자회사로 인수하고 2017년 푸른밤 소주를 출시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차가웠습니다. 매년 적자 규모가 늘다 결국 5년 만에 청산 절차를 밟았습니다. 정 부회장은 이 일로 ‘마이너스의 손’이라는 오명을 얻기도 했습니다.  

정 부회장은 2021년 신년사에서 소설가 빅토리아 홀트의 명언을 인용했습니다. “절대 후회하지 마라. 좋았다면 멋진 것이고, 나빴다면 경험인 것”이라는 말입니다. 재계에선 정 부회장이 올해 적극적인 인수합병을 통해 마이너스의 손이라는 과거를 떨쳐내고 손대는 일마다 경제적인 성공을 이뤄내는 능력을 뜻하는 ‘미다스의 손’이란 별명을 얻을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옵니다.

글 시시비비 영조대왕
시시비비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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