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도쿄 올림픽이 끝난 지 3일 만에 한 선수가 자신의 은메달을 경매에 내놓았습니다. 주인공은 폴란드 창 던지기 선수 마리아 안드레이칙(Maria Andrejczyk)입니다. 이번 은메달은 그가 생애 처음으로 딴 올림픽 메달이기도 합니다. 안드레이칙이 소중한 메달을 경매에 내놓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안드레이칙은 8월11일 자신의 SNS에 “심장 질환을 앓고 있는 8개월 남자아이가 수술비가 부족해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면서 이유를 밝혔습니다. 그는 인터넷에서 아이의 사연을 접했다고 합니다. 아이 가족이 수술과 치료에 필요한 금액 절반은 모금 운동으로 모은 상태였습니다. 안드레이칙은 나머지를 채워주기 위해 행동에 나선 것입니다. 메달을 경매에 올리고 SNS에 경매 링크를 공유했습니다. 그는 “메달의 진정한 가치는 언제까지고 내 가슴에 남아있을 겁니다. 메달은 그저 물건일 뿐이지만, 다른 이들에게는 가치가 클 수 있죠. 은메달이 옷장 안에서 먼지를 뒤집어쓰는 대신 생명을 구할 수 있습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사연을 접한 폴란드 슈퍼마켓 ‘자브카’가 안드레이칙 메달을 12만5000달러(약 1억4600만원)에 낙찰받았습니다. 이 도움으로 심장 질환을 앓고 있던 소년은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또 안드레이칙의 은메달 역시 다시 그의 품으로 돌아갔습니다. 자브카 측이 안드레아칙 행동에 감동받아 돌려주기로 결정한 것입니다. 자브카 측은 “우리는 도쿄에서 온 은메달이 앞으로도 미스 마리아 곁에 남아 있어야 한다고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마리아 안드레이칙 외에도 대회에서 받은 메달, 트로피 등을 경매에 내놓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어떤 사연이 있는지 알아봤습니다.




마리아 안드레이칙과 그가 올린 SNS 게시글. /안드레이칙 SNS 캡처

메달 팔아 기부

미국 농구 선수 빌 러셀은 올해 가을 자신의 올림픽 메달을 경매에 내놓기로 했습니다. 빌 러셀은 미국 경매 회사 엑턴 헌트 옥션스 웹사이트에 동영상을 올리며 1956년 미국 농구 대표팀 주장으로 활약했던 올림픽 금메달을 팔 것이라고 밝혔죠. 그는 “수집품 대부분을 팔기로 결정했다”고 했습니다.

수익금 일부는 빌 러셀이 세운 자선단체 ‘멘토’에 기부한다고 합니다. 또 미국 프로농구팀 보스턴 셀틱스 전설이라고 불리는 만큼 셀틱스가 만든 사회정의구상에도 기부할 예정입니다.

2016년 리우 올림픽 때도 올림픽이 끝난 지 하루 만에 메달이 경매에 올랐습니다. 남자 원반던지기 은메달리스트인 폴란드 피오르트 말라초프스키가 자신의 메달과 AD카드를 경매에 내놓은 것이었죠. 당시 자신의 SNS에 “리우 올림픽에서 딴 은메달을 경매에 내놓는다. 3살 된 올렉 사만스키라는 아이가 망막아세포종이라는 희소병에 걸려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라며 글을 올렸습니다. 이어 “메달 판매 수익은 전액 치료비로 쓰인다. 어린아이에게 은메달이 어떤 메달 색보다 값지다”라고 올렸죠.


빌 러셀과 그가 받은 각종 트로피들(왼쪽). 피오르트 말라초프스키의 은메달(오른쪽). /nba, 피오르트 말라초프스키 SNS 캡처

메달 팔아 생활고 해결

한때 명예와 영광을 누렸지만 노후 생활고를 해결하기 위해 메달을 판 사람들도 있습니다.

2017년에는 옛 소련 체조 대표 올가 코르부트가 올림픽 메달과 소장품을 경매에 내놓았습니다. 당시 러시아 매체를 보면 올가 코르부트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합니다. 17살 소련 대표로 뮌헨 올림픽에 출전해 단체전, 평균대, 마루에서 3관왕을 차지했고 은메달까지 획득했습니다. ‘민스크의 참새’라는 애칭으로 많은 사랑을 받은 선수였습니다. 은퇴 후 순탄한 삶을 살다가 1991년 소련 붕괴 후 미국 애리조나로 이주했습니다. 그때 생활고를 겪은 것으로 알려졌죠.

결국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 , 각종 소장품 등을 경매에 내놓을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경매 결과 뮌헨올림픽 단체전 금메달은 6만6000달러(당시 약 7487만원)에 팔렸다고 합니다. 그는 경매를 통해 총 18만3300달러(당시 약 2억795만원)를 벌었습니다. BBC는 ‘코르부트가 메달 덕분에 배고픔에서 벗어났다’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왼쪽부터)올가 코르부트, 제임스 왓슨, 노벨상 메달. /올가 코르부트 SNS, 타임, 노벨 홈페이지 캡처

올림픽 선수 외에도 자신이 받은 상을 경매에 판 사람도 있습니다. 미국 과학자 제임스 왓슨은 2014년 자신의 노벨상 메달을 경매에 내놓았습니다. 그는 ‘DNA 이중 나선 구조’를 밝혀 1962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습니다. 노벨상 메달과 함께 노벨상 수락 연설 노트, 수상 연설 원고 및 수정 초안 등도 함께 경매에 내놨습니다.

그가 세계적인 상을 판 이유는 사회적으로 다시 일어서고 싶어서 였습니다. 그는 2007년 흑인이 백인보다 지적으로 열등하다고 발언해 비난을 받았습니다. 이후 사회에서 활동하기도 어려웠고 수입도 끊겼다고 합니다. 당시 메달을 경매에 내놓으면서 “이번 노벨상 메달 경매를 계기로 공적생활을 재개하고 싶다. 내가 어리석었다. 그런 말은 하는 게 아니었다”며 다시 사과했죠.

경매는 진행됐고 메달을 포함한 그의 물건은 476만달러(당시 약 52억6500만원)에 낙찰됐습니다. 이후 메달은 다시 제임스 왓슨에게 돌아왔습니다. 매달을 낙찰받은 사람은 러시아 최대 재벌 알리셰르 우스마노프 회장이었습니다. 그의 아버지는 암으로 사망했고 당시 암치료 연구에 밑거름이 됐던 사람이 제임스 왓슨이었다고 합니다. 우스마노프 회장은 “뛰어난 과학자가 자신의 업적을 기리는 메달을 팔아야 하는 상황을 지켜볼 수만은 없었다”며 돌려준 이유를 밝혔습니다.

글 시시비비 하늘
시시비비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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