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 최인서
한의사 최초로 머슬마니아 TOP 4
체질 다이어트 전도사로 활동

한의사 최초로 국내 대표 피트니스 대회인 머슬마니아에서 TOP 4에 입상한 사람이 있다. 오랜 기간 운동해 온 쟁쟁한 경쟁자를 제치고 준비 기간 3개월 만에 첫 대회에서 높은 성적을 기록해 화제였다. 17kg를 빼고 머슬마니아에 도전한 사연이 궁금했다. 한의사 최인서씨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한의사 최인서씨. /jobsN

-자기소개해 주세요.

“한의사 최초로 국내 머슬마니아 TOP4에 입상한 최인서입니다. 현재 경기도 성남에서 청담부부한의원을 운영하고 있어요.”

-운동을 시작한 계기가 궁금합니다.

“대구대 한의학과를 졸업한 후 종잣돈을 모아 2017년 경기도 성남에 있는 한의원을 양수했습니다. 첫 개원이었어요. 새로운 시작에 설렘도 잠시, 얼마 지나지 않아 문제가 생겼습니다. 이전에 해당 한의원을 운영하던 한의사가 근처에 새로운 병원을 개원했어요. 그러면서 그 한의사와 일했던 직원들이 새로 개원한 한의원으로 우르르 자리를 옮겼습니다. 또 단골 환자들에게 따로 연락해 개원 소식을 알렸죠.

갑자기 환자가 뚝 끊기고, 직원들도 한꺼번에 나가다 보니 어려움을 겪었어요. 법적으로 문제는 없었지만 사람에 대한 실망감, 회의감을 많이 느꼈어요. 사회생활을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덜컥 개원한 잘못이 컸나 하는 자책도 많이 했습니다. 

생각보다 병원 운영에 타격이 커서 6개월 넘게 고생했어요. 모아둔 돈이 많은 것도 아니었고, 한의원의 규모도 100평 정도로 꽤 크다 보니 고정 비용이 많이 들었어요. 대출 이자와 월세를 내고, 직원들 월급까지 주면 매달 간신히 경비를 맞추는 정도였죠. 밤낮없이 일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우울증까지 왔습니다. 또 스트레스를 술로 풀면서 급격히 살이 찌기 시작했어요. 

퇴근 후엔 항상 술을 마셨고 자연스레 폭식했습니다. 키 167cm에 몸무게 55~56kg 정도로 보통 체형이었는데 3~4개월 만에 13kg가 쪘어요. 68kg까지 체중이 늘자 병원 가운이 조이고 바지 옆이 뜯어지기 시작했죠. ‘나중에 빼면 되겠지’라는 생각으로 버텼는데, 허리 통증이 급격히 심해졌습니다. 한의사라는 직업이 생각보다 허리를 많이 써요. 침을 놓기 위해 허리를 굽혔다가 펴는 동작을 하루에 500~600번씩 반복해야 하죠. 하루에 100명이 넘는 환자를 보면서 침을 놓다 보니 허리가 끊어질 듯이 아팠어요. 살이 찌면서 통증은 더 심해졌고, 허리가 너무 아파 진료 보기가 힘든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이렇게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다이어트를 결심했습니다.” 


우울증과 스트레스로 인해 폭식을 계속 했고 3~4개월 만에 13kg가 쪘다. /본인 제공

-머슬마니아 대회에 출전한 계기가 궁금합니다. 준비 과정은 어땠나요.

“다이어트를 결심하고 나서 2017년 11월부터 생활 패턴과 습관을 조금씩 바꿔 나갔습니다. 독하게 야식과 술을 끊고 매일 헬스장에 가서 운동했어요. 여러 운동 중 피지컬 피트니스(physical fitness·밸런스가 잡힌 건강한 신체를 만들어내는 운동)를 택한 이유는 피지컬 피트니스가 인체의 균형을 잡아주는 운동이기 때문이에요. 허리 통증을 완화하는 데에 도움을 줬죠. 

열심히 운동하는 모습을 보고 담당 PT(Personal Training) 선생님이 머슬마니아에 도전해 보는 게 어떠냐고 제안했어요. 다이어트를 하는 데 또 다른 목표가 있으면 동기부여가 더 잘 될 것 같아 대회에 나가기로 했습니다. 2018년 4월에 있는 대회를 앞두고 2월부터 본격적으로 준비를 시작했어요. 보통 6개월 정도 대회 준비를 하는데, 늦게 시작한 편이었죠. 3개월 만에 대회를 준비해야 하니 버겁기도 했습니다. 

종일 일을 하다 보니 하루에 운동할 수 있는 시간이 많지는 않았어요.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오전 6~7시에 일어나서 닭가슴살과 고구마, 야채를 손질해 도시락을 쌌어요. 병원에 출근해 회의하고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진료를 봤죠. 퇴근 후 헬스장으로 이동했습니다. 매일 2시간씩 근력 운동을 했고, 1시간은 포징(posing)과 워킹 연습을 했습니다. 녹초가 된 몸을 이끌고 집에 오면 자정이 훌쩍 넘은 시간이었죠. 수험생으로 다시 돌아간 기분이었어요.

대회를 앞두고 운동하던 모습. /본인 제공

대회를 앞두고 지방을 더 빼기 위해 탄수화물 섭취를 줄였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지방이 줄지 않고, 근육도 늘지 않는 거예요. 오히려 몸이 붓기만 했죠. 다이어트 정체기가 온 겁니다. 근육을 더 단련해야 하는데 답답한 노릇이었죠. 단백질인 닭가슴살 섭취량을 늘렸는데도 몸은 제자리였어요. 그때 문득 사람마다 체질이 다르다는 게 떠올랐어요. 체질이란 사람마다 태어날 때부터 지닌 몸의 생리적 성질이나 건강상의 특질을 뜻합니다. 한의사인데도 불구하고 가장 중요한 체질별 특성을 놓치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아차’ 싶었습니다. 사람마다 체질이 다르니 다이어트도 체질에 따라 다르게 접근해야 했던 거죠. 그래서 체질 다이어트를 시작했습니다.”

-체질 다이어트는 무엇인가요.

“체질 다이어트는 동무 이제마 선생의 사상의학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요. 사상의학은 조선 후기에 동무 이제마 선생이 창시한 의학 이론입니다. 1894년 ‘동의수세보원’을 발간하면서 세상에 처음으로 알려졌어요. 사상의학은 사람을 체질적 특성에 따라 태양인, 태음인, 소양인, 소음인 네 유형으로 나눕니다. 체질마다 타고난 성향, 몸의 형태, 질병에 대한 반응 등이 다른데 이에 맞게 병을 진단하고 치료해야 한다는 우리나라 고유의 체질 의학이죠. 쉽게 말해 체질 다이어트는 체질에 따라 다이어트 방법을 달리해야 한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저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폭식해서 살이 찌는데, 친구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음식을 못 먹어서 살이 빠집니다. 체질에 따라 소화기관, 배출기관 등의 기능 차이가 있어 스트레스로 인한 몸의 반응이 다르게 나타나는 거죠. 그래서 체질마다 즐겨 먹어야 하는 음식, 피해야 하는 음식, 다이어트 방법 등이 달라집니다. 누군가에게는 저탄고지(저탄수화물· 고지방) 다이어트 방법이 맞을 수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죠. 체질을 알아야 건강한 다이어트를 할 수 있습니다.

사상의학을 바탕으로 보니 태양인인 저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당질코르티코이드라는 호르몬 때문에 근육이 쇠약해집니다. 호르몬 작용으로 근육의 단백질인 아미노산을 포도당으로 전환하기 때문에 근육을 새로 만들지 못하는 거였죠. 쉽게 말해 지방을 줄이고 근육을 늘리려면 오히려 탄수화물을 먹어야 했던 겁니다. 그런데 계속 탄수화물 섭취는 줄이고 단백질 섭취만 늘렸으니 살은 안 빠지고 근육도 생기지 않았던 거였어요. 그때부터 당장 탄수화물 섭취를 늘렸습니다. 

이후 하루에 고구마 500~600g, 닭가슴살 500g, 프로틴 쉐이크 한 잔, 야채는 먹고 싶은 만큼 먹었습니다. 트레이너 선생님이 이렇게 탄수화물을 많이 먹는 여자 선수는 처음 본다고 할 정도였어요. 대회를 준비하는 다른 여자 선수보다 탄수화물 음식을 1.5~2배 정도 먹었거든요. 탄수화물 섭취를 늘린 뒤 신기하게도 근육량이 늘면서 지방은 더 쭉쭉 빠졌습니다.

그렇게 총 17kg를 감량했습니다. 이후 2018년 WBC 피트니스 대회 스포츠모델 부문에서 5위에 올랐어요. 또 2018년 머슬마니아 스포츠모델 부문에서 TOP 4에 들었습니다.  한의사로서는 최초였어요.”


한의사 최초로 머슬마니아 스포츠모델 부문에서 TOP 4에 들었다. /jobsN

-대회 이후 어떻게 지냈나요. 

“한의사 최초로 머슬마니아 TOP 4 안에 들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방송가에서 섭외가 많이 들어왔어요. 실제로 효과를 본 체질 다이어트법을 알리기 위해 MBC ‘기분 좋은 날’, ‘생방송 오늘 아침’, SBS ‘좋은 아침’, MBN ‘건강 청문회’ 등 건강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체질 다이어트 전도사로 활동했습니다.

또 책 ‘체질 맞춤 다이어트’도 출간했어요. 최근 디톡스, 1일 1식, 저탄고지, 원푸드 다이어트 등 다양한 다이어트 방법이 인기에요. 문제는 많은 사람이 자신의 체질과는 상관없이 유행하는 다이어트를 무작정 따라 한다는 점이에요. 체질과 맞지 않은 잘못된 다이어트로 인해 탈모, 대상포진, 불면증, 우울증, 폭식증, 거식증 등 부작용을 겪어 찾아오시는 분이 많아요. 안타까운 마음에 더 많은 사람에게 올바른 체질 다이어트법을 알리고 싶었습니다. 자신의 체질을 알고 올바르게 다이어트하면 좀 더 쉽고 건강하게 살을 뺄 수 있어요.”

최인서씨가 스트레칭 하는 모습. /jobsN

-체질구별법이 궁금합니다.

“저는 체질을 감별할 때 철저히 성정을 기반으로 합니다. 성정은 타고난 성격을 뜻해요. 이제마 선생님도 체질에서 성정을 가장 강조하셨어요. 체형은 최대한 배제합니다. 현대 사회에서는 성형, 시술, 화장, 운동법 등이 발달해 타고난 체형을 감별하기 어려워졌어요. 예를 들어 태생적으로 어깨가 좁았던 사람도 운동해 넓어지는 경우가 있고, 큰 얼굴 골격도 수술로 작게 만드는 경우가 있어요. 그래서 체형보다는 성정을 봅니다.

체질별 성격을 파악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눈’입니다. 여기서 눈은 신체에 있는 눈이 아닌 관점이나 의식 등을 뜻합니다. 눈이 미래를 보고 있다면 태양인, 과거를 보고 있다면 태음인, 타인을 보고 있다면 소양인, 나를 보고 있다면 소음인입니다. 체질을 구별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는 또 있습니다. 혼자 있을 때 에너지가 충전되는 편이라면 태양인 혹인 소음인입니다. 반대로 다른 사람과 있을 때 에너지를 얻는다면 태음인 혹은 소양인입니다. 

이를 종합해보면 태양인은 세상을 보는 시야가 미래에 있어요. 직관적이고, 시대적 변화를 잘 읽고 판단도 빠릅니다. 처음 만난 사람과도 잘 어울리지만 자기만의 명확한 경계선이 있습니다. 혼자 있는 시간을 좋아해요. 태음인은 과거에 대한 기억력이 뛰어나지만 미래에 대한 예측은 느린 편이에요. 주변 사람을 잘 챙기고 유대도 깊습니다. 기존의 관습과 문화를 잘 따르고 제도나 틀 안에 있을 때 안정감을 느껴요. 익숙한 환경에서 반복적인 생활 패턴을 추구해서 새로운 변화를 두려워하기도 합니다. 

소양인은 다른 사람의 기분이나 감정 변화를 금세 알아차려요. 눈치도 빠르죠. 처음 만난 사람 앞에서도 크게 긴장하지 않고 편안하고 밝은 분위기를 만듭니다. 사람들과 어울려서 지내는 걸 좋아하고 변화무쌍한 삶을 즐깁니다. 소음인은 자신의 현재 관심사에만 집중하는 편이에요. 다른 사람의 평가나 시선에 딱히 관심이 없죠. 내 편인 사람과 아닌 사람을 정확히 구분해 대합니다. 호불호도 강하고 구분도 확실하죠. 

이러한 사상체질은 타고난 유전적 기질인데, 현대 사회에 들어서는 교육 수준, 양육 환경, 주변인 등 후천적인 요인의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그래서 전형적인 소양인이 있을 수 있고, 비교적 소양인에 가까운 체질이 있을 수 있어요. 그렇다고 해서 타고난 유전적 기질이 완전히 바뀔 수는 없어요.”

최인서씨. /jobsN

-체질별로 다이어트할 때 중요한 점을 말씀해주세요. 

“태양인은 저탄고지 다이어트가 맞지 않습니다. 근육 운동을 열심히 하면서 건강한 탄수화물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태음인은 보통 식탐이 많아요. 체질적으로 몸에 축적도 잘하죠. 그런 점에서 1일 1식 다이어트는 좋지 않아요. 하루에 조금씩 여러 번 나누어 먹는 방법이 좋습니다. 유산소 운동도 많이 하는 게 좋아요.

소양인은 스트레스성 폭식을 조심해야 합니다. 잦은 두통과 변비가 생기기 시작했다면 몸에 문제가 있다는 신호일 수 있어요. 감정 기복을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고, 다른 체질에 비해 단 음식이나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는 게 좋습니다. 

소음인은 대체로 마른 사람들이 많아요. 비만인 소음인은 흔치 않은데, 이 경우 야식을 즐겨 먹는 경향이 있어요. 야식을 줄이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게 중요해요. 일찍 잠자리에 드는 게 좋아요.” 

-운동은 본인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운동하면서 내 삶을 컨트롤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어요. 절망적이고 힘들 때 운동을 하면서 건강을 회복할 수 있었어요. 그러면서 자연스레 좋은 에너지를 얻었고, 뭐든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긴 것 같아요.”

-앞으로의 계획과 목표는요.

“많은 사람이 자신의 체질을 알고 건강하게 다이어트할 수 있도록 돕고 싶어요. 또 현재 경희대 침구학과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데 끝까지 잘 마치고 싶습니다. 이 밖에도 닭고기 전문업체 ‘하림’과 함께 건강기능식품을 개발하고 있어요. 하반기에 제품을 론칭할 예정입니다. 

최종 목표는 미국 하버드대학교에서 한의학을 강연하는 거예요.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전세계적으로 대체의학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요. 최근 여러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침 치료 등 한의학의 효능이 과학적 근거로 증명되고 있어요. 한의학을 과학적으로 연구·분석해 한의학의 가치를 전세계에 알리고 싶습니다.”

글 시시비비 귤
시시비비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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