빔 프로젝터로 건물을 칠합니다. 공간예술 스타트업 ‘VERS’
2017년 8월31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의 둥근 외벽에 불빛이 들어왔다. 이내 사라진 불빛은 형형색색으로 깜빡이다 입체 도형으로 변하며 현란하게 움직였다. 이윽고 불빛은 한국의 전통 문양과 추상적인 도형을 뒤섞으며 동대문 한복판에 몽환적 분위기를 연출했다.
VERS 유용준 대표. / 본인 제공.
VR 영상 제작도 주력 분야다. 360도 카메라 등을 활용해 VR과 접목시킬 수 있는 영상을 찍고, VR 관련 기술을 개발한다. 애초에 가까운 미래에 열릴 VR 시장의 수익성을 바라보고 시작한 사업이다. 물론 VR 상용화를 위해 장비 간소화, 컴퓨터 그래픽 혁신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지금은 VR 시장이 활짝 열리면 활용할 수 있는 영상을 미리 모아두고 있다.”
-프로젝션 맵핑을 위해 어떠한 장비를 사용하는가.
(유) “맵핑을 위해 필요한 장비 종류가 많거나 복잡하진 않다. 오히려 어려운 것은 ‘장소 선정’이다. 맵핑을 허락 받지 않은 곳에 빔을 쏠 수는 없으니 작품을 전시할 공간을 구하는 게 우선이다. 미술관 같은 전시실, 건물의 외벽, 크고작은 조형물 모든 곳을 맵핑을 위한 도화지로 쓸 수 있다.
프로젝션 맵핑을 이용해 DDP 외벽을 전시한 장면. / VERS 유튜브 캡처.
사용하는 장비는 일반적인 맵핑을 할 것이냐, 인터랙션(interaction·상호작용) 맵핑을 할 것이냐에 따라 약간 다르다. 일반적인 맵핑을 하기 위해서는 프로젝터와 컴퓨터 정도만 있으면 된다. 물론, 사무실·교실에서 사용하는 프로젝터보다 강한 것을 사용한다. 이런 곳의 프로젝터가 보통 2000안시(빔 세기를 측정하는 단위) 정도인데, 맵핑을 하려면 기본적으로 5000안시 이상 장비가 필요하다. 영화관에서 사용하는 프로젝터가 약 2만 안시 정도다.
인터랙션 맵핑의 경우 추가적으로 센서를 사용한다. 사람이 움직이면 프로젝터가 쏘고 있는 그림의 내용이 바뀔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프로젝터와 벽 사이를 사람이 지나가면 그 순간 벽에는 그림자가 생겨 깜깜한 상태가 된다. 빛이 벽에 도달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의 변화 등을 포착해 자동으로 내용을 변경해주면 사람들은 새로운 공간으로 이동한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이를 응용하면, 연필이나 커피잔 등 소품을 들었다 놓으면 화면이 바뀌는 장면을 연출할 수 있다. 전시·교육 등 많은 분야에 활용 가능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전시는
(유)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했던 전시다. 우리가 처음으로 의뢰를 받고 한 전시여서 기억에 남는다. 2017년 8월31일부터 9월6일까지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서울건축문화제, 서울국제건축영화제, 서울세계건축대회의 동시 개최를 기념해 ‘건축과 도시’를 주제로 전시회를 열었다. 우리는 그때 DDP 외벽을 프로젝션 맵핑으로 전시했다. DDP가 가진 미래적인 이미지와 한국의 전통 이미지를 조화해 작품을 만들었다.
VERS의 직원은 총 6명이다. / VERS 홈페이지 캡처.
DDP 전시 때는 한국의 전통 문양을 구현했다. 또 2018년 ‘제주국제건축포럼’에서는 각각 섬인 오키나와, 기타큐슈, 대만, 제주도 건축물의 특성을 살려 이들이 혼재한 제5의 섬을 만들었다”
-학부 때 철학을 전공했는데 도움이 되는가?
(유) “철학과에서 배운 지식 자체가 많은 도움을 주진 않는다. 다만 철학과에서는 자꾸 어떤 현상이 ‘왜’ 일어났는지 질문하는 연습을 시킨다. 이런 의문을 갖는 것을 습관화하는 것으로부턴 많은 도움을 받았다. 맵핑도, VR영상 제작도 ‘이곳을 왜 찍어야 하는지’ 자꾸 물어야 하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어떤 계기로 맵핑과 VR 사업을 시작했나.
(유) “대학교 2~3학년 시절부터 콘텐츠를 개발하는 스타트업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대학원에 진학할 만큼 공부를 좋아하지도 않았다. 기업에 취직하기 보다는 스스로 원하는 사업을 해보고 싶었다.
그러던 중 2014~2015년을 지나며 VR과 프로젝션 맵핑을 접했다. 항상 새로운 내용과 디자인을 개발해야 하는 VR영상과 맵핑에 큰 흥미를 느꼈다. 2016년 봄, 학내 창업 아이디어 경진대회인 GCTI에 참여했다. 당시 GCTI 주제가 VR이었다. ‘VR 루밍(Rooming)’아이디어를 내 금상을 받았다. VR 기술로 미니홈피처럼 각자의 방을 만든 뒤 서로 방문할 수 있게 하는 아이디어였다.”
-맵핑과 VR을 배우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가.
(유) “해외 유튜브 채널을 통해 3D 영상 제작 프로그램인 ‘시네마 4D’와 ‘옥테인 렌더러’를 배웠다. 시네마 4D는 CG화면의 밑그림을 그릴 때 사용한다. 옥테인 렌더러는 시네마 4D로 그린 밑그림에 현실적인 질감과 색을 더해 준다. 두 프로그램을 배우는 데 1년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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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 D 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