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한 잔보다 싼 보험료

‘1일’, ‘1000원’ 단위로 가입

이색 미니 보험 상품 봇물 

코로나 여파로 비대면 상품 수요가 늘면서 보험업계에서 ‘미니 보험’ 시장이 커지고 있다. 이러한 미니 보험의 정식 명칭은 ‘소액 단기 전문 보험’. 보험료가 적고 보험 가입 기간이 짧은 게 특징이다. 필요한 시점에 가입 심사를 간단히 거쳐 들 수 있다. 불필요한 특약과 담보가 없는 대신 보험료가 1만원을 넘지 않는다. 펫보험이나 여행자보험, 날씨보험 등 일상생활과 밀접한 상품을 판매하는 소액 단기 보험사가 설립되는 자본 요건도 지난 6월부터 완화되면서 일상의 위험 요소들을 보장하는 이색 미니 보험들도 나오고 있다. 

보험 판매처도 온라인으로 확장되고 있다. 카카오톡에서는 ‘선물하기’ 기능을 이용해 지인에게 보험상품을 선물할 수 있게도 됐다. 상품권을 선물 받은 사람이 청약 페이지에서 쿠폰 번호를 입력하면 보험 가입이 가능하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채널 가입자가 낸 1회차 보험료(252억8900만원)는 2017년(102억500만원)과 비교해 두 배 이상 늘었다.  


카카오톡 선물하기에 올라온 ‘차박 보험’ 상품. 차량 여행 중 발생하는 사고를 보장하는데 보험료가 2200원 수준이다. /카카오톡 캡처 

◇ 골프·차박 가기 전 커피 한 잔 값으로 보험 가입

코로나 사태 이전에는 여행자보험이 미니 보험의 대표 상품이었다. 그러나 여행길이 막히면서 다양한 레저 관련 보험에 소비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레저 활동을 즐기는 MZ세대를 겨냥한 미니보험이 많다. 

미니 보험 플랫폼 ‘토글 하루보험’이 NH농협손해보험과 함께 지난 8월 내놓은 미니 보험은 전체 회원의 절반 가까이가 MZ세대로 알려져있다. 골프 보험 1250원, 낚시 보험 950원, 등산 970원, 자전거 보험 930원 등에 하루 동안 보장을 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에이스손해보험은 카카오톡 선물하기를 통해 등산보험, 펫보험, 차박보험 등을 선보였다. ‘Chubb 원데이 레저보험(등산플랜)’은 하루 990원에 등산 도중 발생하는 5대 골절(목·흉추·요추·골반·대퇴골) 진단비를 최대 100만원까지 보장한다. ‘Chubb 국내여행 차박보험’은 가입기간 이틀간 차량 여행 중 발생하는 사고를 보장한다. 보험기간 중 자동차사고 발생 시 교통사고 처리지원금을 5000만원 한도로 보장하고, 상해로 인한 골절수술비, 깁스치료비, 응급실 내원 치료비 등을 보장한다. 보험료는 2200원이다. 

하나손해보험은 지난 1일 전동킥보드 이용자를 위한 하루짜리 킥보드 보험을 출시했다. 킥보드 탑승 중 발생하는 사고를 보장하는데, 공유 전동킥보드를 탈 때도 보장이 된다. 하루 보험료는 1480원이고 모바일로 간편하게 가입할 수 있다.  

AIG손해보험은 다이어트 응원 플랜과 1인가구 안전을 위한 싱글안심플랜  상품을, DB손해보험은 식중독 보험을 이색 미니 보험으로 판매 중이다.

◇ 코로나로 등장한 1500원짜리 ‘백신 보험’ 

백신 접종률이 늘어가면서 아나필락시스 쇼크를 보장하는 일명 ‘백신 보험’도 미니 보험 형태로 등장했다. 라이나생명이 출시한 ‘안심되는아나필락시스쇼크진단보험’은 보험료 1560원에, 1년간 아나필락시스쇼크 진단 시 최대 200만원을 보장한다. 백신 접종 외 일상생활 중 발생하는 아나필락시스쇼크로 진단받을 때도 보장된다. 

하나손보는 모바일 앱에서 생활보험상품을 판매 중인데, 아나필락시스 보험은 최대 30명에게까지 한 번에 보험을 선물할 수 있다. 

코로나 진단 후 사망시 보험금을 주는 미니 보험도 있다. 교보라이프플래닛 ‘m 특정감염병사망보험’은 코로나19가 직접적 사인으로 판명되면 2000만원을 보장한다. 보험료는 500원이다. 


보험료가 저렴하고 가입기간이 짧은 ‘미니 보험’을 설명한 안내 화면. /토글 홈페이지 캡처

◇ 보험료 1000원도 안 되는 보험, 돈 될까

사실 보험료가 연 1만원도 안 되는 이러한 미니 보험은 보험사 입장에서는 큰 수익이 나지 않는다. 그렇다면 보험사에서 이런 손해보는(?) 장사를 하려는 이유는 뭘까?

한 보험사 관계자는 “원래 보험은 장기로 고객을 묶어두는 상품”이라며 “미니 보험이 당장의 수익은 크지 않지만 신규 고객의 정보를 확보해 마케팅을 할 수도 있고 MZ세대 고객을 충성고객으로 만드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미니 보험 트렌드는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특히 카카오페이가 향후 디지털 손해보험사를 설립하게 되면, 그동안 확보한 플랫폼 가입자를 바탕으로 생활밀착형 미니 보험들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페이는 지난 6월 금융위원회로부터 카카오페이 손해보험 설립 예비허가를 받고 본허가 신청을 준비 중이다. 당시 카카오페이는 상품개발 예시로 지인과 함께 가입하는 ‘동호회 보험’, 택시 탑승 시 사고를 보장하는 ‘택시 안심 보험’ 등을 제시한 바 있다. 

글 시시비비 와일드
시시비비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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