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올라온 카카오 직원의 발언이 SNS에서 논란이었습니다. 카카오는 시장 독점·골목상권 침해·플랫폼 갑질 등의 이유로 대중에 비판받고 있는데요. ‘갓카오’ 대신 ‘갑카오’라 불리는 요즘 회사 이미지를 도리어 악화시키는 내부총질로 회사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합니다. 일부 발언은 밈(meme·인터넷에서 유행하는 문화)을 불러 숱한 패러디를 남기기도 했습니다.


독점·갑질 논란으로 비판받고 있는 카카오 김범수 의장. /SBS 뉴스 유튜브 캡처

‘솔까 하루만 카톡 멈추면…’

카카오 논란이 한창이던 9월20일 카카오 직원 A씨는 블라인드에 “딱 1주일만 네이버·카카오·쿠팡·배민·토스 등 IT 플랫폼 서비스를 일시적으로 중단해보면 좋겠다”라고 적었습니다. 그는 “그럼 정부가 정신 차릴 수 있을 듯”이라며 카카오를 향한 정부 규제 움직임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는데요. 이 발언은 일반 직장인뿐 아니라 다른 플랫폼 기업 재직자 사이에서도 공감을 받지 못했습니다. 

A씨의 글에는 “정부가 파업하면 기업이 정신 차리느냐”, “이 글 보니 카카오 주식을 빨리 처분해야겠다”는 등의 댓글이 달렸습니다. A씨의 발언을 패러디한 글도 올라왔습니다. LG전자 직원은 “한국전력·수자원공사·가스공사 등에서 전력·수도·가스 공급 중단해보면 좋겠다. 그럼 카카오가 정신 차릴 수 있을 듯”이라고 적었습니다. 이처럼 카카오 직원의 자의식 과잉이라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는데요. 글이 논란이 되자 A씨는 결국 게시글을 삭제했습니다.

카카오와 카카오페이 직원이 썼다가 내부총질한다고 지적받은 글. /블라인드 캡처

그뿐 아닙니다. 카카오페이 직원 B씨는 카카오의 골목상권 침해 논란에 대해 ‘자유경쟁에서 도태되면 사라져야 하는 게 마땅하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B씨는 “주차 힘들고 비위생적인 재래시장과 골목상권이 보존되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이냐”고 물었습니다. 또 카카오 직원 C씨는 ‘이때다 싶어 카카오 까는 인간들’이란 제목의 글에서 “솔까(솔직히 까놓고 말해서) 하루만 카톡이 멈추면 우리나라 제대로 돌아갈 것 같아?”라고 적었다가 “얼마나 회사에서 세뇌를 당했으면 저렇게 생각하느냐”는 조롱을 받았습니다.

‘꼬우면 이직하든가’

블라인드에 올라온 게시글 때문에 경찰이 수사에 나선 사례도 있습니다. 직원 땅 투기 의혹으로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었던 한국토지주택공사(LH) 이야기인데요. 회사를 향한 대중의 비난이 커지던 2021년 3월 한 직원이 블라인드에 ‘내부에서는 신경도 안씀’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썼습니다.


JTBC News 유튜브 캡처

글쓴이는 “어차피 한두달만 지나면 사람들 기억에서 잊혀져서 물 흐르듯이 지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니들이 암만 열폭해도 난 열심히 차명으로 투기하면서 정년까지 꿀 빨면서 다니련다”라며 “꼬우면 니들이 우리회사로 이직하든가”라고 했습니다. 

내부정보를 이용한 부동산 거래 의혹에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던 대중은 이 발언에 분노했습니다. 글을 올린지 2일 후 정세균 당시 국무총리까지 나서서 “조사해 책임을 묻겠다”고 했습니다. LH도 작성자를 명예훼손과 모욕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지만, 경찰은 5개월 넘게 작성자를 특정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블라인드 미국 본사에서 자료를 넘겨받고 관련 국내 업체 2곳을 압수수색했습니다. 하지만 가입자 정보를 저장하지 않는 블라인드 구조 특성상 게시자를 밝히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D씨가 진상 고객의 대출 잔금일 하루 전 거절을 통보했다며 올린 글. /블라인드 캡처

‘넌 대출 거절이다 이X아’

2020년 4월에는 NH농협은행 직원 D씨가 고객 때문에 빈정이 상했다는 이유로 대출을 거절했다는 글을 올려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점심 식사를 하던 D씨는 대출 상담을 원하는 고객 때문에 식사 도중 지점으로 돌아왔다고 하는데요. “양치만 하고 오겠다”고 하자 손님이 ‘왜 고객을 기다리게 하느냐’며 항의해 그냥 자리에 앉았다고 합니다.

부동산 분양 잔금 대출 잔금일 일주일을 남기고 왔다는 고객을 두고 D씨는 “뻔하다, 이런 애들 게을러 터져서”라며 비하했습니다. 고객에게 ‘점심 시간이라 상담 예약을 하고 오는 게 좋다’고 말했다는 D씨는 고객이 “점심 시간은 은행 내부 사정”이라고 답하자 죄송하다고 말했다면서도 속으로는 ‘넌 거절이다 이X아’라고 생각했다고 적었습니다. 잔금일 하루 전에 대출 거절을 통보했다며 D씨는 “엿먹어라 XX, 네 무덤 네가 팠다”고 했습니다.

D씨의 게시글에는 같은 직종에 종사하는 은행권 직장인들에게도 비판적인 댓글이 달렸습니다. “아무리 고객 인성에 문제가 있어도 그 때문에 잔금일 하루 전 대출심사 거절을 통보하는 건 굉장히 감정적이고 악의적인 대응”이라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또 “고객도 점심 못 먹고 은행 찾아오는 건데, 고객에게 밥 못 먹었다고 따질 문제냐”, “앞으로 대출 받을 일 있으면 NH농협은행은 가지 말아야겠다”는 댓글이 달렸습니다. 

글 시시비비 영조대왕
시시비비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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