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진갤럭틱·블루오리진·스페이스X
민간 우주여행 성공으로 기대감↑
첫 우주여행에서 유의미한 기록도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 아마존 창업주인 제프 베이조스, 버진 그룹 창업자이자 회장인 리처드 브랜슨…이 세 사람의 공통점은 세계에서 손꼽히는 억만장자이자 민간 우주여행을 현실화시킨 기업가라는 점이다. 지난 7월11일 리처드 브랜슨이 세운 버진 갤럭틱이 가장 먼저 민간 우주여행에 성공한 데 이어  7월 20일엔 제프 베이조스가 세운 블루 오리진이 우주여행을 마쳤다. 이어 9월 15일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우주여행에 성공하면서 이들의 3파전은 일단락됐다.

버진 갤럭틱과 블루 오리진에 이어 스페이스X의 우주 비행이 성공하면서 본격적인 민간 우주여행 시대의 막이 올랐다. /픽사베이

리처드 브랜슨과 제프 베이조스, 일론 머스크는 우주여행·비행 기술을 개발하는 버진 갤럭틱(2004), 블루 오리진(2000), 스페이스X(2002)를 2000년대 초부터 설립하고 우주에 대한 비전과 민간 우주여행을 현실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밝혀왔다. 2021년 드디어 도전에 성공하면서 본격적인 민간 우주여행의 시대가 열리게 됐다. 10년 뒤엔 우주관광 시장 규모가 40억달러(4조594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민간 우주여행을 현실화시킨 버진 갤럭틱, 블루 오리진, 스페이스X의 비행 기록과 성과를 살펴봤다.

◇첫 민간 우주여행에 성공한 버진 갤럭틱 

우주로 가장 먼저 날아오른 건 리처드 브랜슨이 세운 버진 갤럭틱이다. 지난 7월 11일 오전 8시40분, 미국 뉴멕시코 스페이스포트 우주센터를 출발한 버진 갤럭틱의 유인우주선은 고도 86km 상공까지 올라간 뒤 1시간10분 후에 우주공항으로 무사히 돌아왔다. 우주선에는  브랜슨과 버진 갤럭틱 직원 3명, 조종사 2명까지 총 6명이 탑승했다. 


버진 갤럭틱의 유인우주선 발사 장면. /버진 갤럭틱

버진 갤럭틱이 개발한 유인우주선 ‘스페이스십투’는 모선 비행기인 ‘이브’와 ‘유니티’로 구성됐다. 이브가 동체 아래에 유니티를 매달고 16㎞ 상공에 도달한 뒤 모선에서 유니티가 분리돼 고도 약 86㎞에 도달했다. 모선의 이름 이브는 브랜슨이 자신의 어머니 이름인 이브 브랜슨에서 따왔다.

유니티가 분리돼 상승한 후 착륙할 때까지 걸린 시간은 약 14∼17분. 탑승객들은 그중 약 4분 동안 무중력 상태를 경험했다. 탑승객들은 공중을 떠다니며 12개의 원형 객실 창문을 통해 지구와 우주의 풍경을 하늘에서 감상했다. 유니티는 짧은 우주여행을 마치고 스페이스포트 우주센터로 귀환했다.이 모든 과정은 버진 갤럭틱 홈페이지를 통해 생중계됐다. 발사부터 착륙까지는 약 1시간이 걸렸다.

우주에서 무중력을 체험하고 있는 리처드 브랜슨과 탑승객들. /버진 갤럭틱

브랜슨은 2004년 버진 갤럭틱을 설립해 과학자와 우주관광객을 위해 우주궤도 아래까지 비행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첫 비행 시기는 2009년으로 잡았지만 계획대로 진행되지 못했다. 2014년 첫 시험비행에선 우주비행선이 산산조각이 나 조종사 1명이 사망하고 1명은 중상을 입었다. 이후 시험 비행은 2016년까지 중단됐다. 버진 갤럭틱은 올해 다시 시험 비행에 나서 지난 5월22일 첫 시험 비행에 성공했다. 당시 비행은 유니티의 세 번째 유인 우주비행이었지만, 버진 갤럭틱이 계획하고 있는 우주관광과 동일한 방식으로 진행된 것은 7월 11일 비행이 최초다.

우주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브랜슨은 “모든 것이 마법 같았다. 아직 우주에 있는 것만 같다”고 했다. 또 “우리가 여기까지 오는데 17년 동안의 노고가 있었다”면서 성공을 자축하며 샴페인을 터뜨렸다. 

버진 갤럭틱은 올해 안에 두 차례 더 시범비행을 한 뒤 내년 초부터 정식 준궤도 우주관광 사업을 벌일 계획이다. 현재까지 650여명이 우주관광을 예약했으며 버진 갤럭틱이 제시한 요금은 25만달러(약 3억원)로 알려졌다.

◇ ‘카르만 라인’ 돌파, 우리가 최초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설립한 블루 오리진은 7월 20일 우주여행에 성공했다. 블루오리진은 이날 오전 9시10분께 미국 텍사스주 반혼에서 뉴셰퍼드를 발사했다. 

뉴 셰퍼드의 추진체와 분리된 유인 캡슐이 해발고도 107㎞에 도달하며 카르만 라인(지구 대기권과 우주의 경계선, 고도 100km를 기준으로 함)을 넘어 우주에 도달했고 베이조스를 비롯한 탑승자 4명은 무중력에 가까운 극미중력 상태를 3~4분간 경험했다. 이들은 캡슐 전체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거대한 창문을 통해 우주와 지구를 조망한 뒤 10여분간 비행을 마치고 귀환했다. 

블루 오리진의 우주 비행이 성공한 이날은 아폴로 11호의 닐 암스트롱과 버즈 올드린이 인류 최초로 달에 착륙한 지 52주년 되는 날이기도 하다.

우주여행을 마치고 귀환에 성공한 뉴셰퍼드호의 탑승객들. /블루 오리진

민간인 최초의 우주여행이라는 기록은 베이조스가 브랜슨에게 밀린 게 사실이다. 미국 아폴로11호의 달 착륙 52주년에 맞춰 우주로 떠나겠다고 베이조스가 선언하자 브랜슨의 버진 갤럭틱이 일정을 앞당겨 우주비행을 먼저 성사시켰기 때문이다.

그러나 블루 오리진은 자신들의 비행이야말로 ‘인류의 최초 비행(First human flight)’이라고 강조했다. 그이유는 국제적으로 공인된 카르만 라인에 있다. 국제항공연맹(FAI)은 카르만 라인을 넘어서는 지점부터가 우주라고 규정하고 있다. 

브랜슨이 세운 최고 비행고도 기록은 88.5㎞로 미 항공우주국(NASA)의 기준(고도 80㎞)을 넘기기는 했지만 카르만 라인에는 닿지 못했다. 이 때문에 블루 오리진은 카르만 라인을 돌파한 이번이 진정한 첫 번째 민간 우주여행이라는 입장이다. 또한 조종사가 탑승한 버진 갤럭틱과 달리 블루오리진은 조종사가 없는 자동 제어를 도입했다.

뉴셰퍼드호를 타고 우주여행을 다녀온 제프 베이조스의 동생 마크 베이조스(사진 왼쪽부터)와 제프 베이조스, 최고령 탑승자 윌리 펑크, 최연소 탑승자 올리버 데이먼. /블루 오리진

블루 오리진은 이번 비행으로 또 다른 기록을 남겼다. 뉴셰퍼드호에는 베이조스를 비롯해 그의 남동생 마크와 1960년대 미 항공우주국(NASA)의 우주비행사 시험에 통과했지만, 여자라는 이유로 우주인으로 선발되지 못한 82세의 여성 우주비행사 월리 펑크가 탑승했다. 펑크는 역대 최고령 우주인이 됐다. 경매에서 탑승권을 산 아버지를 대신해 우주여행에 나선 18세 예비 대학생 올리버 데이먼은 최연소 기록을 남겼다. 

첫 비행에 성공한 블루 오리진은 10월 12일 미국의 벤처사업가 등 4명을 유인캡슐에 태우고 두번째 우주관광에 나선다.

◇우주 조종사 없는 전원 민간인 우주여행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는 9월 15일 미국 플로리다에 있는 미국항공우주국(NASAㆍ나사)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우주선 ‘크루드래곤’을 발사하는 데 성공했다. 크루드래곤은 사흘간 지구궤도를 탐험한 뒤 미국 플로리다 주 해안에 착륙해 우주여행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이번 우주여행으로 스페이스X는 버진 갤럭틱, 블루 오리진에 이어 민간 우주여행에 합류한 3번째 기업이 됐다. 이번 여행은 다른 민간 우주여행보다는 시기적으로는 늦었지만 구성원과 비행 기간 등 여러 면에서 차원이 다른 기록을 남겼다.

스페이스X의 크루드래곤 발사 장면. /스페이스X

‘인스피레이션4’라고 명명된 이번 우주비행은 버진 갤럭틱, 블루 오리진이 시행한 우주관광과는 비행 고도와 기간도 크게 차이 난다. 버진 갤럭틱은 86㎞ 고도까지 날아가 지구 대기권과 우주의 경계선인 카르만 라인(고도 100㎞)을 넘지 못했고 블루 오리진은 카르만 라인을 돌파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스페이스X의 크루드래곤은 420㎞에 머무르는 국제우주정거장(ISS)과 540㎞에 머무르는 허블우주망원경보다 각각 160㎞, 35㎞ 더 높은 575㎞ 상공에서 사흘간 매일 지구를 15바퀴 이상 돌았다. 이는 1972년 종료한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아폴로 계획 이후 인류가 도달한 우주 공간 중 가장 먼 곳이다.

총 4명의 탑승객이 모두 민간인으로 전문 우주비행사가 없는 것도 특징이다. 앞서 비행한 브랜슨이나 베이조스와 달리 일론 머스크는 이번 비행에 참여하지 않았다. 탑승객 중 한 명인 재러드 아이잭먼은 미국 신용카드 결제 처리 업체 ‘시프트4페이먼트’의 창업주로 포브스에 따르면 24억달러(약 2조8092억원) 규모의 재산을 소유한 억만장자다.

민간인으로만 이뤄진 스페이스X 크루드래곤의 탑승객들. /스페이스X

이번 우주여행을 위해 아이잭먼은 스페이스X에 거액을 내고 크루 드래건 네 좌석을 통째로 샀다. 이후 골수암을 이겨낸 세인트 주드 어린이 병원 간호사 헤일리 아르세노, 지구과학 교수 시안 프록터, 이라크전에 참전한 미 공군 베테랑 크리스 셈브로스키 등을 동승자로 선발했다. 이들은 이번 우주비행을 위해 지난 6개월 동안 스페이스X에서 별도의 훈련을 받았다. 우주선 조종법과 시뮬레이션 비행 등도 진행했다.

우주선의 조종은 모두 자동으로 제어됐다. 그 덕분에 탑승객들은 우주선 내에서 단체 사진을 찍고 노래를 듣거나 피자와 샌드위치, 파스타 등으로 식사를 하며 여행을 즐겼다. 또 탑승객들은 영화배우 톰 크루즈와 교신해 우주 체험을 공유하고 SF 코미디 영화도 감상했다. 미국 아동 병원과 어린이 환자를 돕기 위한 자선 모금 활동도 진행했으며 몇 가지 과학 실험도 진행했다.

스페이스X의 우주비행이 성공하면서 궤도비행을 체험하고 싶은 부호들이 스페이스X에 몰리고 있다. 내년에 예정된 스페이스X 우주 여행 상품은 좌석당 5500만달러(약 642억원)에 팔렸다 .스페이스X는 앞으로 1년에 최대 6차례 관광선을 발사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이미 4건은 예약이 완료됐다.



글 시시비비 키코에루
시시비비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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