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게임’이 뜨기 전 ‘백종원 게임’이 있었다. 음식 이름을 대고, 이를 포털사이트에 검색해서 첫번째 페이지에 백종원 레시피가 뜨면 벌칙을 받는 게임이다. 그만큼 백종원의 요리법이 널리 쓰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방송가에선 ‘월화수목백종원’이란 말이 돌 정도로 그의 이름을 건 프로그램이 자주 등장한다. 최근 OTT에도 진출해 ‘백스피릿’, ‘백종원의 사계’ 등도 주목 받고 있다. 그가 유튜브에서 선보인 채널 ‘백종원의 요리비책’은 구독자 500만명을 넘어섰다. 

온라인에서 유명한 ‘백종원 유니버스’라는 말도 이런 맥락에서 나왔다. 백종원이 알려준 레시피로 집밥을 만들고, 그의 프랜차이즈에서 외식을 하고, 그가 방문한 식당에 줄을 서는 현상이 수년째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일상 곳곳에 스며든 ‘백종원’. 방송인이자 더본코리아 대표인 그는 어떻게 장르가 됐을까. 


백종원이 출연중인 방송 프로그램. /SBS, tvN

백파더 방송화면. /MBC

‘백주부·백선생·백파더’…친근한 이미지로 간단한 요리법 전수 

백종원은 대중들이 ‘먹방’, ‘쿡방’에 열광하던 시기 방송에 등장했다. 방송에서 요리 연구가로 활약하며 한식·중식·일식 등 장르를 넘나드는 요리를 선보였다. 요리에 대한 식견이 넓은 그는 특정 분야의 음식을 만드는 데 특화된 셰프에 비해 쓰임이 다양했다. 

그의 인기 요인 중 하나는 ‘쉬운 요리법’을 전수한다는 것이다. 과거 요리 관련 방송은 주로 주부들이 대상이었다. 하지만 그가 등장하면서 요리 초보나 1인 가구 등으로 시청층이 다양해졌다. 종이컵이나 숟가락 등을 사용해 간단한 계량 방법을 알려주는가 하면 집에서 식당음식맛 내는 법, 라면 맛있게 끓이는 법 등 알짜배기 정보를 전한다. 

입담과 솔직함도 한몫한다. 푸근한 충청도 말씨를 사용하는 그는 요리법을 알기 쉽게 전달하며 ‘백주부’, ‘백선생’, ‘백파더’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는 요리 과정을 보여주면서 설탕 등 조미료를 쓰는 것에도 주저함이 없다. 오히려 “조미료를 넣으면 더 맛있다”고 이야기한다. 조미료를 권장할 순 없지만 시청자들이 원하는 맛을 내기 위해 어떤 게 필요한지 솔직하게 말하는 식이다. 그렇게 그가 음식을 하는 행위와 먹는 행위는 그 자체로 콘텐츠가 됐다. 이는 10년 가량 온오프라인 방송 프로그램에서 단골 소재로 쓰이며 그의 인기도 계속되고 있다.

본캐는 사업가 

벡종원의 본캐는 더본코리아 대표다. 그는 한식·분식·양식·카페 사업 등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며 20여개에 달하는 브랜드를 만들었다. 현재 더본코리아 브랜드로 운영되는 외식업 매장은 전국에 1700여곳이다. 

연세대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한 백 대표는 대학생때부터 호프집을 운영하면서 남다른 사업 수완을 발휘했다. 하지만 목조건축 사업에 크게 실패하며 17억원 가량의 빚을 떠안기도 했다. 그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차는 있는데 기름값이 없어서 걸어다녔다”며 “급한대로 2000만원을 일수로 빌려 직원들 월급을 줬다”며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1993년 원조쌈밥집 개업 당시 백종원 대표 모습. /더본코리아

쌈밥집 방송화면 /스브스캐치


대패삼겹살. /더본코리아

백 대표는 1993년 논현동 먹자골목에서 시작한 ‘원조쌈밥집’을 통해 재기에 성공했다. 국내 최초로 ‘대패 삼겹살’을 선보이면서다. 대패삼겹살은 백 대표가 가게 오픈 당시 육절기 구입에 돈을 아끼려다 실수로 햄을 써는 저렴한 육절기를 구입하면서 탄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삼겹도 마찬가지다. 백 대표는 소갈비를 삼겹살 모양으로 잘라내 우삼겹을 개발했다. 대패삼겹살 등이 인기를 끌면서 유사 브랜드도 하나 둘 생겨나기 시작했다. 이에 백 대표는 1998년 상표 등록을 마쳤다. 

백 대표는 1994년 더본코리아 법인을 설립하고 본격적으로 외식산업에 뛰어들었다. 이어 1998년 한신포차, 2002년 본가, 2005년 새마을식당이 차례로 성공을 거두면서 성공한 외식사업가로 입지를 굳혔다. 현재 경기불황으로 수많은 외식 프랜차이즈가 사라졌다 생겨나는 상황임에도 더본코리아는 작년 매출 1507억원을 거두며 선전하고 있다. 최근에는 전통주와 소 곱창 등 특수시장에도 진출했다. 또 ‘백종원의 골목식당’ 포방터편에 소개돼 인기를 끌었던 돈까스집 ‘연돈’과도 프랜차이즈 매장을 내 화제가 됐다. 백 대표는 외식업에 이어 호텔업까지 운영하면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골목상권 침해·문어발 확장 등 논란도…

인기가 높아질수록 백종원에 대한 논란과 비판도 끊이지 않는다. 방송에 비치는 ‘자영업 살리기’ 조력자 이미지와 본캐인 거대 프랜차이즈 사업가 이미지는 모순적이기 때문이다. 가장 큰 논란은 사업을 문어발식으로 확장하며 골목상권을 파괴한다는 지적이다. 공공재 일종인 방송을 본인 사업 확장에 이용하고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일례로 최근 더본코리아의 연돈 프랜차이즈 사업과 전통주·소곱창 등 특수시장 진출 관련 비판이 있다. 네티즌들은 “골목식당 프로그램을 결국 사업 홍보 수단으로 활용했다”, “방송이 요식업 대표를 이렇게 무차별적으로 홍보해줘도 되는거냐”, “자영업하는 사람들은 그를 골목상권 파괴자라고 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백 대표는 골목상권 침해·문어발 확장 논란에 대해 2018년 국감장에서 입을 연 바 있다. ‘도태될 분은 도태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준비 안 된 사람은 음식 장사하지 말라는 의미이며, 어설픈 사람은 도태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며 “장기적으로 건강한 외식업자가 생겨 외식업 파이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골목상권과 먹자골목을 헷갈리면 안된다”고 말했다. 먹자골목은 권리금만 최소 2억원 이상인 가게들로, 영세상인이 밀집한 골목상권과 다르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프랜차이즈 가게들은 골목상권이 아니라 먹자골목에 들어가기 때문에 영세 자영업자들과 직접 경쟁을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문어발식 확장 논란에 대해선 한 언론 인터뷰에서 “소스 판매, 물류 사업, 배추농사 등 주변 분야까지 다 진출하는 것이라면 문어발이라고 볼 수 있겠지만 같은 외식업 안에서 다브랜드, 다점포 전략을 쓰는 것이 문어발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어 “프랜차이즈 본사의 업무는 브랜드를 개발하는 것”이라며 “브랜드를 많이 만드는 이유는 한 브랜드의 시장성이 떨어지거나 점주가 싫증을 냈을 때 옮겨 탈 브랜드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본인 사업에 방송을 이용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일회성으로 물건을 파는 거라면 광고 효과를 누릴 수 있지만 가맹점은 다르다”며 “맛이 없으면 계속 오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골목식당’ 프로그램은 본인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자영업 노하우에 초점을 맞춘 프로그램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골목식당은 장사 오래한 사람들도 모르는, 누구도 안가르쳐주는 사실들을 알려주면서 방송의 공공적, 공익적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본다. (이는) 외식업을 준비하는 사람이나 일반 시청자도 이를 활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글 시시비비 이은
시시비비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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