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훈∙배용준∙박찬호 등 스타트업 투자 대열에
신선식품∙교육 플랫폼부터 가상현실 기술 투자까지

“부동산 투자요? 저는 스타트업에 투자합니다.”

‘연예인 빌딩 부자’, ‘부동산 재벌 스타’라는 말이 이젠 식상하게 들릴지도 모르겠다. 이름난 셀럽들이 부동산을 넘어 제3의 투자처를 찾아 나서고 있다. 바로 스타트업이다. 스타트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투자를 통해 밑거름을 만들어주는 이들을 ‘테크 셀레스터(Tech-Celestor·스타트업에 투자하거나 직접 운영하는 셀럽)’라고 한다. 


국내에는 어떤 연예인이 테크 셀레스터로 이름을 알렸는지 알아봤다.


배우 배용준(가운데)이 원라이프원테크놀로지 당시 공동대표를 맡고 있던(왼쪽) 대표와 이웅희 대표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와홈 제공

◇1호 테크 셀레스터 ‘배용준’

국내 1호 테크 셀레스터로 알려진 배우는 바로 원조 한류 스타 ‘배용준’이다. 배용준은 2015년 홈클리닝 서비스 와홈을 제공하는 스타트업 원라이프원테크놀로지(현 H2O 호스피탈리티)에 투자하면서 투자자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투자 당시 배용준은 “고객 편의성 극대화는 물론 가사도우미의 업무환경 개선에도 노력하는 서비스 철학을 보고 서비스 출시 한 달 만에 투자 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고 밝혔다.

같은 해 배용준은 화장품 브랜드 SNP 제조업체 SD생명공학에 수십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또 2017년에는 스페셜티 커피전문점 ‘센터커피’와 가상현실 기술 스타트업인 폴라리언트에도 거액을 투자했다. 가상현실 및 증강현실 관련 기술과 실내 위치확인 기술 등을 보유한 회사였다. 배용준을 포함해 다양한 벤처사에서 투자를 받은 폴라리언트는 2019년 쏘카가 인수했다. 배용준은 2018년 이강혁 대표와 블록체인 서비스 개발 및 컨설팅 기업 ‘퀸비컴퍼니’를 공동 설립하기도 했다.

마켓컬리에 투자한 배우 이제훈. /컴퍼니온 공식 포스트 캡처

◇“스타트업 투자는 좋은 배우가 되는 길과 비슷”

2019년 3월 스타트업 투자자로서 ‘혁신금융 비전 선포식’에 대담자로 나선 배우도 있다. 이제훈이다.

자신을 신선식품 플랫폼 ‘마켓컬리’ 엔젤투자자라고 밝힌 그는 “우연히 좋은 기회로 스타트업에 힘을 보태게 됐는데, 그 과정이 소속사가 배우 지망생 중에서 인재를 발굴하고 트레이닝을 시켜 좋은 배우로 키워내는 과정과 유사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참신한 아이디어나 성장 가능성이 있는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엔젤투자를 하고 있다”며 “약소하지만 제 투자로 스타트업이 성장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최초 새벽배송을 시작한 마켓컬리는 2022년 상반기를 목표로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2020년 거래액은 1조원 이상이었고, 2021년에는 2조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제훈은 마켓컬리 외에도 공유 플랫폼 전문기업 오티디코퍼레이션 같이 좋은 사업 아이디어를 갖고 있지만 초기 자금이 부족한 유망 기업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투자 금액을 밝히진 않았지만 스타트업 별로 1억~5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과거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출연했던 이동국과 그의 다섯 자녀. /SBS 방송화면 캡처


황선하(왼쪽) 아자스쿨 대표와 이동국. /아자스쿨 제공

◇이동국, 국가대표 축구에서 스타트업 투자자로 변신

전 국가대표 축구선수이자 다섯 남매 다둥이 아빠인 이동국에게도 ‘스타트업 투자자’라는 수식어가 숨겨져 있었다. 이동국은 2019년 2월 교육 체험 학습 플랫폼 ‘아자스쿨’에 수억원을 투자하고 3대 주주로 이름을 올렸다.

아자스쿨은 1000여개 체험학습을 모아 아이들이 다양한 경험을 하도록 돕는 체험학습 플랫폼이다. 단순히 교육 서비스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진로 적성검사와 교육 추천, 교육 후 체험학습 보고서를 완성해 학부모에게 발송하는 체험학습 토털 솔루션이다.

황선하 아자스쿨 대표는 ‘아이들이 크는 과정에서 부모, 또래 친구들과 즐겁고 행복한 체험학습을 경험하고 미래의 모습을 스스로 만들어가는 힘을 길러야 한다’는 철학으로 플랫폼을 개발했다. 이동국 역시 황 대표의 철학에 공감하면서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 후에는 아자스쿨 행사에 참여하면서 힘을 보탰다. 정식 모델 계약을 맺은 건 아니지만 회사 경영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에 적극 참여하고 있는 셈이다. 이동국이 투자한 아자스쿨은 2020년 기준 기업가치가 150억원을 웃돈다.


박찬호 벤처파트너. /스파트랩 제공

◇벤처 투자 나선 ‘코리안 특급’

한국인 최초 메이저리거 박찬호는 은퇴 후 2019년 스타트업 투자자로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글로벌 액셀러레이터 스파크랩 상임고문을 맡으며 이 회사 벤처파트너로 합류했다.

당시 박찬호는 기자간담회를 통해 “꿈을 향해 도전하는 젊은 스타트업 창업가에게 힘을 보탤 수 있을 거라 생각해 벤처파트너 제안을 수락했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 선수 시절 파이낸스와 관련된 만남을 많이 가졌고, 많은 스타 선수들이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것을 보고 관심을 갖게 됐다”며 “스타트업 성장을 통해 사회에 공헌하고 싶어 동참하게 됐다”고 했다.

재계는 더 많은 테크 셀레스터가 등장하기를 희망한다. 재계 한 관계자는 “한국도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연예인이 늘고 있지만 해외 선진국에 비하면 아직 걸음마 수준”이라고 했다. 이어 “셀럽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큰데, 앞으로 이들이 스타트업 성장에 더 관심을 둔다면 스타트업 투자 저변이 확대되고 스타트업 시장 발전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글 시시비비 하늘
시시비비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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