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모리스 여준엽 대리
‘담배 연기 없는 미래’ 꿈꾸는 담배 회사
면접에서 직무 역량, 경험 묻지 않아

담배 연기 없는 미래를 꿈꿉니다.

금연 캠페인에서 들을 법한 이야기지만, 역설적이게도 담배 회사의 목표다. 담배 연기 없는 세상을 위한 제품을 개발하고 청소년은 물론 비흡연자에게는 담배를 절대 권하지 않는 이 담배 회사는 글로벌 기업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이다.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은 전 세계 담배 시장 점유율 1위 회사로, 말보로와 팔리아멘트 같은 일반 담배와 히팅 방식의 아이코스, 그리고 아이코스 전용 담배 히츠(HEETS)를 생산한다.

이런 담배 회사가 2014년(한국에는 2017년 6월 출시) 궐련형 담배를 출시하면서 새로운 비전 ‘담배 연기 없는 미래’를 발표했다. 백영재 한국필립모리스 대표는 최근 국내 한 포럼에서 “필립모리스의 비연소 제품은 흡연을 지속하고자 하는 성인 흡연자를 위한 대안이다. 담배 연기가 없고 일반 담배보다 일정한 유해물질 배출이 평균 약 95% 감소한 제품이다. 필립모리스는 지난 2008년 이후로  비연소 제품 분야에 9조원 이상을 투자했다”고 말했다. 이어 “적절한 규제와 시민사회의 지지를 바탕으로 궁극적으로는 비연소 제품으로 불을 붙여 피우는 일반담배를 완전히 대체하는 것이 회사의 비전”이라고 말했다.

흡연자나 비흡연자 상관없이 이 비전에 공감한 많은 이들이 필립모리스 한국 지사에서 일하고 있다. 필립모리스 커뮤니케이션팀 여준엽(27 씨 역시 비흡연자이지만 회사의 비전에 공감해 입사를 결정했다. 여준엽씨에게 한국필립모리스 이야기를 들어봤다.


여준엽씨가 ‘담배 연기 없는 미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국필립모리스 제공

-담배 회사에서 ‘담배 연기 없는 미래’를 지향하는 게 신기한데요.

“‘담배 연기 없는 미래’는 필립모리스 한국지사뿐 아니라 본사와 전 세계 지사가 함께 지향하는 비전입니다. 많이 생소하고 담배 회사와는 거리가 멀어 보일 수 있지만, 저희 회사에서는 아이코스 등 비연소 제품으로 일반 담배를 완전히 대체하겠다는 목표를 비전을 통해 알리고 있습니다. 성인 흡연자에게 가장 좋은 선택은 당연히 금연이지만, 흡연을 지속하려는 성인 흡연자는 일반 담배보다 더 나은 대안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흡연을 시작하지 마세요. 흡연하고 있다면 끊으세요. 끊지 않겠다면 바꾸세요’가 담배 연기 없는 미래 비전의 핵심이고, 모든 직원이 이 비전을 위해 일하고 있습니다. 저 역시도 이런 회사의 미래상에 공감해 입사했죠.”

-회사 비전을 보고 입사한 건가요?

“대학생 때 창업을 하고 싶었습니다. 창업하고 싶다고 하니 주변에서 창업하려면 큰 기업에 가서 일을 먼저 배우라고 하더군요. 그런데 대기업에 가면 전통적인 업무 방식을 따를 수밖에 없을 것 같았죠. 큰 기업이면서도 혁신을 배울 수 있는 곳을 찾다가 비연소 제품을 한국에 출시한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을 알게 됐습니다.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은 180개국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인데, 과감히 기존 담배 산업을 뒤로하고 새로운 시도를 한다는 게 신선하게 느껴졌습니다. 함께 알게 된 비전 역시 마음에 들었죠. 또 저는 담배를 피우지 않지만 저 같은 비흡연자도 공감할 수 있는 큰 비전으로 움직이는 기업이라는 점이 큰 매력으로 작용했습니다.”

여준엽 씨는 2019년 10월 필립모리스의 글로벌 인턴십 프로그램인 인콤파스(INKOMPASS)를 통해 입사했다. 인콤파스는 채용전환형 인턴십이다. 지원자의 스펙과 경험보다 역량, 장점 등을 평가하는 프로그램으로, 취업준비생 사이에서 유명하다.

-인콤파스 채용 과정은 어땠나요.

“인턴 채용 과정은 서류 제출, 영상 녹화, 원데이 면접으로 이뤄졌습니다. 구성 자체는 다른 기업과 크게 차이는 없지만 지원자에게 요구하는 게 조금 다릅니다. 서류 제출에서 이력서나 자기소개서를 따로 받지 않습니다. 지원자가 입력해야 하는 건 간단한 개인정보뿐이죠. 개인정보를 입력하면 인·적성 시험을 볼 수 있습니다. 시험이 끝난 지원자에게 특정 질문이 주어지는데, 지원자는 해당 질문에 대한 답을 영상으로 녹화해서 올리면 됩니다.

전형 합격자는 원데이 면접을 봅니다. 원데이 면접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되는데, 에세이 작성과 PT발표, 1대1 면접, 비즈니스 전략 수립에 대한 팀 논의 등으로 짜입니다. 신기한 건 면접을 진행하는 내내 담배나 회사, 직무에 관련된 질문은 일절 없었다는 겁니다.”

인콤파스 인턴십 당시 자료를 들여다보고 있는 여준엽(왼쪽)씨. 정규직 전환 직후 동기들과 함께 찍은 사진(오른쪽) /한국필립모리스 제공

-스펙이나 직무 역량을 따지지 않는다면, 어떤 방식으로 평가가 이뤄지나요?

“여느 기업이라면 입사 지원자에게 통상 물어보는 스펙이나 직무 관련 질문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원데이 면접에서 주어지는 과제도 담배나 회사와 관련된 내용은 하나도 없었죠. 경영학과 조별과제에서 접할 수 있는 발표와 토론 정도였어요. 정말 기억에 남는 건 1대1 면접에서 ‘어떤 사람이 되고 싶냐’는 질문이었습니다. “남을 이해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답했는데, 이거에 대해서 굉장히 길게 토론을 했어요. 기업 면접이라기보다는 모르는 분과 커피를 마시면서 대화하는 기분이었습니다. 이제 막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지원자에게 직무 능력이나 화려한 스펙을 요구하는 게 아니라 각자의 장점과 가치관 등을 확인하는 과정 같았습니다.”

여준엽씨는 원데이 면접에 합격해 마케팅 부서에서 인턴십을 시작했다. 당시 인턴십은 겨울 방학과 여름 방학 6주씩 총 두 차례(두 사이클·한 번의 과정을 사이클이라 칭한다)에 걸쳐 진행했다. 인턴은 한 사이클 당 각기 다른 프로젝트를 직접 맡는다. 첫 프로젝트의 경우 기업과 제품 전반을 아우를 수 있는 과제가 주어지고 두 번째는 조금 더 부서에 특화한 과제가 주어진다.

여씨가 맡은 프로젝트는 ‘과학에 기반한 아이코스 제품을 가지고 소비자와 소통할 방법 찾기’와 ‘브랜드 유튜브 콘텐츠 계획 세우기’였다. 이때 직접 한국 지사에 있는 직원은 물론 본사, 해외 지사, 소비자와 소통하면서 본인의 과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다. 모든 프로젝트와 평가가 끝난 뒤 각자의 퍼포먼스와 역량 평가를 종합적으로 반영해 좋은 성과를 낸 인턴을 정규직으로 전환한다. 

-채용 전환 확정 후 감회가 남달랐을 것 같습니다.

“인턴십 지원 과정부터 프로젝트 수행까지 값진 시간이었고 좋은 기회였기 때문에 후회 없이 임했습니다. 그만큼 결과도 좋아서 뿌듯했습니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점은 인턴이지만 회사에 소속됐다는 느낌을 받았다는 것입니다. 사실 프로젝트를 맡아도 회사와 연관이 없거나 중요하지 않은 과제라면 소속감을 느끼기 어려워요. 그러나 맡은 과제는 실제로 회사에서 해결하고 싶어 하고 또 모든 직원이 함께 고민하는 문제였습니다. 그렇기에 한국필립모리스뿐 아니라 본사, 해외 지사 직원 등에게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고 마치 실제 직원처럼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었습니다.”

여씨는 2019년 10월 기업 커뮤니케이션팀에서 일을 시작했다. 마케팅 부서로 지원했지만 마지막 프로젝트가 끝난 후 커뮤니케이션팀 디렉터에게 함께 일해보자는 제안을 받았다. 여준엽씨는 “커뮤니케이션팀 업무가 개인적으로 해보고 싶었던 일과 일맥상통해 제안을 고맙게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소비자와 사회에 회사를 알리는 대외 커뮤니케이션과 전 직원이 한 팀으로 일할 수 있도록 돕는 내부 커뮤니케이션 업무를 동시에 하고 있다.

필립모리스 근무 환경. /한국필립모리스 제공

-많은 이들이 외국계 기업을 선호하는데, 글로벌 기업에서 일하는 고충은 없나요?

“해외에 있는 다른 지사와 소통하며 업무를 할 때 생각보다 많은 배경지식이 필요했습니다. 예를 들면 한국 직원과 업무를 처리할 때는 따로 이해해야 할 내용이 없습니다. 같은 시장에서 같은 소비자를 대상으로 일을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해외 지사 직원과 소통할 때는 그들이 한국 시장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훨씬 더 많은 양의 정보를 전달해줘야 해요. 처음에는 이 과정이 생소해서 어떤 부분까지 부가 설명이 필요하고 어느 정도의 자료가 추가로 필요한지 몰랐어요. 선배에게 많이 물어보고 또 개별 학습도 하면서 조금씩 익숙해졌습니다. 또 한국 시장 상황에 대해 알려줘야 하는 입장이라 덕분에 공부를 더 많이 하게 됐고 이쪽 산업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됐어요.”

-글로벌 기업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업무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교육 프로그램이 잘 마련돼 있습니다. 글로벌 기업이라 비즈니스 영어를 사용할 일이 정말 많은데요, 학창 시절 공부를 했지만 비즈니스 영어를 사용하는 건 처음이었어요. 사내에 비즈니스 영어 교육이 따로 있어서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또 커뮤니케이션 관련자일 경우 스위스 본사에서 주관하는 언론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들을 수 있습니다. 토크쇼나 언론 홍보 상황을 가정하고 질의응답을 주고받는 형식입니다. 실제 상황처럼 카메라도 준비돼 있습니다. 제가 한 답변을 듣고 바로 피드백을 해주세요.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키울 수 있는 좋은 방법 같아요.”

-어떤 이들에게 필립모리스 입사를 추천하고 싶은가요. 합격 팁도 부탁드려요.

“글로벌 기업에 관심이 있거나 본인의 업무 스타일이 주도적인 사람이라면 충분히 매력 있는 회사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주변 후배들에게도 추천하고 있고요. 또 본사, 한국 지사, 해외 지사 구분 없이 하나의 비전을 목표로 둔 회사에서 일하고 싶은 분들께도 추천합니다.

글로벌 인턴십 인콤파스 지원자라면 본인의 주장을 잘 전달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타인의 이야기를 잘 듣는 것도 중요합니다. 면접에서 토론처럼 의견을 나누는 시간이 많은데, 자신의 주장을 강하게 펼치는 것 못지않게 다른 지원자가 어떻게 이야기하는지 듣고 중간중간 나의 의견이나 주장을 수정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영어 면접에 대한 부담은 느끼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모든 면접이 영어로 진행돼 부담감을 느끼는 친구들이 많아요. 그러나 자기 생각을 잘 정리만 할 수 있으면 충분히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겁니다.”

-앞으로의 계획과 목표는요.

“커뮤니케이터로서 가장 큰 목표는 ‘담배연기 없는 미래’라는 회사의 비전을 소비자가 함께 공감할 수 있도록 진정성 있는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지속해 나가는 것입니다. 담배 회사와는 어울리지 않은 역설적인 비전으로 들리겠지만, 우리는 정말 진심이고, 전 세계 400여명의 과학자가 그런 제품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대체 제품 개발뿐 아니라 흡연으로 생기는 사회적 문제 해결에도 앞장서고 있습니다. 미성년자 흡연 예방을 위해 매년 10만곳 이상의 전국 소매점에 청소년 흡연 예방 내용을 담은 스티커를 드리고 있습니다.

또 비흡연자에겐 제품 판매를 막고 있습니다. 비흡연자는 아이코스 스토어 입장 자체가 안됩니다. 입장 전 흡연 여부를 먼저 확인하고 있어요. 물론 한계가 있겠지만 최대한 담배와의 접촉을 방지하고 있습니다. 아쉽게도 이런 내용들은 많이 알려지지 않은 것 같아요. 기업의 매출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먼저 사회적으로 지켜야 할 것들이 있고 회사도 이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우리가 노력하고 있는 부분을 꾸준히 이어가고 소통하고자 하면 언젠가는 많은 분이 알아봐 주지 않을까 싶습니다.”

글 시시비비 하늘
시시비비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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