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우윳값 인상 도미노 여파
비싼 신선 우유 대신 수입 멸균·대체유 인기

10월 1일부터 마트에서 파는 서울우유(1리터짜리) 가격이 2500원에서 2700원대로 올랐다. 업계 1위인 서울우유가 우윳값을 5.4% 인상하자 매일유업이 4~6% 올렸고, 남양유업(4.9%)과 롯데푸드(4.9%), 동원F&B(6%), 빙그레(6~7%), hy(7.1%) 등이 잇따라 우윳값 올리기에 나섰다. 앞서 낙농진흥회가 8월 1일 원유 가격을 1리터당 926원에서 947원으로 올리면서 우려된 우유 가격 도미노 인상이 현실화한 것이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 직원이 우유를 진열하고 있다. /조선DB

국내 우윳값이 줄줄이 오르면서 가격 인상 영향을 받지 않는 멸균 우유나 두유, 아몬드유 등 대체유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특히 수입 멸균 우유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최근 구매정보 커뮤니티나 인터넷 카페 등에는 독일의 작센과 폴란드 리솔라, 이탈리아 아르보리아, 프랑스 프로메스, 호주 데본데일 등 외국에서 생산되는 멸균 우유 할인 소식이나 후기가 많다. 국가별로 생산되는 멸균 우유를 비교하고, 원유에 따른 고소함의 차이나 지방 함량 등 정보를 공유하기도 한다.

멸균 우유는 135~150도 온도에서 2~5초간 가열해 실온에서 자랄 수 있는 미생물을 완전히 사멸한 우유를 말한다. 우유 풍미와 영양성분 함량은 일반 우유와 차이가 없다. 별다른 보존료나 첨가물도 사용하지 않는다. 무균 포장용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1개월 이상 상온에서 보관할 수도 있다. 마트나 편의점 냉장코너에서 볼 수 있는 일반 우유는 멸균 우유가 아닌 ‘살균 우유’로 분류한다. 살균 우유는 냉장 보관이 필수다. 

수입 멸균 우유의 가장 큰 장점은 가격이다. 수입 멸균 우유 가격은 대부분 국내 살균 또는 멸균 우유보다 낮다. 작센(독일) 멸균 우유 1리터 가격은 대형마트에서 1708원, 올덴버거(독일)와 라솔라(폴란드) 멸균 우유는 1리터에 2150원~2250원 선이다. 2700원 전후에 판매되는 서울우유 흰 우유 1리터에 비해 최대 40%가량 싸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 중인 수입 멸균유. /SSG 캡처

한 네티즌은 “온라인 오픈마켓에서 수입 멸균 우유 1ℓ짜리 12개를 1만 3850원에 샀다. 배송비 붙으면 1만 6000원”이라고 했다. 100㎖당 300~400원에 팔리는 국산 멸균 우유보다 싸다. 배송료를 부담하더라도 해외 직구로 우유를 대량 구매하면 훨씬 싸고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수입 우유는 젖소를 목초에서 방목하는 방식으로 길러 국내 우사 사육 방식보다 생산비가 적게 든다. 국내 젖소와 품종이 달라 영양 성분 함량에도 차이가 있다. 이 때문에 특유의 맛이 있는데, 이를 선호하는 소비자도 많아졌다.

관세청 수출입 무역 통계에 따르면 국내 멸균 우유 수입량은 2016년 1214톤에서 2020년 1만1413톤으로 약 9배 늘었다. 2021년 8월 기준 멸균 우유 수입량(1만4275톤)은 이미 2020년 수입량을 넘어섰다.

코로나19 유행 이후 온라인 주문이 늘면서 대표 신선식품인 우유도 마트나 편의점 등에서 구매하는 대신 온라인으로 주문하는 소비자가 늘었다. 새벽 배송이나 즉시 배송 서비스를 이용하면 하루 또는 반나절 안에 제품을 받아볼 수 있어 우유 배달 주문에 심리적 장벽도 낮아졌다. 게다가 멸균 우유는 최장 1~2년까지도 보관할 수 있어 ‘집콕’ 소비와 중·소규모 카페 수요가 많아진 것으로 보인다.

귀리, 아몬드 등 식물성 원료로 만든 대체우유. /각 사 홈페이지 캡처

대체 우유로 눈을 돌리는 사람들도 많다. 대체 우유는 귀리(오트), 아몬드 등 식물성 원료에서 단백질과 지방을 추출해 우유 맛을 낸 제품이다. 대체 우유는 젖소에서 뽑아내는 우유와 달리 식물성 원료로 만들기 때문에 친환경·비건 식품으로 선호되며, 유당불내증 같은 소화 문제로 우유를 꺼리는 일반 소비자들도 즐겨 찾는다. 

시장 조사 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대체 우유 시장은 2016년 82억원에서 지난해 431억원으로 5배가량 성장했다. 매일유업은 귀리를 갈아 만든 식물성 음료 어메이징 오트를 선보였고, 코카콜라는 귀리를 이용한 조지아 크래프트 디카페인 오트 라떼를 출시했다. 스타벅스는 오트 밀크를 음료 주문 시에 기본 선택 옵션으로 도입했다.

우윳값 인상 여파로 소비자들이 멸균 우유나 대체 우유 등으로 대안을 찾고 있지만, 우유를 원료로 하는 빵, 치즈, 버터, 아이스크림 등은 가격이 줄줄이 오르는 ‘밀크플레이션’ 우려에 노출돼 있다. 우유 가격 안정을 위한 정부의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글 시시비비 키코에루
시시비비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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