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에게 물려주고 싶은 직업’ TOP5는?

최근 기아차 노조 일부가 “정년 퇴직자와 25년 이상 장기 근속자 자녀를 우선 채용해달라”고 사측에 요구한 사실이 드러났다. 기아차가 5년 만에 생산직 충원을 검토하자 이같은 특혜 채용을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2021년 대한민국에서 ‘음서제(고려시대 고급관료 자제를 시험 없이 채용하던 제도)’가 부활한 것일까. 청년층이 극심한 구직난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일자리 세습을 운운하는 노조를 두고 시대착오적이라는 비판도 거세게 일었다. 한 취업 준비생은 “소위 말하는 ‘흙수저’라 스펙 잘 준비해서 대기업 가는 게 유일한 희망인데, 그마저도 ‘부모 찬스’로 들어간다니 박탈감을 넘어 분노가 끓는다”고 했다. 

한편으로는 “얼마나 좋은 직장이면 자식에게 물려주겠느냐”는 의아함도 생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서 기아차 사업보고서를 보면, 2020년 기준 직원 1인당 평균 급여는 9100만원이다. 근속 연수는 약 22년. 대기업 근속연수가 보통 10여년에 불과한 것과 비교하면 직업 안정성도 상당히 높다. 


대체로 연봉이 높고 직업 안정성이 높아야 ‘자식에게도 권하고 싶은 직업’에 속할 수 있다. /픽사베이

이처럼 자기 자식에게도 물려주고 싶은 ‘만족도 최강’ 직업에는 어떤 일들이 있을까?

물론 이런 직업들은 물려주고 싶다고 마음대로 물려줄 수는 없다. 시험을 통과해 자격을 얻고, 경력을 쌓아야 ‘신이 내린 직장’의 문턱을 넘을 수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이 2017년 발표한 자료를 보자. 국내 621개 직업 종사자 1만9127명을 대상으로 물었더니 판사가 직업 만족도 1위를 기록했다. 직업의 발전 가능성, 급여만족도, 직업 지속성, 근무조건, 사회적 평판, 수행직무 만족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 

2위에는 도선사가 올랐다. 항구에 선박이 안전하게 드나들 수 있도록 안내하는 전문직인데, 연간 10명 안팎을 뽑는다. 국내 도선사는 300명도 되지 않으며, 평균 연봉은 1억원이 넘는다. 6000톤 이상 선박에서 5년 이상 선장으로 승선한 경력이 있어야 한다. 이밖에 목사, 대학 총장, 전기감리기술자 등도 직업 만족도가 높았다. 

하지만 내 직업에 만족하더라도 이를 내 자녀에게도 시키고 싶다는 건 다른 얘기. ‘사회적 평판’ 항목에서 자신의 직업을 자녀에게 권유하고 싶다고 답한 종사자 비율이 높은 직업은 따로 있었다. 특히 교육·연구 분야에서 이같이 답한 사람이 많았다. 초등학교 교장(교감), 판사, 장학사, 목사, 대학 총장, 교수 등이 자식에게도 시키고 싶은 직업으로 꼽혔다. 도선사는 전반적인 직업 만족도는 높았지만, 자녀에게 권유하고 싶은 직업으로는 10위 안에 들지 못했다.

정작 자녀 세대가 꿈꾸는 직업의 세계는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YTN 뉴스 캡처

그렇다면 정작 자녀 세대는 어떤 직업을 원할까. 교육부는 매년 ‘초·중등 진로교육 현황조사’를 한다. 지난해 조사에서 초등학생 장래희망은 운동선수·의사·교사 순이었다. 유튜버는 4위로 전년 대비 한 계단 내려왔다. 중학생은 교사·의사·경찰관, 고등학생은 교사·간호사·생명 자연 과학자 및 연구원 순이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의료직군을 선호하는 비율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초∙중∙고 학생 모두 특정 직업에 장래 희망이 몰리는 경향이 옅어지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고등학생의 경우 희망 직업 상위 10위까지 누계 비율을 다 합쳐도 34%밖에 되지 않는다. 아무리 ‘신의 직장’을 자식에게 물려주고 싶어도 이미 자녀 세대가 꾸는 직업의 꿈은 다양해지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글 시시비비 와일드
시시비비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