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미래지향 인사제도 혁신안 발표
롯데는 순혈주의 타파하고 외부 인재 영입
전 사원 성과급 지급하던 현대차도 달라져

삼성전자가 11월29일 ‘미래지향 인사제도 혁신안’을 발표했습니다. 2016년 6월 삼성을 스타트업으로 만들겠다며 조직 문화를 손본 지 5년 만인데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번 인사제도 개편에 직접 관여했다고 합니다. 급변하는 글로벌 경영 환경에 대응하고, 중장기 성장 기반을 다지기 위해서입니다. 삼성은 인사제도를 개편하려고 사내 조직문화 담당자 1000여명에게 의견을 물었습니다. 달라지는 인사제도는 2022년부터 적용됩니다.


삼성전자 뉴스룸 유튜브 캡처

연공서열 타파와 수평적인 소통 문화 조성이 삼성 인사제도 혁신안의 핵심입니다. 먼저 삼성은 나이와 상관없이 성과가 좋은 직원은 근무 기간과 상관 없이 과감히 승진시키기로 했습니다. 지금까지는 특정 직급에서 일정 기간 근무해야 승격할 수 있는 직급별 표준 체류기간이 있었습니다. 삼성은 이를 없애는 대신 성과와 전문성을 검증하기 위한 승격세션을 도입합니다. 앞으로는 능력만 있으면 30대 직원도 ‘삼성의 별’이라 불리는 임원으로 승진할 수 있습니다. “40대 최고경영자(CEO)까지 나올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게 사측의 설명입니다. 삼성은 또 부사장과 전무 직급을 부사장으로 통합해 임원 직급도 단순화했습니다. 인트라넷에서 볼 수 있었던 다른 직원의 직급과 사번 정보도 지우기로 했습니다.

머니투데이방송 유튜브 캡처

성과 평가 방식도 달라집니다. 그간 삼성은 상대평가로 직원들의 고과 점수를 매겼는데, 앞으로는 성과만 좋으면 누구나 상위 점수를 받을 수 있는 절대평가 체제로 바뀝니다. 고성과자를 인정하고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 최상위 평가만 기존처럼 10% 이내로 운영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우수 인력은 정년이 지난 뒤에도 계속 일할 수 있는 시니어 트랙 제도도 이번 인사제도 개편으로 생겼습니다. 삼성은 직원들끼리 서로 존댓말을 써야 한다는 원칙도 세웠습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상호 존댓말 사용을 통해 상호 존중과 배려 문화를 확산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입사 순으로 승진…‘순번제’ 관행 엎은 롯데

보수적이기로 유명했던 대기업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애플·마이크로소프트·구글 등 미국의 빅테크 기업처럼 유연한 조직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사내 문화를 바꾸고 있는 겁니다. 수십년간 유지해온 관행을 뒤엎는가 하면, 능력만 있으면 적극적으로 외부 인재도 유치하고 있습니다. 불과 수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이죠.

롯데 채용 유튜브 캡처

지난 11월 25일 2022년 정기 임원인사를 발표한 롯데그룹을 봐도 그렇습니다. 그간 롯데는 순혈주의가 강한 대기업으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조직에서 몸 담았던 기간이 긴 순으로 승진하는 이른바 ‘순번제’가 암묵적으로 통했다고 합니다. 임원인사 발표 전 누가 승진할지 미리 어느 정도는 알 수 있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번 2022년도 임원인사에서는 이런 관행이 깨졌습니다. 롯데는 그룹 핵심 사업인 유통·호텔 사업 부문 수장을 모두 외부에서 영입했습니다. 김상현 전 홈플러스 대표가 유통 부문 총괄대표·대표이사(부회장) 자리를 맡았고, 안세진 전 놀부 대표가 호텔 사업군 총괄대표(사장)로 취임합니다. 신임 백화점 사업부 대표(부사장)인 정준호 롯데GFR 대표도 경쟁사 신세계그룹에서 20년 이상 일한 외부 출신 인사입니다.

순번제 관행을 깬 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라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부진한 그룹 실적에 외부 인재 영입 필요성이 절실하다고 느낀 신 회장이 조직에 긴장감을 주기 위해 순혈주의를 깼다는 것입니다. 이번 인사발표 이후 본인의 순번이 오기를 기다렸던 임원 사이에서 동요가 일어났다고 하는데요, 젊은 직원들은 오히려 “성과만 제대로 보여준다면 입사 순서와 상관없이 임원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다”며 반기는 분위기라고 합니다.

SBS Biz 뉴스 유튜브 캡처

◇현대차, 실적따라 성과급 차등 지급

현대자동차는 지난 10월 개인별 차등 성과급 ‘탤런트 리워드’ 제도를 도입했습니다. 통상 9년 차 이상인 책임매니저(과장급) 이상 사무·연구직 간부 직원 중 일부를 뽑아 특별 포상금 500만원을 지급했는데요, 현대차가 성과를 인정받은 일부 직원에게 따로 성과급을 지급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지금까지는 노사 협상에서 정한 성과급만 직군별로 차등 없이 지급했는데, 이제 그런 관행이 깨진 것입니다.

현대차가 탤런트 리워드를 도입한 건 성과우선주의를 통해 직원 사기를 높이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2021년 3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직원들이 함께한 타운홀 미팅에서 성과 보상 체계에 대한 비판이 나왔습니다. 일부 직원은 “일한 만큼 보상으로 돌아오지 않는다”며 불만을 제기했습니다.

정 회장은 타운홀 미팅에서 “기존 보상 방식이 모든 직원들의 눈높이에 맞지 않다는 걸 알았다”라며 보상 체계 개편을 암시했습니다. 탤런트 리워드 도입 이후 조직 내부에선 사원과 대리급 직원도 일만 잘하면 특별 포상금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옵니다. 현대차 관계자는 “정 회장이 현대차를 IT기업보다 더 IT기업다운 회사로 만들겠다고 공언한 만큼, 회사가 성과 중심 조직으로 바뀌는 건 시간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글 시시비비 영조대왕
시시비비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