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을 위한 비행기가 있다면 어떨까? 내 일정에 맞춰 비행기가 대기하고, 보안 검사부터 출국까지 10분도 채 걸리지 않고, 기장과 승무원이 오롯이 나만의 편안함을 위해 신경 쓰는 멋진 비행. 생각만 해도 흐뭇하지 않을까.

전용기가 있으면 가능한 일. 하지만 100만원이 넘는 항공권 결제에도 손이 떨리는 일반인에게는 ‘넘사벽’이 아닐 수 없다. 유지비는 둘째 치더라도, 수백억원이 넘는 돈을 내고 전용기를 들일 수 있는 이가 얼마나 될까.


전용기. /유튜브채널 ‘사실들흥미로운’

가격이 워낙 비싸다 보니 우리나라에서도 정부나 일부 대기업 정도만 전용기를 구매해 활용하고 있다. 기업 가운데선 대한항공과 SK텔레콤이 각 3대씩을, LG전자와 한화솔루션, 현대자동차가 각 한 대씩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두 대의 전용기를 보유하고 있었는데, 자산 정리 차원에서 2019년 한 대를 매각했다.

국내 최고 기업으로 꼽히는 삼성전자는 뜻밖에 전용기가 없다. 한때 미국 보잉의 B737-700 기종(각 760억원) 두 대, 캐나다 봄바르디에 BD700-1A10(640억원) 기종 한 대 등 총 세 대의 전용기를 가지고 있었지만, 실용주의 스타일이 강한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전자의 실질적인 사령탑을 맡으면서 2015년 대한항공에 전부 매각했다.

이 부회장은 항공편이 필요한 출장길에 오를 땐 대한항공 소유의 비행기를 빌려 탄다. 지난 11월 20조원의 투자 계획을 발표한 미국 출장을 비롯, 최근 UAE 출장길에도 전세기를 이용했다. 빌린 기간만큼은 전용기나 다름없이 이용할 수 있다. 출입국도 김포공항의 전용기 터미널인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를 통해 했다. 

보잉 747-8i 기종./ 유튜브 채널 ‘SHORT FINAL HEAVY’

‘공군 1호기’ 혹은 ‘코드 원’으로 불리는 대통령 전용기는 대한항공 여객기를 빌려 활용하고 있다. 2010년부터 2020년까지 대통령 전용기로 쓰인 보잉 747-400 항공기는 위성 통신망과 미사일 경보 ∙방어 장치가 장착됐다. 이 비행기는 2021년 10월 문재인 대통령의 7박9일 해외 순방을 마지막으로 퇴역했다. 11월부터는 보잉 747-8i 기종으로 교체됐다.

박정희 전 대통령과 대통령 전용기./ 유튜브 채널 ‘SHORT FINAL HEAVY’

이승만 전 대통령 시절부터 1980년대 후반까지는 대통령 전용기가 있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전용기 가운데 가장 아꼈다는 VC-54 수송기는 강원도 강릉의 통일안보공원에 전시돼 있다. 전용기에는 박 전 대통령의 친필 휘호가 걸려있다. 집무실 좌석에는 대통령의 문장인 봉황이 새겨져 있다. 항공사 비행기를 빌려 쓰는 방식은 전두환 정권 시절부터 시작됐다. 

대통령 전용기 ‘코드 원’./ 유튜브 채널 ‘SHORT FINAL HEAVY’

대통령 전용기에는 기장, 부기장, 승무원 외에 정비사와 조리사, 간호사 등이 탑승한다. 모두 숙련된 인원들이다. 승무원 유니폼도 따로 있다. 예전에는 전용기를 빌려준 항공사의 회장까지 수행원으로 함께 탑승하는 관행이 있었다. 하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부터는 항공사의 대표이사가 탑승을 대신하는 것으로 간소화됐다.

전용기를 타고 월드투어에 나서는 BTS. /BTS트위터 

국내 스타들도 전용기를 타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대여해서 쓰는 게 대부분이다. 세계적 아이돌 그룹으로 떠오른 방탄소년단(BTS)은 월드투어 때마다 여객기 대여 회사에서 비행기를 빌려 타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종에 따라 대여료는 다르지만 통상 시간당 2000만~2800만원을 지불한다고 한다. BTS 멤버 제이홉은 이와 관련해 tvN 프로그램 ‘유퀴즈온더블럭’에 출연해 “전용기를 타느라 면세점을 잘 이용하지 못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선 전용기 소유와 이용이 매우 드문 경우지만, 해외로 눈을 돌리면 대통령부터 슈퍼스타까지 전용기를 보유한 이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전용기와 전용기 내부. /유튜브채널 ‘사실들흥미로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1000억원대의 보잉 757-200 기종과 헬기 네 대를 포함해 모두 다섯 대의 전용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대선 당시 전용기를 타고 다니면서 유세를 펼쳐 럭셔리 선거운동의 ‘끝판’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의 전용기 가운데 가장 유명한 757-200 기종은 최대 43명까지 탈 수 있으며 침실과 거실, 게스트룸, 주방 등을 갖췄다. 화장실 세면대와 좌석 안전벨트는 24캐럿으로 도금됐다.

사우디아라비아 알 왈리드 빈 탈랄 왕자./ 온라인 캡처

엄청난 비행기 가격과 인테리어를 자랑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전용기도 사우디아라비아 왕자의 전용기와 비교하면 명함도 못 내밀 정도다. 사우디아라비아 알 왈리드 빈 탈랄 왕자는 800명의 승객을 태울 수 있는 에어버스의 A380 기종을 전용기로 구입했다. 전용기 안에는 왕자의 롤스로이스 차량을 세울 수 있는 주차장까지 있으며, 이슬람 신도인 그가 비행기 안에서도 언제든 메카를 향해 기도할 수 있도록 메카의 위치를 찾아 자동으로 조정되는 매트도 설치돼 있다. 터키식 욕조와 금으로 장식된 식탁도 있다. 그의 전용기 가격은 5700억원에 달한다.

미국 팝스타 비욘세(왼쪽 사진)와 존 트라폴타의 개인 공항. /비욘세 제이지 인스타그램, 온라인 캡처

미국의 팝스타 비욘세는 남편 제이지에게 400억원짜리 전용기를 선물했다. 미국 영화배우 존 트라볼타는 여러 대의 전용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파일럿 면허와 개인 공항까지 소유하고 있다. 배우 톰 크루즈와 짐 캐리와 골프 스타 타이거 우즈 등도 수백억원대의 전용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 시시비비 포도당
시시비비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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