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로 일상이 달라졌습니다. 비대면 문화가 확산하면서 명절 풍경도 바뀌었는데요, 연휴 때 멀리 사는 친척을 찾아가는 대신 선물로 마음을 대신 전하는 가정이 늘었습니다. 친지를 만나더라도 가족이 함께 명절상을 차리지 않고 최대한 모임을 간단하게 갖기도 하죠.

이 같은 변화에 편의점과 호텔 업계가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습니다. 편의점 업계에서는 1억원이 넘는 설 선물이 나왔고, 호텔은 수십만원짜리 ‘특급 차례상’을 만들어 배송하고 있습니다. 


◇특급호텔 셰프가 만든 차례상 올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와 서울 코엑스는 한식 셰프가 만든 프리미엄 차례상을 선보였습니다. 인터컨티넨탈은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2020년 추석부터 프리미엄 차례상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이번 설에는 어적·육적·도미전 등 차례 음식 9가지를 호텔리어가 집까지 배달해주는 상품을 출시했습니다. 배송 가능한 지역은 서울과 경기입니다. 6명이 먹을 수 있는 차례상 가격은 79만원으로, 호텔 차례상 중에서 가장 가격이 비쌉니다. 80만원 가까운 고가 차례상이지만 고객 사이에서 인기라고 합니다.


인터컨티넨탈 관계자는 “지난 2020년 추석 상차림을 선보인 이후 이번 설에 역대 최고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인터컨티넨탈은 또 명절 상차림을 드라이브스루(Drive Through·차에 탄 채 물건을 받아가는 것)로 즐길 수 있는 설 명절 스페셜 ‘Grab & Go’ 도시락도 선보였는데요, 가격은 5만9000원으로 상차림에 비해 비교적 낮은 편입니다.


더 플라자 서울의 ‘종가 전통 차례상’ 세트. /더 플라자 서울 제공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운영하는 서울시청 인근 특급호텔 ‘더 플라자 서울’도 명절 상차림을 판매합니다. 더 플라자 서울은 호텔 셰프와 전국 12종가(宗家·족보로 보아 한 문중에서 맏이로만 이어 온 큰집) 종부(宗婦·종갓집 맏며느리)와 함께 상차림 메뉴를 준비했는데요, 전·갈비찜·한우·전복·영광굴비·약밥 등 8종으로 구성된 ‘해피한 명절 TO-GO(사전 주문한 뒤 가져가는 것)’를 선보였습니다. 한우·전복·영광굴비 등은 종가가 위치한 지역에서 재료를 공수한 당일 조리한 뒤 고객에게 판매합니다. 메뉴는 2인분인 소(牛)확행·전통 차례상(3~4인분)·더블 행복 패키지(5~6인분) 3가지인데요. 2인분 메뉴는 11만원, 전통 차례상은 33만원, 5~6인분인 더블 행복 패키지는 45만원입니다.


이 호텔 관계자는 “지난 2년간 고객 의견 5000여건을 취합하고 반영해 이번 상품을 기획했다”라고 말했습니다. 더 플라자 서울의 명절 상차림은 2020년 출시 이후 지금까지 매출이 627% 증가했습니다.


이밖에 롯데호텔 서울은 2022년 1월 24일부터 2월 2일까지 드라이브스루 전용 상품인 ‘패밀리 개더링(family gathering)’을 내놓았는데요, 전복 소꼬리찜·떡국·모둠전이 들어간 A 세트와 우대갈비찜·떡국·모둠전이 포함된 B세트를 각각 16만원에 판매합니다. 토마호크 스테이크가 포함된 프리미엄 세트는 36만원, 복지리와 도미조림 등 7종으로 구성한 모모야마 스페셜 박스는 35만원입니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2021년 추석 드라이브스루 상품 매출액이 2020년보다 3배 증가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롯데호텔월드가 파는 설 음식 3단 도시락 ‘딜라이트 박스’는 2021년 조기 마감되어 2022년 생산량을 더 늘리려 한다”고 말했습니다.



더 플라자 서울의 명절 차례상 세트 가격. /더 플라자 서울 제공


◇억대 오디오, 구찌 판매하는 편의점


특급호텔에서 프리미엄 차례상을 출시했다면, 편의점은 그간 백화점에서나 볼 수 있었던 명품이나 고급 브랜드 제품을 명절 선물로 선보였습니다. 집과 가까운 편의점에서 카탈로그를 보고 제품을 고른 뒤 고향집 근처 점포에서 제품을 찾아가거나, 명절 당일에도 선물을 받을 수 있게 준비하는 등 고객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애썼습니다.


CU는 설 선물을 8도 명물 특별관·건강식품·하이엔드관·패션잡화 등 품목별로 구성했습니다. 고가 상품이 모인 하이엔드관 카탈로그를 보면 바워스앤윌킨스 하이파이 스피커가 우선 눈에 들어 옵니다. 5개 한정 판매하는 이 스피커의 가격은 5700만원입니다. 어지간한 수입 중형차 가격입니다.


CU는 2020년 이후 명절 때마다 9억원 상당의 요트, 7000만원대 캠핑카 등 고가 상품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습니다. CU는 또 2022년 설에 유통업계에서 처음으로 기부 전용 선물세트를 출시했는데요, 10+1 기부 전용 선물세트를 구매하는 고객에게 증정품으로 제공하는 제품을 고객 이름으로 취약계층에 전달합니다. CU도 취약계층에 전달되는 수량만큼 기부합니다. 기부 전용 선물세트는 과일선물세트 4종, 종합세면용품 2종, 한돈갈비세트 1종과 가공식품세트 3종 등 11종입니다.


CU가 준비한 5700만원 상당의 스피커. /CU 제공


편의점 업계 2위 GS25는 2022년 설을 맞아 명절 선물 822종을 준비했습니다. 그중 최고가는 1억3340만원 상당의 명품 오디오 세트인데요, 영국 오디오 명가 윌슨베네시사(社)가 만든 탄소 섬유 소재 레졸루션 오디오 세트를 판매합니다. 그 다음으로 비싼 제품은 7370만원짜리 캠핑카입니다. 샤또 마고 1996 등 유명 와인 평론가 로버트 파커가 100점 만점을 준 와인 6종으로 구성한 ‘100점 와인’ 6종 기획 세트의 가격은 1000만원입니다. 토종 칡소 기획 세트 상품인 칡소한마리세트는 120만원, 7년 이상 자란 캐비어 알 ‘알마스캐비어세브루가’는 8만9000원입니다.


GS25가 이렇게 고가 선물 제품군에 힘을 준 이유는 실제 명절 때 값비싼 선물이 잘 팔리기 때문입니다. GS25 관계자는 “2021년 설 선물세트 매출이 2020년보다 34.1% 증가했는데, 5만원이 넘는 상품 판매량 비중이 같은 기간 40.3%에서 58.6%로 늘어 올해 고급 선물세트 라인업을 강화하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마트24의 금 선물세트. /이마트24 제공


미니스톱을 인수하는 세븐일레븐은 2022년 설 선물세트 450여종을 선보입니다. 명품 선호 트렌드를 반영해 구찌·프라다·페라가모 등 명품 브랜드 지갑과 가방 20여종을 준비했습니다. 또 MZ세대를 겨냥해 41만5000원짜리 닌텐도 스위치 OLED 버전과 29만원 상당의 게이밍 모니터를 선보였습니다.


이마트24는 검은 호랑이해를 맞아 한국금거래소와 손잡고 호랑이 문양 골드바 10돈(37.5g), 호랑이 문양 골드바 1돈(3.75g) 등 금 선물세트 5종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골드바 10돈은 304만원, 1돈짜리는 32만4000원입니다. 이마트24 관계자는 “금 선물세트로만 1월 3~19일 약 2주간 2억원 이상 매출을 냈다”고 했습니다.


글 시시비비 영조대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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