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찾는 ‘수배령’ 내린 기업들
라면에 모자 적신 고객부터 디퓨저 깨뜨린 고객까지
후드티를 뒤집어쓴 남성이 자신의 무릎까지 쌓인 눈을 헤치고 걸어옵니다. 곧 식당 앞에 멈춰서더니 무릎을 꿇고 주저앉아 버립니다. 폭설로 식당 문이 닫힌 걸 보고 절망한 것입니다.
2022년 1월17일 캐나다 토론토의 한 식당이 소셜미디어에 공개한 CCTV 영상입니다. 이날 캐나다 토론토에는 최대 55cm의 폭설이 내리고 눈보라가 불었습니다. 영상 속에서도 볼 수 있듯 주변이 온통 눈으로 덮여있습니다.
영상 속 남성은 폭설을 뚫고 식당을 찾은 것입니다. 그러나 폭설에 식당 주인도 출근을 못 한 것일까요, 문은 굳게 닫혀 있었습니다. 이 남성은 절망한 듯 주저앉아 잠시 멈춰 있었습니다. 그러나 닫힌 식당 문이 열릴리 없죠. 어쩔 수 없이 일어나 눈을 털고 다시 돌아갔습니다.
식당이 공개한 이 영상은 조회 수 6만회 이상을 기록하면서 온라인에서 화제가 됐습니다. 그리고 식당은 손님에게 무료로 식사를 대접하고 싶다는 글도 함께 올렸습니다. 식당 측은 “당신이 누군지는 모르지만 당신을 애타게 찾고 있다. 정말 죄송하다. 우리는 영상으로 당신의 실망감을 느꼈다. 곧 당신을 만나길 바란다. 오늘 당신이 먹고 싶었던 메뉴는 우리가 무료로 대접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식당 주인 발레리 리아는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계속 이 손님을 찾고 있다. 그가 이런 날씨에 우리 가게에 와서 먹고 싶어 했던 메뉴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그에게 감사하다. 이번 일로 매우 감동받았다. 그러니 꼭 나를 만나러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식당은 아직 영상 속 주인공을 만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식당 측은 소셜미디어에 계속 손님을 찾는 내용의 포스터를 올리고 있습니다. 포스터와 함께 ‘미스터리 손님 어디 있나요? 우리 식당에 뜻밖의 홍보 효과를 가져온 당신은 천사. 오늘 우리 식당 앞으로 올 수 있나요? 우리는 당신을 꼭 만나고 싶다”고 올렸습니다.
캐나다 식당의 말처럼 이런 예상치 못한 상황은 뜻밖의 홍보 효과를 가져옵니다. 기업이 적극적으로 나설 때, 그 효과는 더 커집니다. 국내에서도 이런 사례가 있는데요, 어떤 기업이 뜻밖의 상황을 홍보 수단으로 활용했는지 알아봤습니다.
◇파주까지 퍼진 책향 맡은 ‘교보문고’
2021년 1월, 소셜 미디어 플랫폼 트위터(twitter)에서 한 이용자가 깨진 디퓨저 사진을 올렸습니다. 디퓨져는 깨져 있었고 방바닥에는 디퓨저(diffuser·확대관에 향수와 같은 액체를 담아서 향기를 퍼지게 하는 인테리어 소품) 내용물이 쏟아져 있습니다. 글쓴이는 사진과 함께 “아 xx(다소 격한 표현)..우리집 교보문고 됨 아”라고 올렸습니다.
해당 글로 미루어보아 디퓨저는 교보문고 향이라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교보문고 향은 교보문고가 2015년부터 매장에서 사용하기 시작한 시그니쳐 향입니다. 교보문고는 2014년 매장에 향기를 이용하자는 아이디어가 나와 일부 교보문고 매장에 시범적으로 향기 서비스를 제공해 왔습니다. 교보문고 고객 반응을 바탕으로 수십차례 향 배합비율, 강약 등을 조절해 지금의 향을 만들어 냈다고 합니다.
고객 반응도 좋았죠. 사람들은 교보문고 향을 궁금해 했고 구입 여부도 묻기 시작했습니다. 고객 요구에 2017년 200여개 한정수량으로 만들어 판매했죠. 이후에도 구입 문의가 이어져 정식 상품으로 출시했습니다. 이름은 ‘The Scent of Page’인데, 고객들 사이에서는 교보문고 향으로 굳어졌습니다.
글쓴이가 트위터에 올린 글과 사진은 순식간에 유명해졌고 교보문고도 이를 놓치지 않았습니다. 교보문고 측은 “안녕하세요. 교보문고 SNS 담당자입니다! 파주까지 퍼져버린 책향 맡고 찾아왔습니다. 쪽지 확인 부탁드립니다:)” 라는 댓글을 남겼습니다. 그리고 얼마 뒤, 교보문고 SNS에는 사진 두 장이 올라왔습니다. 깨진 디퓨저 사진에 ‘아아 그는 좋은 책향이었습니다…’라는 글이 담긴 사진 한 장과, 책과 새 디퓨저 사진에 ‘깜짝 Dream(드림) 평생 교보 해주세요’라는 글이 담긴 사진이었죠. 해당 고객에게 새로운 디퓨저와 책을 선물한 것입니다.
이 사연을 접한 누리꾼은 “교보문고의 평생 고객 만드는 방법”, “훈훈하다”, “교보문고 일 잘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컵라면에 모자 적신 여성 찾은 ‘팔도’
식품전문기업 팔도도 2020년 온라인에서 한 여성을 애타게 찾았습니다. 팔도가 그렇게 찾던 주인공은 흰 모자를 쓰고 왕뚜껑을 먹고 있는 평범한 여성이었습니다. ‘수배’ 포스터에도 해당 사진을 넣었는데요, 자세히 보면 여성이 쓰고 있는 모자챙 끝에 컵라면 국물이 묻어있습니다. 정신없이 라면을 먹다가 모자가 국물에 적셔진 줄도 몰랐던 것입니다. 해당 사진 원본은 온라인에서 ‘대참사’라며 화제가 됐고 이에 팔도가 주인공을 찾아 나선 것이죠.
팔도 측은 ‘왕뚜껑 드시다가 모자가 강제로 투톤이 되어버린 이분을 찾습니다!’라며 공개 수배를 시작했습니다. 또 ‘이 글을 널리 퍼뜨려주신 10명에겐 추첨을 통해 왕뚜껑 1박스를 제공!’한다고 했죠. 사진 속 주인공 외에 그를 찾도록 도움을 준 사람도 챙긴 것입니다.
결국 팔도는 해당 주인공을 찾아냈습니다. 주인공은 왕뚜껑 디자인을 입힌 벙거지 모자와 왕뚜껑 제품을 선물받았고 훈훈하게 마무리됐습니다.
팔도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당시 왕뚜껑 투톤 모자를 부러워하는 고객이 많은 걸 알고 패션 기업과 콜라보레이션 모자를 출시했습니다. 흰색 모자 챙 끝에 컵라면 국물을 연상하는 주황색이 어우러진 제품이죠. 온라인에 올라온 사진 한 장으로 재미난 홍보 효과는 물론 고객 마음을 사로잡는 제품까지 출시한 팔도였습니다.
◇조금 부담스러운 강아지 찾는 ‘바르다 김선생’
김밥 프랜차이즈 ‘바르다 김선생’은 2021년 온라인 커뮤니티에 “바르다 김선생 김밥 포장 바꿔주세요. 조금 부담스러운 것 같아요”라는 글을 쓴 사람을 찾아 나섰습니다. 해당 글을 쓴 사람은 사진도 함께 올렸습니다. 김밥을 집어 올린 젓가락 뒤로 반려견이 김밥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는 사진이었습니다. 바르다 김선생 김밥 포장은 내용물을 볼 수 있게 네모나게 구멍이 뚫려있는데요, 여기를 통해 주인이 먹는 김밥을 탐내고 있던 것입니다.
이 사진은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됐고 바르다 김선생 역시 기회를 놓치지 않았습니다. 바르다 김선생 측은 ‘아련한 눈동자로 김밥을 바라보며 바르다 김선생의 마음을 훔친 강아지과 견주님을 찾습니다’라며 포스터를 제작해 올렸습니다. ‘조금 부담스러운 강아지를 찾습니다’라는 포스터는 빠르게 퍼져나갔습니다. 바르다 김선생은 제보를 받아 해당 강아지와 견주를 찾았고 모바일 쿠폰 10만원권을 증정했습니다.
주인공을 찾은 후에도 온라인에서는 바르다 김선생 김밥 용기와 반려견 인증샷을 찍어 올리는 현상이 지속됐습니다. 바르다 김선생 측은 결국 ‘조금 부담스러운 챌린지’라는 이름으로 사진 공유 이벤트를 열었죠. 아예 김밥 용기를 사진 필터로 제작해 반려견은 물론 재미난 사진을 찍어서 올리는 이벤트였습니다. 해당 이벤트에는 아이패드, 애플워치 등 상품을 걸면서 큰 호응을 이끌어 냈습니다.
이런 기업들의 활동은 소비자 사이에서 ‘물들어 올 때 노 젓는 🌕🌕(기업 이름)’, ‘평생 고객 만드는 🌕🌕’ 등으로 지금까지도 회자되고 있습니다. 정말 큰 홍보 효과를 누린 셈입니다.
한 마케팅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처한 상황이 매번 기업이 원하는 이미지와 일치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운이 좋게 상황이 잘 맞아떨어지거나 기업 측이 정말 잘 활용했을 경우에는 시너지가 크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또 소비자에게 좋은 경험을 줄 수 있어 기업 입장에서는 정말 좋은 기회”라고 덧붙였습니다.
글 시시비비 하늘
시시비비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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좆바이럴
바이든이네
ㅂㅇㄹ
캐빈인따우즈 오우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