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 서비스 시장 커져
속옷은 물론 여행까지 구독
기업은 고정 수입, 소비자는
구독 서비스. 사용자가 일정 기간 구독료를 내고 상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하는 걸 의미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이 구독 서비스 시장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미국 소프트웨어 기업 주오라(Zuora)가 구독 서비스를 분석한 리포트를 보면, 지난 10년 동안 전 세계 구독 경제 규모는 6배가량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같은 기간 일반 기업보다 약 3배 높은 수치입니다.
전 세계 구독경제 시장은 2025년에 300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국내 구독 서비스 시장 상황도 마찬가지입니다. 음원, 식품 등을 모두 포함한 국내 전체 구독 서비스 시장 규모는 2025년 100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국내 구독 서비스 시장이 2016년 25조9000억원 규모에서 2021년 40조원으로 50%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시장이 커지는 만큼 기업이 제공하는 구독 품목도 다양해졌습니다. 단순한 신문, 잡지, 우유 등에서 시작했지만 지금은 샐러드, 과자, 주류 등으로 범위가 넓어졌습니다. 오늘날 사람들이 구독할 수 있는 제품에는 무엇이 있는지 알아봤습니다.
◇한 달 300만원으로 최고급 호텔 누린다
“당신은 더 나은 휴가를 보낼 자격이 있어요. 더 나은 풍경과 모험을 즐기세요. (You deserve to vacation better. Enjoy better views, better adventures)”
최근 미국의 한 여행 업체 ‘인스피라토(inspirato)’가 여행 구독 상품을 선보였습니다. 해당 상품의 가격은 월 2500달러입니다. 한화로 따지면 한 달에 300만원 정도죠. 소비자가 매달 2500달러를 내면 여행사는 1년에 전 세계 최고급 호텔 스위트룸 25박을 제공합니다. 소비자는 1년에 3만 달러(한화 약 3600만원)로 언제나 최고급 숙박을 즐길 수 있는 것입니다. 성수기 할증도 없습니다.
이 상품은 코로나19 사태에도 한화로 약 3000억원 이상이 팔릴 정도로 부유층 사이에서 인기를 모았다고 합니다. 영국에서도 여행 업체가 이와 비슷한 상품을 내놓았습니다. 한 달에 50유로(약 7만원)를 내면 1년에 3번 여행을 보내 줍니다. 유럽 60개 여행지를 포함한 여행 상품입니다. 호텔 측은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하고 고객은 저렴하게 최고급 여행을 즐길 수 있다는 장점에 계속해서 비슷한 상품이 출시되고 있습니다.
국내에는 아직 여행 구독 서비스는 없습니다. 다만 한국관광공사의 ‘가볼레터’ 서비스를 구독하면 국내 숨겨진 여행지 정보를 무료로 제공받을 수 있습니다. 또 구독만으로 해당 지역 지자체가 내놓은 특별한 여행 상품권을 추첨을 통해 받아볼 수 있다고 합니다.
◇“구독료 내면 건강 상품 보내드립니다”
이제는 월 사용료를 내면 건강관리도 받을 수 있습니다.
2022년 1월 24일 인터파크가 교보문고와 손잡고 건강생활 전문 플랫폼 ‘밸런스콕’을 선보였습니다. 밸런스콕은 월 이용료를 내면 건강정보 콘텐츠와 관련 상품을 정기적으로 배송해주는 서비스입니다. 인공지능(AI) 기반의 큐레이션(선별 추천)을 통해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를 해주는 것입니다.
사용자에게 건강·생활습관 셀프체크를 제공하고 이를 기반으로 이용자 건강 상태에 따라 비타민 등 영양제와 건강 관련 콘텐츠를 보내줍니다. 앞으로 이용자가 받을 수 있는 구독 상품을 더 확대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영양제뿐 아니라 건강에 맞는 밀키트(간편 조리식)도 보내줄 예정입니다. 또 이용자의 건강검진 결과를 바탕으로 한 질병 예측과 DTC(Direct to Consumer) 유전자검사(개인이 의료기관을 거치지 않고 유전자 분석 기관에 직접 의뢰하여 검사를 받는 서비스)로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인터파크 관계자는 이번 서비스에 대해 “자가관리와 건강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초개인화 소비 트렌드가 확대되는 추세에 발맞춰 기획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교보생명이 보유한 헬스케어 인프라와 인터파크의 전자상거래 경쟁력을 결합해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돈 주고 쓰레기를 산다?
월 구독료를 내면 쓰레기를 보내주는 곳도 있습니다. 바로 업사이클링 스타트업 ‘터치포굿’입니다. 터치포굿은 구독자에게 5가지 소재로 구성한 쓰레기 세트를 보내줬습니다. 제품을 받은 소비자들은 아이와 함께 새로운 장난감을 만들어 즐겼다고 합니다.
터치포굿은 재활용할 수 있는 소재로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 판매하고, 캠페인을 통해 업사이클을 알리는 사회적 기업입니다. 쓰레기 구독 서비스는 터치포굿이 실험적으로 진행했던 서비스입니다. 쓰레기 구독 서비스를 신청한 고객은 107명. 터치포굿은 이들에게 2021년 9월과 10월, 2주에 한 번씩 네 번에 걸쳐 다섯 개의 쓰레기를 보냈습니다.
이용자에게 보낸 쓰레기에는 양말 자투리실, 키보드 유닛, 콘택트렌즈 통처럼 잠깐 쓰이고 버려지는 것들이 있었습니다. 또 사용기한이 지나서 더는 쓸 수 없는 군용 낙하산 원단도 있었습니다. 일상생활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는 실험용 팁통도 있었는데요, 제약회사에서 리사이클을 위해 사용해 달라고 먼저 요청이 왔다고 합니다. 팁통은 제약회사에서 원료를 수입할 때 사용합니다. 통 안에 내용물을 꺼내고 나면 그 상태로 버려집니다. 이에 제약회사 측에서 질 좋은 플라스틱인데,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없겠느냐며 문의가 들어온 것이죠.
터치포굿이 구독자에게 보낼 쓰레기를 선정한 첫 번째 기준은 안전입니다. 다시 사용해도 안전하고 깨끗한 것을 선정했습니다. 또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것보다 ‘저런 것도 버려지나’라고 생각이 드는 쓰레기도 보내줍니다. 실험용 팁통, 군용 낙하산 등이 그런 예입니다.
터치포굿은 이런 기준으로 선정한 쓰레기를 세척하고 소독해 구독자에게 보냅니다. 대부분의 구독자들은 배송 받은 쓰레기로 아이들과 함께 장난감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또 그림을 그리는 재료로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다양한 재료로 아이들의 창의력을 키우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고 합니다.
박미현 쓰레기 구독 기획자는 “과거에는 직접 조립하는 장난감이 유행이었다면, 최근에는 다양한 비정형의 물건을 창의적으로 갖고 노는 방법을 더 많이 활용한다고 한다. 이런 활동에 쓰레기만한 것이 없다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아이들 교육에도 도움이 되고 쓰레기를 재활용할 수 있는 친환경 활동을 동시에 하는 일석이조의 구독 서비스인 셈입니다.
글 시시비비 하늘
시시비비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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