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에게 성과급이란 무엇인가. 성과급이란 지난 1년 동안 이뤄낸 업무 성과에 대한 보상이자 회사생활의 수고로움을 잠시나마 잊고 보람을 느끼게 해주는 중독성 때문에 마약에 비유되기도 한다. 당장 사표를 던지며 회사를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치솟아도, 성과급 시즌이 되면 ‘성과급 받을 때까지만 참자’며 화를 눌러주는 소화기 역할을 하기도 한다.

올해 직장인 3~4명 중 1명 꼴로 성과급 받아…평균 482만원

2022년 성과급을 받은 직장인은 얼마나 될까. 취업포털 ‘사람인’이 직장인 1907명을 대상으로 ‘2022년 성과급과 성과 보상체계’를 조사한 결과, 성과급을 받은 직장인은 전체 응답자의 28.9%였다. 네 명 중 한 명 이상 꼴로 성과급을 받은 셈이다. 이들이 받은 성과급 평균은 482만원이었다.

취업포털 사람인이 올해 성과급을 받은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사람인

회사 규모별로는 대기업 재직자의 경우 절반 이상인 57.1%가 성과급을 받았다고 답했다. 대기업보다는 작지만 중소기업보다는 큰 중견기업 재직자는 35.5%가 성과급을 탄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중소기업 재직자는 23%만이 성과급을 받았다고 밝혀, 기업 규모별로 성과급 수령 비율에 차이가 났다.

금액 부분에서도 차이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대기업 재직자는 평균 687만원, 중견기업에서 근무하는 이들은 532만원을 받았다고 답했으나, 중소기업 재직자는 381만원을 받은 것에 그쳤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차이는 1.8배 수준이었다.

성과급을 받았다고 응답한 직장인들 가운데 45.4%는 성과급 수준에 만족하지 못한다고 했다. 이유로는 ‘회사의 이익 대비 성과 보상 규모가 적어서(52.6%, 복수응답)’, ‘보상 기준이 불명확해서(37.5%)’, ‘개인, 팀별 성과와 관계없이 정해진 금액이라서(34.3%)’, ‘재직 기간만 고려해서(12.7%)’, ‘너무 정량적인 실적에만 비례해서(10%)’ 등의 순이었다.

응답자들은 이미 받은 성과급에서 평균 560만원 정도는 더 받아야 합당한 보상이라 느낀다고 답변했다. 이렇게 되면 직장인들이 만족할 만한 성과급은 1000만원을 조금 넘는 수준이 된다.

현재의 보상 시스템에 대한 직장인들이 많은 만큼 응답자 10명 중 8명은 현재 재직중인 회사의 성과 보상체계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답했다. 구체적으로 응답자들은 ‘보상 규모를 늘려야 한다(53.8%, 복수응답)’, ‘합당한 평가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45.2%)’, ‘성과 보상 기준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42.2%)’, ‘개인, 팀별 성과에 근거해 차등 지급해야 한다(30%)’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잘못된 보상체계가 어떤 결과를 이끌어내는 지에 대해선 ‘업무 의욕 저하(72.9%, 복수응답)’, ‘우수 인력 이탈(51.3%)’, ‘상대적 박탈감(45%)’, ‘회사에 대한 불신(40.2%)’, ‘사내정치 팽배(15.6%)’, ‘시기 등 동료와의 불화(13.4%)’ 등을 예로 들었다.

연봉 50%, 기본급 1000%…대기업들 ‘입 떡 벌어지는’ 성과급 잔치

예로부터 노비를 하더라도 대감집에서 하라는 말이 있었다. 갑자기 현대시대에 웬 노비 타령이냐, 우리가 노비냐 노발대발 할 수 있지만 은유적 표현일 뿐이니 흥분을 가라 앉히시라. 월급쟁이 노릇을 피할 수 없거나, 사업을 할 게 아니라면 기왕이면 남들이 알아주는 큰 회사에서 하라는 의미다. 한 마디로 대기업 다니는 직장인이 최고란 말이다.

그도 그럴 것이 2021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삼성, LG, SK 등 주요 기업들이 벌인 성과급 잔치를 보면 앞선 통계가 무슨 의미가 있나 싶어진다. 성과급 차이가 어마어마해서다.

주요 기업들은 해마다 연초가 되면 지난해 실적을 결산해 경영 성과급을 지급한다. 일명 IB (인센티브 보너스) 시즌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은 연봉의 50%, 기본급의 1000%에 달하는 보너스를 지급했다는 소식이다.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라인 클린룸. /조선 DB

삼성전자는 반도체 등 DS(디바이스솔루션) 사업부에 연봉의 50%를 성과급으로 지급했다. 이들 가운데서도 반도체 호황으로 실적이 좋았던 메모리사업부는 기본급의 500%를 추가로 받았다. 연봉이 7000만원이라고 가정하면 보너스로만 4800만원 가량을 받게 되는 셈이다. 여기에 월급까지 더한다면 그야말로 보너스가 나오는 달에는 가장 좋은 트림의 그랜저 한 대를 사고도 돈이 남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SK하이닉스 본사. /조선 DB

SK하이닉스는 2021년 말 기본급 300%에 올 초 1000%를 추가로 지급해 삼성전자와 비슷한 수준을 맞췄다. 이를 모두 합하면 성과급으로만 기본급의 1300%를 받은 셈이다. SK이노베이션과 LG이노텍은 기본급의 1000%를, LG화학은 기본급의 850%를 성과급으로 줬다. LG이노텍의 1000% 성과급률은 LG그룹 역사상 사상 최대에 해당하는 비율이다. LG이노텍은 지난해 스마트폰 카메라모듈, 반도체 기판 등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CJ제일제당은 바이오사업부 직원들에게 연봉의 77%를 성과급으로 지급했다. 고과가 좋은 직원들에게는 5%의 특별 인센티브도 제공했다. 연봉이 5000만원이람면 성과급 만으로 거의 연봉과 비슷한 4200만원 가량을 챙길 수 있는 셈이다. CJ ENM과 CJ올리브영 등도 전직원이 특별 인센티브를 받았다. 2021년 11월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기업의 핵심은 인재”라며 “파격적인 보상을 제공하는 일터를 만들 것”이라고 공언했었다.

카카오뱅크는 전직원의 평균 연봉을 1000만원 인상함과 동시에 연봉의 20%에 해당하는 성과급과, 연봉 30% 수준의 스톡옵션을 지급했다.

엄청난 성과급 잔치에도 불만은 존재

대기업 직원들은 전체 직장인들의 평균보다 훨씬 많은 성과급을 받지만 그래도 불만은 있다. 성과 대비 제대로된 보상을 받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 이유다.

삼성전자 노조는 “경쟁사보다 성과급이 부족한 수준”이라며 파업을 추진하고 있다. 다른 그룹사들에 비해 적은 성과급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현대자동차 직원들 역시 “돈도 많은 회사가 너무 한다”며 성과급 체제에 불만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더불어 개별 계열사간 실적 차이가 심한 경우에도 저조한 실적의 계열사에 재직 중인 직원들이 상대적 허탈감을 느끼는 일들도 비일비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글 시시비비 포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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