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중심으로 세계 여행업이 살아나고 있다. 세계 최대 공유숙박업체 에어비앤비(Airbnb)의 2022년 1분기 여행 예약 건수가 2년여 만에 처음으로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고, 세계에서 가장 비싼 광고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슈퍼볼 경기 앞뒤로 붙는 광고에도 한동안 사라졌던 여행업체 광고가 돌아왔다.

공유숙박 플랫폼 ‘에어비앤비’ 1분기 매출 ‘점프’
오미크론 우려 잦아들며 여름휴가 예약 빠르게 늘어

에어비앤비의 2022년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67%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 백신 접종이 확대되고 있고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우려가 잦아들면서 올 여름 휴가 시즌을 앞둔 여행객들이 발빠르게 숙소를 예약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공항. /픽사베이

파이낸셜타임스(FT)는 2022년 2월 15일(현지시각) 브라이언 체스키 에어비앤비 최고경영자(CEO)가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의 일부를 공개했다. 편지에서 체스키는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2022년 1분기 예약 현황이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반등하고 있다”며 “중남미 역시 강력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체스키는 새 변이 바이러스 가운데 하나였던 델타 변이가 확산될 당시에는 대거 예약이 취소됐지만, 오미크론 상황에서 취소율에는 큰 변동이 없다고도 밝혔다. 오미크론은 델타 변이보다 감염력은 높지만 감염자 대부분이 비교적 경증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우리보다 오미크론 정점을 빠르게 맞았던 미국은 일별 코로나 확진자 수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ABC 방송은 지난 2월 7일(현지시각) 미 연방정부의 데이터를 인용해 미국 모든 주에서 신규확진이 줄어들었거나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지난 1월까지만 해도 미국 내 신규 확진자 수는 80만명을 넘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 수가 25만명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는 오미크론 확산이 미국 내에서 정점을 찍었던 2021년 1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마스크 벗는 미국, 경기 회복 신호까지 나오며 여행업 ‘활짝’

미국에선 이제 마스크 의무화 조치도 점차 해제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있는 주(州)는 소수에 불과하다고 보도했다. 주 정부가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한 곳은 코로나 확산의 중심부에 섰던 뉴욕과 뉴멕시코, 일리노이 등 10개주와 수도인 워싱턴DC 뿐인 것으로 알려졌다.

픽사베이

여행업 회복에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코로나가 진정세에 접어들고 있고, 미국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연속적으로 감소하고 물가가 오르는 등 경기 회복 신호가 계속 나오면서 경기에 영향을 많이 받는 여행업이 힘을 얻고 있다. 다국적 금융서비스 기업인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역시 2022년 1월 여행 예약이 코로나 확산 이전인 2019년 같은 기간에 비해 44% 넘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30초 기준 약 78억원의 광고비로 세계에서 가장 비싼 광고로 꼽히는 미국 슈퍼볼 광고에도 여행 광고가 돌아왔다. 2021년 슈퍼볼 광고에는 여행사 광고가 단 한 건도 없었다. 하지만 올해는 글로벌 여행 플랫폼 부킹닷컴을 운영하는 부킹홀딩스와 익스피디아를 관리하는 익스피디아그룹이 광고를 내보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경기회복세를 반영해 여행 업계 광고가 다시 등장했다고 보도했다.

2020년 초 코로나 확산으로 국경을 폐쇄했던 호주도 2년 만에 외국 여행객들을 받을 수 있게 국경을 개방하기로 결정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이를 호주 여행업 회복의 신호로 해석했다. 골드만삭스는 2023년 연말부터는 호주를 포함해 일부 국가의 여행 시장이 회복세에 접어들 것이고 2024년에는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라는 핑크빛 전망을 내놨다.

“외국인 관광객보다 승무원들이 두 배 더 많아”…암울한 국내 여행업계

해외 여행 업계에서는 좋은 뉴스들이 들려오고 있지만 우리나라 여행업계 현실은 여전히 어둡기만 하다. 한때 신규 확진자 수가 줄어들고 해외 여러 나라들이 자가격리 기준 등을 완화하면서 해외로 나가는 관광객이 소폭 증가하는 등 항공사를 중심으로 회복세를 보이나 싶었던 국내 여행 업계는 확진자 수가 폭증하면서 다시 심연으로 가라앉은 모습이다.

코로나 영향으로 한산해진 인천공항 면세점. /조선 DB

코로나 국면에 본격적으로 접어들었던 2020년 12월 기준 여행업 관련 사업체는 1만6000여개 수준으로 2019년 12월과 비교하면 10% 가까이 줄어들었다. 종사자 수는 이보다 더 많이 줄어, 같은 기간 40% 감소했다. 여행사 직원 10명 가운데 4명은 코로나로 일자리를 잃은 셈이다. 상황이 더 나빠진 2021년 통계를 보면 아마 더 심해졌으면 심해졌지 나아지지는 않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통계를 봐도 그렇다. 2021년 관광을 목적으로 국내에 입국한 외국인은 21만명 수준이었다. 코로나 사태 이전 한 해 1450만명의 외국인이 한국을 찾았던 것과 비교하면 거의 외국인 관광객이 사라졌다고 봐도 무방한 정도다. 반면 같은 기간 승무원은 43만4000명이 와, 관광 목적으로 한국을 찾은 외국인의 수보다 두 배나 더 많았다.

중국은 코로나 사태 이후 한국 단체여행 상품 판매를 막았고, 일본은 관광 목적의 입·출국 제한 조치를 유지 중이다. 미국은 최근 오미크론 확산세를 고려해 자국민에게 한국 여행을 피하라고 권고하고 나선 상황이다. 우크라이나, 러시아 역시 전쟁 위기가 고조돼 해당 국가의 국민들이 국내를 찾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여행 업계가 어려움을 호소하는 상황에서 정부는 영업 정지를 강제하지 않았다며 손실보상 업종에서도 여행업을 제외했다. 어디에도 기댈 곳이 없어진 여행 업계 종사자들은 거리는 물론 SNS를 통해 시위를 벌이는 등 피해를 호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 여행 업계 관계자는 2022년 1월 한 대선후보와의 간담회 자리에서 “여행 업계는 손실보상도 못받고 금융보상에서도 제외돼 정말 힘들고, 체감상으로는 거의 파탄 수준이다”라며 “매출이 90% 이상 줄어 들었다”고 말했다.

여행 업계의 상황은 오미크론이 정점을 찍고 내려와 많은 국민 사이에 면역이 생겨야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거리두기 등 철저한 방역으로 확산세가 더디 나타나다가 이제서야 하루 확진자가 10만명에 달하는 등 슬슬 확산세가 거세지는 중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오미크론 확산세가 지속되다 3월 중순쯤이나 돼야 정점을 찍고 내려올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하루빨리 마스크를 벗고 자유롭게 여행하는 날을 기다려 본다.

글 시시비비 포도당

시시비비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