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월 27일 2022년도 공인회계사 1차 시험이 치러진다. 올해 공인회계사 1차 시험에는 1만5000명이 넘게 지원해 20년 만에 가장 많은 인원이 시험을 치를 예정이다. 2019년 9677명이던 공인회계사 1차 시험 응시자 수는 2020년 1만874명, 2021년 1만3458명, 2022년 1만5413명으로 증가했다. 3년 전보다 59%나 응시자가 늘어난 공인회계사 시험의 인기 요인을 살펴봤다.


2022년 공인회계사 1차 시험에 1만5413명이 지원해 20년 만에 가장 많은 응시자를 기록했다. 공인회계사 응시자 수는 최근 3년간 계속 증가세다. /tvN D ENT 유튜브 캡처




◇회계사 모시기 열풍

공인회계사 1차 시험은 예전부터 여러 전문 자격사 시험 중에서도 지원자가 많은 인기 시험이었다. 1996년 처음으로 지원자 수 1만명을 넘겼고, 1999년에는 1만7112명이 지원해 정점을 찍었다. 하지만 점차 지원자가 줄면서 2015년에는 9315명이 지원, 9684명이 지원한 세무사 시험에 최고 인기 자격시험의 자리를 내줬다.

이어 2016년 1만281명, 2017년 1만117명, 2018년 9916명, 2019년 9677명, 2020년 1만 874명 등 1만명 선에서 답보 상태를 보이며 공인회계사 시험은 계속 세무사 시험에 밀렸다. 하지만 2021년 1만3458명으로 지원자가 크게 증가하며 1만2494명이 지원한 세무사 시험의 인기를 넘어섰고, 올해 또 다시 지원자가 크게 늘면서 굳히기에 들어가는 모양새다.

해마다 감소하던 공인회계사 지원자 수가 반등한 건 2019년이다. 2018년 11월 시행된 ‘신(新)외부감사법(신외감법)’이 큰 영향을 미쳤다. 신외감법으로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와 표준감사시간제, 주52시간 근로제가 도입되면서 회계인력 수급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는 상장사 등이 6년 연속으로 감사인을 자유롭게 선임하면 이후 3년 동안은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가 지정하는 감사인을 선임하도록 하는 제도다. 회계법인이 계약을 따내려고 영업 행위를 하지 않아도 비교적 골고루 감사 업무가 주어지게 되는 셈이다.


2018년 신(新)외감법 시행으로 금융위원회가 감사인을 지정하는 지정감사제 등이 도입되면서 회계사 채용도 크게 늘었다. /조선 DB






표준감사시간제는 외부감사 업무를 수행하는 감사인이 최소한 수행해야 할 감사 시간을 정해 놓는 것으로, 그만큼 회계법인의 수익이 올라간다. 감사 비용을 줄이기 위해 감사절차를 대폭 축소하도록 압박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아울러 주 52시간 제도가 도입돼 기존 인력만으로는 늘어난 업무량을 감당할 수 없게 되면서 회계법인뿐 아니라 공공기관이나 기업들조차 회계 전문 인력을 모시기 바빠졌다.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하면 안정적인 일자리를 얻을 수 있게 된 것이다.

◇고소득, 워라밸 좋은 직업으로 각광

회계사를 찾는 곳이 늘면서 몸값도 크게 올랐다. 2018년 입사 6년 차인 대형 회계법인 회계사의 기본 연봉이 8000만원대 초중반 수준이었다면 지금은 어디를 가도 무조건 1억원 이상을 맞춰주는 분위기다. 성과급을 제외한 기본 연봉으로만 보면 세후 월 600만원 이상의 월급을 가져갈 수 있다. 여기에 성과급을 합하면 연봉은 약 1억2000만~1억30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회 초년생인 신입 회계사의 연봉도 6000만원이 넘는다. 한 대형 회계법인 관계자는 “업무량에 비해 월급이 적다는 불만이 많아 신입 회계사가 쉽게 그만 두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 연봉을 높였다”고 밝혔다.

은퇴 회계사나 학업, 육아 등으로 현업을 떠난 휴업 회계사들을 대상으로 하는 단기 감사 아르바이트의 경우도 실무에 즉시 투입한 5~6년차 정도면 월 보수가 1000만원에 이른다. 중소기업 직장인 연봉인 3000만~4000만원을 단기간에 버는 셈이다.


몸값은 높아지고 업무 강도는 낮아지면서 공인회계사가 워라밸 좋은 직업으로 뜨고 있다. /픽사베이





감사 시즌이면 밥 먹듯 밤샘을 했다는 강도 높은 근무도 옛말이 됐다. 주52시간제가 정착됐기 때문이다. 소득은 크게 증가하고 업무 강도는 낮아지면서 회계사가 워라밸을 챙길 수 있는 직업으로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하지 못하더라도 취업에 도움이 된다는 점도 응시자가 늘어나는 이유다. 1차만 합격해도 입사 전형에서 우대해주는 기업들도 있고 금융 공기업을 준비한다면 공인회계사 공부가 입사 시험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선발 인원 축소 예고, 막차 효과도

코로나19 장기화로 청년 실업이 심각해진 것도 회계사 시험 지원자 증가 배경으로 꼽힌다. 경기가 좋지 못할 때면 유독 전문 자격사 시험에 응시자들이 더 몰려드는 현상을 볼 수 있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이 발표한 ‘2020년 고등교육기관 졸업자 취업 통계조사’에 따르면 2020년 대졸 이상 취업률은 65.1%로 취업률을 조사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회계업계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19로 기업들의 채용 상황이 좋지 못하다 보니, 자격증 시험 지원을 통해 ‘일단 소나기는 피하자’는 움직임이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과거에도 회계사 1차 시험 지원자 수가 가장 많았던 시기는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 여파가 한창이던 1999년으로 1만7112명의 지원자가 몰렸다. 1996년(1만2122명), 1997년(1만2332명), 1998년(1만4546명)에서 단기간에 5000명 가까이 지원자가 폭증한 것이다.


2021년 6월 서울 마포구 상암중학교에서 제56회 공인회계사 2차 시험 응시생들이 시험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 /조선 DB

회계사 시험 선발 인원이 줄어들 가능성에 대비해 막차를 타려는 지원자도 늘었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현재 회계사 최소선발인원은 올해까지 1100명으로 3년 연속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회계사 최소선발인원은 지난 2018년 850명에서 2019년 1000명으로 늘었고  2020년부터 2022년까지 1100명으로 유지되고 있다.

하지만 회계사 시험 선발 예정인원을 결정하는 회계사자격제도심의위원회가 2022년 이후 선발 인원 축소를 시사한 상태다. 회계업계에서도 신외감법 도입 이후 선발 인원이 단기간 30% 이상 늘어난 만큼 장기적 관점에서 회계사 수급을 조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한편 2022년도 공인회계사 1차 시험은 2월 27일 서울·부산·대구·광주·대전에서 치러질 예정이다. 2022년도 1차 합격자는 4월 8일 발표한다. 2차 시험은 6월 25일과 26일 진행하며 최종 합격자는 8월 26일에 발표한다.


글 시시비비 키코에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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