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하늘길이 끊기며 항공사들이 비상경영에 돌입한 지 벌써 2년째. 2022년엔 국제선 운항이 확대될 거란 기대와 달리 오미크론 변이 확산세에 고유가, 원달러 환율 상승 등의 악재마저 겹치며 항공업계의 시름이 더 깊어지고 있다. 3월이면 고용유지지원금마저 중단돼 대규모 무급휴직, 더 나아가 구조조정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2022년 3월 고용유지지원금 중단을 앞두고 대규모 무급 휴직 위기에 놓인 항공업계 종사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조선 DB




◇고용유지지원금 중단, 왜?

고용유지지원금은 사업주가 근로자에게 제공하는 휴업·휴직 수당에 대해 정부가 지원하는 보조금이다. 경영 상황이 어렵더라도 기업이 인원 감축 대신 고용 유지를 장려하고자 마련한 제도다. 사업주가 통상 1개월 이상의 유급휴직을 주는 경우 평균 임금의 70%인 휴업 수당을 90%까지 지원하고 나머지 10%는 기업에서 부담하도록 한다.

항공업계는 코로나19 직접 피해 업종으로 종사자 생계유지와 고용안정을 위해 지난 2020년(항공사 3월·지상조업사 4월)부터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됐다. 정부는 항공업과 여행업 등 15개 특별고용지원업종에 고용유지지원금을 지급하면서 해당 기간엔 희망퇴직, 정리해고 등을 하지 못하게 했다.

정부는 당초 1년에 최대 6개월까지 고용유지지원금을 지원할 계획이었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면서 어려움에 처한 항공업계의 지원 연장을 이어왔다.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한 지난 2020년 3월부터 하늘길이 막힌 뒤 순환근무에 들어간 항공사들은 2021년 6월과 10월 고용부가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종료를 앞두고 지원 기간을 연장해 구조조정을 피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오는 3월 말이면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기간이 만료된다. 고용유지지원금 역시 3년째에 접어드는 2022년 3월부터 원칙적으로 지원이 제한된다.

고용보호법시행령 제 19조 2항에 ‘3년 이상 연속으로 같은 달에 고용유지조치를 실시하는 경우, 관할 직업안정기관의 장이 불가피하다고 인정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고용유지지원금을 지급하지 않는다’고 나와 있기 때문이다.

◇무급휴직 동의서 받는 LCC

코로나19 여파로 적자 경영을 이어온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등 저가항공사(LCC)는 이미 직원들에게 무급휴직 동의서를 받기 시작했다.

현재 LCC 직원 절반이 휴직 상태지만 유급 휴직 지원금을 통해 정부로부터 평균 임금의 70%에 달하는 휴업 수당을 받고 있다. 그러나 당장 3월부터 무급 휴직으로 전환되면 월 평균 급여의 50% 수준으로 지원금이 줄어든다. 월 최대 지급 규모도 198만원으로 제한된다.


LCC 항공사 카운터 모습. /조선 DB



LCC 업계는 코로나19 장기화로 국제선 운항 중단이 2년 가까이 이어지며, 직원들의 휴직과 휴업이 반복되는 상황에서 고용유지지원금이 끊길 경우 구조조정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2021년 3분기 누적 기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를 제외한 모든 LCC는 큰 폭의 적자를 기록했다. 제주항공이 2473억원, 진에어 1533억원, 에어부산 1479억원, 티웨이항공이 1186억원의 적자를 냈다.

2021년 국제선 LCC 이용객은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인 2019년보다 96.4% 감소한 320만9364명에 그쳤다. 국내선 LCC 이용객은 3338만3740명으로 2019년(3338만6561)과 유사한 수준을 기록했지만, 경쟁 과열로 수익성이 급감했다.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 여객기. /조선 DB


그나마 항공 화물 등으로 수익을 내고 있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같은 대형 항공사는 사정이 나은 편이다.

대한항공은 2020년 4월부터 휴직에 들어갔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2022년 4월부터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을 수 없지만, 2021년의 경우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이 끊겨도 자체적으로 유급 휴직 수준으로 비용을 보전해줬다.

아시아나항공은 부서별로 무급 휴직과 유급 휴직을 번갈아가면서 시행해 당장 일괄적으로 고용유지지원금이 끊기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 특수성 고려, “고용지원금 연장해야”

항공업계는 코로나19 특수성을 고려해 지급기간 연장을 요구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도 공항 상주기업의 휴업 상황 등 어려운 여건을 고려해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정부에 건의했다.

한국항공협회와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지난 1월 28일 ‘항공업계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기간 연장 신청 및 고용유지지원금 지원기간 확대 건의서’를 고용노동부에 제출했다.

항공협회는 “그간 항공업계 종사자들은 임금 삭감과 연이은 순환휴직 등 고통분담으로 버텨왔다”며 “정책 지원 효과가 헛되지 않도록 만들고 최소한의 생계유지와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정부의 계속적인 지원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이어 “정부의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지원을 통해 우리나라 항공 산업이 다시 비상해 국가 경제와 국민편익에 기여할 수 있도록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로 이용객이 급감한 인천국제공항의 모습. /조선DB

정치권에서도 고용보호법 시행령의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금과 같은 전대미문의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는 노동자의 고용안정에 걸림돌로만 작용하고 있다”며 “시행령 개정을 위해 고용노동부 장관의 긴급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염병 확산과 같은 긴급상황에는 ‘고용보험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불가피한 경우로 인정한다’는 내용이 추가돼야 한다는 것이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관할 직업안정기관의 장이 불가피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을 수 있도록 돼 있다”며 “코로나19 사태를 고려해 경영난이 심각한 기업에는 고용유지지원금을 지급해줄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지방 고용노동관서에 내려보낸 상태”라고 밝혔다.

하지만 LCC업계는 2022년 고용유지지원금 예산이 대폭 줄어든 탓에 심사가 까다로워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한 LCC 관계자는 “항공업뿐 아니라 여행, 관광, 호텔업 모두가 어려운 상황인 만큼 지원이 제한적일 것”이라며 “같은 업종 내에서도 적자 기업이 흑자 기업보다 우선적으로 지원받을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글 시시비비 키코에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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