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자산 가치 10조원 안팎 추산
실질 상속세율 60% 고려하면 6조원 정도 이를 듯
고 이건희 회장 12조 상속세의 절반이나,
이재용 부회장 납부액(2.9조)의 2배 수준
국내 역대 최다 상속세는 삼성 LG 롯데 한진 OCI 순

2022년 2월 28일, 넥슨 창업자 김정주 엔엑스씨 이사가 갑작스레 세상을 떠났다는 부고가 전해졌습니다. 미국에서 머물고 있던 고인은 최근 우울증이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회사 측은 “고인은 전부터 우울증 치료를 받아왔으며, 최근 들어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유가족 모두 황망한 상황이라 자세히 설명하지 못함을 양해해달라. 조용히 고인을 보내주려는 유가족의 마음을 헤아려주길 간절히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김정주 이사. /넥슨 제공


고인의 죽음 앞에선 명복을 비는 것이 우선이겠지만, 한국에서 둘째 가는 부호의 별세 소식인지라, 세간의 관심은 그가 남긴 유산과 유족들이 내야 하는 상속세에 벌써부터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고 김정주 이사 일가의 지분은 2021년 말 기준 본인 67.49%, 배우자인 유정현 감사 29.43%, 두 딸이 각 0.68%, 가족 소유 개인회사(와이즈키즈) 등을 포함해 98.28%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따르면, 각종 공제 후 상속받는 금액(과세표준)이 30억원 이상일 경우 상속세율은 50%에 이릅니다. 최대주주 지분율이 50% 이상인 경우 20%가 할증돼 실질적인 상속세율은 60% 정도가 됩니다.

NXC는 국내 증권시장에 상장돼 있지 않아 지분 가치 산정이 모호합니다. 다만 미국 블룸버그는 앞서 고인의 자산 규모를 74억6000만달러(약 9조80억원)로 봤고, 미 경제지 ‘포브스’는 3월 1일 김 이사의 자산 규모를 95억달러(약 11조4430억원)로 추산했습니다.

앞서 넥슨 일가는 지난 2019년 넥슨의 지주사인 NXC 지분에 대한 공개 매각에 나선 바 있습니다. 하지만 마땅한 인수 대상자를 찾지 못해 매각은 불발됐습니다. 당시 기업 가치는 약 10조원이었습니다. 10조원으로 계산할 때 유 감사와 자녀 2명이 이를 상속받을 경우 유족이 내야 할 상속세는 6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부동산과 현금자산 등이 더해지면 실제 상속세 규모는 6조원을 넘길 것으로 전망됩니다.

지금으로선 상속 자산이 얼마인지 확정지을 수는 없지만, 넥슨이 남긴 상속세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내야하는 상속세의 2배 정도가 될 것으로 추산됩니다. 이건희 전 회장의 상속세는 12조에 달하는데, 이 중 주식 상속세가 11조에 달합니다. 이 가운데 이재용 부회장이 내야 하는 상속세는 2조9000억원이기 때문입니다.


이재용 부회장과 구광모 회장. /조선DB, 채널A 방송화면 캡처


◇국내 역대 상속세 TOP 5는?


국내 재벌가(家)들은 막대한 상속세를 내고 기업을 물려받았습니다. 이 가운데 역대 가장 많은 상속세를 내고 있는 곳은 단연 삼성가입니다.

이건희 회장은 2020년 10월 세상을 떠나면서 주식, 미술품, 부동산, 현금성 자산 등 약  30조원에 달하는 유산을 남겼습니다. 유족들이 내야할 상속세는 12조원 이상입니다. 이는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도 역대 최고 수준의 상속세 납부액이라고 합니다.

유족들은 연부연납 제도를 통해 2021년 4월부터 5년간 6차례에 걸쳐 상속세를 분납하는 것을 택했습니다. 연부연납제도는 상속세가 2000만원이 넘으면 상속 결정 시 6분의 1을 내고, 나머지를 5년간 나눠 내는 제도입니다. 2021년 4월 30일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은 3조1000억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금까지 2조9000억원가량의 상속세를 신고했습니다.

아무리 나눠 낸다고 해도 부담이 되는 건 사실입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물론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공익재단 이사장이 계열사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기도 했습니다.

2021년 홍라희 전 관장과 이부진 사장, 이서현 이사장의 대출 규모는 약 1조7000억원이었습니다. 이 부회장도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해 시중 은행 두 곳에서 각각 2000억원씩 총 4000억원을 대출받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유족들은 “세금 납부는 국민의 당연한 의무로,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국내에서 두 번째로 많은 상속세 납부액을 내고 있는 재벌가는 LG입니다. 2018년 고 구본무 회장이 세상을 떠난 후 유족이 신고한 상속세는 9215억원입니다. 이 중에서 ㈜LG 지분 8.8%를 상속받은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7200억원을 납부해야 합니다. 구 회장 역시 막대한 상속세를 해결하기 위해 연부연납제도를 선택했습니다.

다음은 롯데입니다.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은 2020년 1월 19일 세상을 떠났습니다. 고 신격호 회장은 약 1조원에 달하는 유산과 상속세 4500억원을 남겼습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영자 전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 신유미 전 롯데호텔 고문 등 유산 상속인 4명이 한국과 일본에 납부해야할 상속세는 4500억원입니다. 이들은 한국에 3200억원, 일본에 1300억원의 상속세를 납부하고 있습니다.

역대 상속세 분납금 4위에 오른 곳은 한진그룹 일가입니다.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은 2019년 4월 별세했습니다. 이에 한진그룹 일가는 2019년 10월 상속세 2700억원을 신고했습니다. 이들은 당시 조 전 회장의 퇴직금 등으로 450억원 규모의 상속세 1차 납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5위는 이우현 OCI 부회장입니다. 2017년 고 이수영 OCI 회장이 세상을 떠난 후 이 부회장은 지분 6.12%를 받았습니다. 이와 함께 그에겐 약 2000억원의 상속세가 부과됐습니다. 이 부회장은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보유 지분 일부를 매각했는데요, 이 때문에 한때 3대 주주까지 내려앉기도 했습니다.

◇OECD 중 상속세율 최고

국내 상속세 최고 세율은 50%입니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일본(55%) 다음으로 높습니다. 기업 최대 주주가 지분을 승계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이때 주식 가치에 20%가 할증돼 최고 세율이 60%까지 오르기도 합니다. 상속세를 부과하는 OECD 국가들의 평균 상속세 최고 세율은 27.1%인데, 이를 훨씬 웃도는 셈이죠.

이렇게 상속세율이 높은 나라는 한국 외에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해외에서는 대부분 소득세를 높이고 상속세를 낮추거나 폐지하고 있습니다.

2020년 기준 스웨덴과 호주 등 15개국가에서는 상속세를 아예 부과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중 스웨덴은 한때 상속세 최고 세율이 70%까지 오른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가구 기업 이케아(IKEA) 등 자국 기업이 이를 견디지 못해 해외 이전을 계획하자 상속세를 폐지했습니다. 상속세를 부과하는 나라 중 스위스, 룩셈부르크, 헝가리, 슬로베니아 등은 자녀를 포함한 직계비속의 상속세를 면제해주고 있습니다. 기업의 경영권 승계를 보장하기 위해서 입니다.

국내에서도 이를 조정하기 위한 움직임이 있었습니다. 그동안 전문가들은 상속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세액 계산 방식을 피상속인 유산 총액을 기준으로 하는 현재 유산세에서 상속인별 유산 상속분을 계산하는 유산 취득세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요구해왔습니다. 유산세 방식은 유산 취득세 방식에 비해 세 부담이 크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정부는 “중장기적으로 검토하겠다”며 즉각 도입이 어렵다는 입장을 내놓았죠.

글 시시비비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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