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네이버의 손자회사 크림(KREAM)에서 직원이 고객의 개인정보를 빼내 사적으로 연락하다 해고된 일이 있었습니다. 크림은 익명 안전 거래를 표방하는 스니커즈 리셀 플랫폼인데요, 피해자는 스니커즈를 팔려고 크림의 오프라인 지점에 방문해 물건을 맡기는 과정에서 개인정보 유출 피해를 당했습니다.

사건은 피해자의 남자친구가 온라인 패션 커뮤니티에 폭로하면서 알려졌습니다. 게시자는 “크림 직원이 여자친구의 전화번호를 알아내 ‘인스타그램 맞팔을 하자’라는 문자를 보냈다”고 제보했습니다. 접수 직원이 스니커즈 박스에 적힌 연락처를 보고 사적으로 연락했다는 것입니다. 크림이 판매자와 구매자가 서로 개인정보를 공유하지 않고 익명으로 안전하게 거래하게 도와준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는 만큼, 누리꾼들은 네이버를 향해 날선 반응을 보였습니다.

네이버 측은 2월 24일 피해자로부터 항의를 받고 인사위원회를 소집했습니다. 직원이 근로계약서상 금지사항에 해당하는 행동을 했다고 판단하고 해고 조치를 했습니다. 회사측은 또 “접수 방식을 개선해 쇼룸 근로자가 판매자의 연락처를 알 수 없게 조치했다”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논란은 그 뒤로도 이어졌습니다. 게시글 작성자는 네이버로부터 어떤 배상도 없었다는 글을 남겼는데요, 개인정보 유출 문제와 관련 회원 공지도 없었던 만큼 직원 해고로 사건을 덮으려 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안전한 거래 플랫폼이라고 홍보하는 네이버 크림. /크림 홈페이지 캡처

맘카페 리뷰 보고 차트 뒤진 의사

병원에 대한 불만 글을 맘카페에 남겼다는 이유로 환자 개인정보를 빼내 고소한 의사도 있습니다. 대구지방법원은 2021년 9월 30일 형사 고소를 위해 환자 개인정보를 사용한 혐의(개인정보보호법 위반)로 기소된 의사 A(50)씨에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습니다.

A씨는 경상북도 경산에서 의원을 운영하는 의사입니다. 이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환자 B씨는 병원에 대한 부정적인 후기를 지역 맘카페에 올렸습니다. 이 사실을 안 A씨는 2020년 9월 3일 원장실에서 업무용 컴퓨터를 이용해 개인정보 기록 및 관리 시스템에 접속했고, 환자의 이름·주민등록번호·휴대폰 번호 등을 알아내 환자의 개인정보가 들어간 고소장을 작성 후 경찰서에 제출했습니다.

환자를 고소하려던 A씨는 되려 역고소를 당했습니다. 재판에서 그는 “B씨가 과장된 내용을 인터넷 카페에 올려 명예를 훼손하고, 업무 방해에 이를 수 있는 행위를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고소장을 수사 기관에 제출했기 때문에 개인정보가 침해될 위험이 없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재판부는 A씨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피고인이 진료 서비스 등의 제공 목적으로 B씨에 대한 개인정보를 수집했음에도, 형사 고소를 위한 개인적인 목적으로 B씨의 개인정보를 사용했다고 봤습니다. 재판부는 “이 같은 피고인의 행위는 해당 정보를 수집한 목적의 범위를 넘어서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재판부는 또 “B씨를 수사기관에 형사 고소한 후 사실조회, 압수수색 영장 집행 등을 통해 얼마든지 합법적인 방법으로 피해자에 대한 개인정보를 알아낼 수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MBCNEWS 유튜브 캡처

데이팅 앱 가입했다 협박당하기도

데이팅 앱에 가입했다가 봉변을 당한 일도 있습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2월 23일 전체회의를 열고 데이팅 앱 골드스푼 운영사 트리플콤마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1억2979만원과 과태료 1860만원을 부과한 일이 있습니다. 골드스푼은 상위 1% 재력가 전용 커뮤니티를 표방하는 데이팅 앱인데요, 2021년 9월 20대 IT업계 개발자 C씨가 해킹을 통해 14만여명의 개인정보를 빼돌렸습니다. 그가 빼돌린 개인정보는 이름·나이·휴대폰 번호·이메일·직업 등 기본적인 정보뿐 아니라 학력·종교·전문직 면허증·소득증명서·차량등록증 사본 등 다양했습니다. 골드스푼은 이른바 ‘상위 1%’ 회원만 모집하기 위해 까다로운 가입조건을 내세웠는데요, 이 과정에서 재산이나 자동차를 인증하기 위해 소득증명서나 차량등록증까지 제출하게 했습니다.

C씨는 불법적인 방법으로 골드스푼 회원들의 개인정보를 취득한 뒤 회원 21명의 이름과 사진, 직업 등 개인정보를 소셜미디어에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C씨는 “합의하면 정보를 공개하지 않겠다”라며 피해자들에게 금전을 요구하고 협박했습니다. 하지만 C씨가 한 달 만에 경찰에 붙잡히면서 사태가 더 커지는 것은 막을 수 있었습니다.

골드스푼은 회원 정보를 소홀히 관리한 점에 대한 책임을 지게 됐습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사측이 회원들의 민감한 정보를 수집하면서도 안전한 정보 관리 시스템을 마련하지 않았다고 봤습니다. 또 이용자들에게 정보 유출 사실을 제때 공지하지 않고, 종교 정보를 수집할 때 회원 동의를 받지 않는 등 총 6가지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한 혐의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개보위는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탈퇴한 회원의 정보나 1년 이상 서비스 미이용자의 정보는 바로 삭제해야 하는데, 사측은 이 같은 규정도 어겼다”고 밝혔습니다.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들은 현재 골드스푼을 상대로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골드스푼의 가입 조건. /골드스푼 홈페이지 캡처

수험생이 마음에 든 수능감독관은 ‘어쩔’

대학수학능력시험 감독관이 시험 중 수험생 연락처를 알아내 사적으로 연락한 사건도 유명하죠. 고등학교 교사 D씨는 2019학년도 대입 수능에서 고사장 감독관으로 나섰는데요, 시험이 끝나고 10일 뒤 수험생 E씨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그는 “수능 때 감독을 했었다”, “마음에 들어서 상황이 그렇긴 한데 물어보고 싶었다”, “순박한 사람이거든요. 나이도 비슷하고 대화 나눠보는 건 어떠세요” 등의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D씨는 수험표와 응시원서를 보고 피해자의 휴대폰 번호를 알아냈다고 합니다.

E씨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받고 수사기관에 D씨를 고소했습니다. 검찰은 D씨가 개인정보를 본래 목적과 다른 용도로 이용했다는 공소 사실을 적용해 재판에 넘겼는데요, 1심에서 그는 무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D씨의 행위가 부적절했지만, 수능 감독관은 개인정보취급자에 불과하기 때문에 관련 처벌 규정이 없다고 봤습니다.

2심 판결은 달랐습니다. D씨가 개인정보 처리자로부터 개인정보를 제공받은 사람이기 때문에 처벌이 가능하다 보고,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습니다. 이 사건으로 D씨는 2020년 3월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정직 3개월 징계 처분도 받았습니다. D씨는 징계에 불복해 소송을 냈지만, 이듬해 6월 원고 패소 판결을 받았습니다.

글 시시비비 영조대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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