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대선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신승(辛勝)하면서 그의 대선 공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987년 이후 처음으로 5년 만에 정권 교체가 이뤄지면서 정부의 경제 정책 접근법에도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차기 대통령의 경제 공약을 이쯤에서 한 번 정리해보자.

◇코인 시장 무엇이 달라질까

윤 당선인은 후보 시절부터 가상자산 규제 완화를 강조해왔다. 가상자산 투자 이익에 비과세 적용을 확대하고 단계적으로 ICO(코인 상장)를 허용하는 것 등이 그의 주요 공약이다. 실행된다면 가상자산이 제도권 투자처로 편입되는 의미가 있다. 가상자산 법제화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코인 투자를 주식 투자에 버금가게 제도적으로 보호하겠다고 약속했다. 코인 투자 수익 5000만원까지 완전 비과세를 적용하겠다는 공약이 그 사례다. 문재인 정부는 2021년 10월 가상자산 시세차익을 2023년부터 기타소득으로 분류해 기본 250만원까지만 공제가 되도록 해 젊은 투자자들에게 원성을 샀다.

동시에 선(先)정비·후(後)과세 원칙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상자산 시장을 재정비 한 후 과세를 하겠다는 뜻이다. 2023년 1월로 연기한 과세 시점이 더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

투자자 보호책은 ‘디지털자산 기본법’을 제정하고 디지털산업진흥청(가칭)을 설립해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디지털자산 기본법에서는 불완전판매나 시세조종, 자전거래, 작전 등 불공정거래를 조사하고 부당 수익을 환수할 예정이다. 디지털산업진흥청은 코인이나 NFT(대체불가토큰) 등 신개념 디지털 산업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맡는다.

국내 코인발행이 허용되는 길도 열릴 가능성이 크다. 다만 현재 ICO 방식을 전면 채택하면 다단계 사기 같은 투자자들의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거래소발행(IEO) 방식부터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IEO는 투자자가 거래소를 통해 코인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방법이다. 거래소는 프로젝트와 투자자 사이에서 중개인이 된다. 검증 역할도 담당해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윤 당선인은 공약 발표 당시 “770만 가상자산 투자자를 증권시장의 주식투자자 수준으로 완전하게 보호하고 가상자산을 거래하면서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적어도 디지털 자산 분야만큼은 규제 걱정 없이 민간의 자율과 창의가 충분히 발현되도록 네거티브 규제(법률이나 정책에서 금지하지 않는 한 모두 허용하는 규제 방식) 시스템을 기본으로 하겠다”고 했다.

한 코인 업체 관계자는 “코인 공약 자체는 젊은 개미 투자자 표심 잡기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며 “윤 후보 당선으로 코인이나 NFT가 제도권으로 편입되며 발전할 것이라 기대한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후보 때부터 코인 정책을 따로 공약으로 낸 점이 눈에 띈다”며 “정치권에서 코인을 대하는 관점이 5년 전과 달라졌음을 느낀다”고 했다. 현 정부에서 코인을 투기로 봤다면, 다음 정부에서는 디지털 산업으로서 육성하려고 한다는 의미이다.

‘AI 윤석열’이 경제 부문 공약을 말하고 있다. /윤석열 공약 위키

주식 개인투자자 세제 지원도 강화할 전망이다. 주식양도소득세를 폐지하고 증권거래세를 적정 수준으로 유지한다. 앞서 윤 당선인은 증권거래세를 폐지하겠다고 공약을 발표했다가 ‘적정 수준 유지’로 선회했다.

주식양도세는 종목별 보유총액이 10억원 이상이거나 보유 지분율이 코스피 종목 1%(코스닥 2%)인 대주주에게 20~30% 세율로 매겨진다. 정부는 2023년부터 연 5000만원 이상 양도차익을 얻으면 20~25% 세율로 양도세를 부과할 계획이다. 이 주식양도세를 폐지하겠다는 게 윤 당선인의 공약이다.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로 민간 공급 늘린다

문재인 정부 5년간의 대표적 실정(失政)으로 부동산 가격 폭등이 꼽히는 만큼 부동산 공약에도 관심이 쏠린다. 오는 5월 출범하는 윤석열 정부 민생 과제 1호도 ‘부동산 시장 안정’이 될 전망이다. 윤 당선인은 TV토론에서 “내 집이든, 전셋집이든 일단 집을 구하는 데 걸림돌이 되는 제도들을 없애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는 임기 후반까지 대출 규제 등으로 수요를 억누르는 대책을 주로 내놓았다. 공급 확대 정책도 공공 주도 방식을 원칙으로 삼아왔다.

반면 윤석열 당선인은 후보 시절부터 시장 주도의 부동산 정책을 전면에 내세웠다. 민간에 의한 공급, 특히 재건축·재개발을 앞세웠다. 동시에 종합부동산세 등 세금 부담도 줄이겠다고 밝혔다. 윤 당선인의 부동산 정책 책사인 김경환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전 국토교통부 1차관),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등도 정통 시장주의자로 분류된다.

문재인 정부에서 원성이 자자했던 부동산 정책에도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픽사베이

윤 당선인은 수도권 최대 150만호를 포함해 5년간 전국에 250만 가구를 공급하되 공공주택 비율은 50만 가구로 한정한다는 공약을 했다. 취약계층에게 공공임대주택을, 청년이나 신혼부부에게 공공분양주택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분당과 일산 등 1기 신도시 5곳에는 용적률을 상향 조정하고 재건축 규제를 완화해 총 10만 가구를 추가 공급한다.

대신 ‘안전진단 강화’, ‘분양가 상한제’,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등으로 억눌린 민간 재개발과 재건축에 규제를 완화해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30년 이상 노후 주택은 정밀안전진단을 면제해주는 식이다.

세제 규제도 완화한다. 종합부동산세는 장기적으로 재산세와 통합을 추진해 사실상 폐지하겠다고 공약했다. 윤 당선인이 유세 기간 중 “집을 사지도 갖고 있지도 팔지도 못하게” 한다고 지적했던 양도소득세는 2년간 다주택자에 중과세율을 한시적으로 배제하는 방식으로 매각을 유도할 예정이다.

여소야대 정국에서 갈 길이 멀지만 전세를 소멸시키고 월세 폭등을 불러일으킨 원흉이라고 비판받았던 임대차 3법(전월세신고제·전월세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제)도 전면 재검토될 가능성이 크다.

아울러 주택담보인정비율(LTV) 규제도 신혼부부와 청년층, 생애 첫 주택구입자 등에게는 최대 80%까지 상향될 가능성이 크다. 윤 당선인의 부동산 공약 중에서는 생애 첫 주택 구입자의 취득세를 면제하거나 1%로 낮추고, 1주택자에게는 보유세를 깎아주겠다는 내용이 특히 선호도가 높았다.

글 시시비비 와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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