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이 3월 23일 2022년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합니다. 롯데쇼핑은 롯데백화점·롯데마트·롯데슈퍼·롯데ON 등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는 유통 공룡입니다. 2021년 한 해에만 15조5812억원가량의 매출을 냈죠. 이런 롯데쇼핑이 이번 주주총회에서 사업 목적에 주류소매업과 일반음식점업을 넣기로 해 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는데요, 2022년 주주총회 정관을 통해 주요 유통사의 미래 먹거리를 알아봤습니다.

제타플렉스에서 가장 뜨거운 호응을 받고 있는 보틀벙커. /롯데마트 유튜브 캡처

◇‘와인판 이케아’에 MZ세대 열광

롯데쇼핑이 주류소매업과 일반음식점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하는 이유는 롯데마트가 공을 들이고 있는 보틀벙커(BOTTLE BUNKER) 때문입니다. 보틀벙커는 와인 전문 매장으로, 전 세계에서 들여온 와인과 함께 전통주와 위스키까지 경험해볼 수 있는 곳입니다. 롯데마트는 2021년 말 잠실점을 ‘제타플렉스’로 재단장하면서 1층에 와인 전문점 보틀벙커를 열었습니다. 와인 5000여종을 한 곳에서 볼 수 있는 대형 매장입니다.

보틀 벙커는 다른 와인 매장보다 규모가 크고, 매장 한쪽에는 와인 80여종을 구매하기 전 유료로 50ml씩 미리 시음해볼 수 있는 ‘테이스팅 탭(tasting tap)’도 있습니다. 안주를 판매하는 ‘부라타랩’도 있죠. 보틀벙커는 매장에서 수많은 가구를 직접 체험해보고 살 수 있는 이케아와 닮았다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이색적인 체험형 매장의 등장에 MZ세대의 반응은 뜨겁습니다. 매장이 문을 열기도 전에 기꺼이 줄을 서기도 합니다. 백화점 명품 매장에서나 볼 만한 ‘오픈런’ 현상이 보틀벙커에서도 일어나는 겁니다.

보틀벙커의 인기는 매장 매출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롯데마트는 제타플렉스 리뉴얼 이후 한 달간 거둔 매출이 2021년 같은 기간보다 55% 증가했고, 방문객도 32.5% 늘었다고 밝혔습니다. 보틀벙커는 제타플렉스 개점 후 한 달간 매출이 405%나 증가했습니다. 품목별로는 양주가 1098.7%, 와인이 545.2% 늘었습니다. 유통업계는 보틀벙커가 롯데마트의 부진한 실적에 단비가 될지 주목하고 있습니다. 롯데쇼핑의 2021년 영업이익은 2156억원이었는데요, 이는 1년 전보다 37.7% 감소한 수치입니다. 사업부문별로는 롯데마트가 영업손실 320억원을 냈습니다. 롯데마트 입장에서는 보틀벙커의 꾸준한 성장이 절실한 상황이죠.

롯데쇼핑 관계자는 “보틀벙커 관련 서비스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주류소매업과 일반음식점업 등을 정관에 추가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측은 3월 말과 4월 중 롯데마트를 창고형 할인점 ‘맥스’로 재단장해 다시 문을 여는 창원중앙점, 광주상무점에도 테이스팅탭과 부리타랩을 갖춘 보틀벙커를 입점시킬 예정입니다. 롯데쇼핑이 미래 먹거리로 와인 사업을 꼽았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죠.

◇헬스케어에 공 들이는 신동빈 회장

롯데쇼핑이 와인 사업에 집중한다면, 롯데지주는 헬스케어 시장에 진출합니다. 헬스케어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꼽은 주요 미래 먹거리 중 하나입니다. 신 회장은 그간 헬스케어가 그룹의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여러차례 말했는데요, 3월 10일 롯데지주가 이사회를 열고 700억원을 출자해 롯데헬스케어를 설립하기로 결정하면서 본격적인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롯데헬스케어는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헬스케어 전문회사입니다. 과학적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목표인데요, 유전자와 건강검진 결과를 분석해 고객에게 필요한 영양소가 배합된 맞춤형 건강기능식품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또 음식 섭취 방식, 맞춤형 식단, 운동 등 건강관리를 위한 코칭 서비스도 할 예정입니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현재 건강기능식품이나 운동을 선택할 때 전문가보다는 지인의 추천이나 광고에 의존하는 사람이 많다”라며 시장 진출 근거를 설명했습니다. 높은 시장 성장세도 헬스케어를 미래 먹거리로 꼽는 이유 중 하나인데요, 우리나라 헬스케어 시장은 2020년 237조원 규모에서 2030년 약 450조원으로 연 평균 6.7% 성장할 전망입니다. 롯데헬스케어는 플랫폼 사업을 기반으로 국내 시장을 선점한 뒤 외국으로도 진출할 계획입니다.

작품을 감상하고 구매할 수 있는 신세계 갤러리. /신세계백화점 유튜브 캡처

◇미술품 경매업 시작한 신세계

신세계의 정기 주주총회는 3월 24일입니다. 신세계는 이번 주총에서 사업목적에 부가통신사업·인터넷 경매 및 상품중개업·인터넷 광고를 포함한 광고업·광고대행업·기타광고업·데이터베이스 및 온라인 정보제공업·인터넷 콘텐츠 개발 및 공급업 등을 새로 추가합니다. 신세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사업목적은 백화점에 어울리는 사업 위주로 구성했었는데, 유통 비즈니스 환경이 달라지는 상황에서 미래 준비를 위해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신세계의 신규 사업 중 눈에 띄는 건 인터넷 경매와 상품중개업입니다. 업계에서는 신세계가 미술품 판매 사업을 염두에 두고 이 같은 사업목적을 추가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신세계는 2021년 말 미술품 경매회사 서울옥션 지분을 사들였습니다. 서울옥션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미술품 경매 업체로, 2020년 낙찰총액을 기준으로 한 시장 점유율은 38% 수준입니다.

신세계는 280억원을 들여 서울옥션 지분 4.82%를 확보했죠. 2021년부터 백화점에서 미술품을 직접 팔고 있기도 합니다. 미술품 사업을 전담하는 갤러리팀을 별도로 두고, 본점과 강남점, 센텀시티점에서 작품을 감상하고 구매할 수 있는 갤러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신세계 관계자는 “2021년 8월 강남점에서 미술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는데, 월 100점씩 나갈 정도로 인기가 높다”라고 했습니다. “성장세가 높은 만큼, 관련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회사 정관에 사업목적을 추가하는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이 밖에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3월 29일 주총을 여는데요. 회사는 건강 보조식품 소매업, 고속도로 휴게소 및 주유소(LPG, 전기 충전소 포함)의 건설·관리·운영·임대 관련 제반 사업 등을 사업목적에 새로 넣습니다.

BGF리테일은 비타민 같은 건강기능식품으로 판매 영역을 넓히고, 주유소나 휴게소 같은 특수상권에도 힘을 줄 예정입니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아직 편의점에서 판매하지 않는 상품군을 추가해 수익성을 제고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글 시시비비 영조대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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