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도비 샨타누 나라옌 ‘2021년 TOP 100 CEO’ 1위
리더로서 수평적이고 투명한 기업 만들어
애플 팀 쿡 25위 그쳐…
아마존 제프 베이조스, 테슬라 일론 머스크는 순위 못 들어  

미국에는 세계를 이끄는 다양한 글로벌 기업이 있습니다. 세계 시총 1위(2022년 1월 기준) 기업 애플, 자동차 부문 1위 기업 테슬라는 물론 각 분야의 스타트업들이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많은 기업을 조사해 직장 문화 및 연봉 플랫폼 컴패러블리(Comparably)가 ‘2021년 TOP 100 CEO’를 발표했습니다.

TOP 100 CEO는 미국에 있는 약 7만명의 CEO에 대한 설문을 진행해 그중 좋은 평가를 받은 CEO 100명을 선정한 것입니다. 조사는 2020년 11월 26일부터 2021년 11월 26일까지 진행됐고, 직원들이 남긴 익명 평가를 기반으로 했습니다. 직원 500명 이상 대기업은 최소 75명의 직원이, 500명 이하 중소기업은 최소 25명 이상의 직원이 조사에 참여해 CEO를 평가했습니다.

직원들은 직접 컴패러블리 홈페이지에 접속해 CEO의 기업 경영 방식, 사업 효율성 등 16가지 핵심 직장 문화 측정항목에 답했습니다. 컴패러블리는 직원들의 평가를 바탕으로 ‘대기업 TOP 100 CEO’와 ‘중견·중소기업 TOP 100 CEO’를 선정했습니다.

대기업 TOP 100 CEO 중 5위 안에 든 CEO들은 누구일까요. 이들은 코로나19 위기를 현명하게 이겨내고 회사를 운영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투명한 회사 경영으로 직원들의 신뢰를 얻는 데 성공한 리더들입니다.

샨타누 나라옌. /CNBC 유튜브 캡처


◇소프트웨어 판매 회사에서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으로

1위는 미디어 소프트웨어 개발 회사 어도비(Adobe)의 CEO 샨타누 나라옌(Shantanu Narayen)입니다. 나라옌은 어도비 창업자 존 워녹(John Warnock)이 경영에서 손을 뗀 후 어도비를 성공적으로 이끌어왔다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어도비는 사무기기 업체 제록스 연구소 출신 존 워녹과 찰스 케슈케가 1982년 창업했습니다. 두 창업자는 집에서도 누구나 간편하게 출판하는 시대를 여는 걸 목표로 어도비를 열었습니다. 어도비 포스트스크립트(문서와 이미지를 함께 출력할 수 있는 프로그램), 어도비 일러스트레이터, 어도비 포토샵, 프리미어 등 다양한 편집 툴을 출시하면서 성장했습니다.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단순히 판매만 하던 어도비가 바뀐 것은 2011년부터입니다. 그동안은 소비자가 2500달러를 내면 영구적으로 제품을 쓸 수 있었죠. 그러나 어도비는 이 방식을 버리고 매달 일정한 비용을 내는 클라우드 구독 모델로 서비스를 바꿨습니다. 소프트웨어 판매 기업에서 SaaS(Software as a Service·서비스형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변신한 것이죠. 이 변신을 주도한 사람이 샨타누 나라옌입니다.

어도비의 새로운 시도는 성공적이었습니다. 포토샵 일러스트레이터 등이 담긴 ‘어도비 크리에이티브 클라우드’, 아크로뱃 스캔 등이 담긴 ‘어도비 도큐먼트 클라우드’ 등 구독 모델 가입자들이 낸 구독료가 2020년에만 92억3000만달러였습니다. 한화로 따지면 약 11조4000억원입니다.

매출도 증가했습니다. 샨타누 나라옌이 어도비 CEO로 취임한 2007년 회사 매출은 30억달러 수준이었는데요, 나라옌의 경영 아래 어도비 매출은 2020년 128억달러를 넘겼습니다.

또 어도비는 일하기 좋은 기업, 선진적인 조직 문화 등을 대표하는 곳으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나라옌은 수평적 소통을 중요시하는 리더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아이디어나 제안사항이 있는 직원은 누구나 나라옌에게 직접 이메일을 보냅니다. 그는 월스트리트저널을 통해 “어도비에서 나에게 이메일을 보내는 사람은 누구나 답변을 받게 된다는 것을 안다”고 하기도 했죠.

사티아 나델라. /Recode유튜브 캡처


◇한 기업에서 20년 넘게 일한 베테랑이 CEO가 되면…

2위와 3위는 각각 IBM의 아르빈드 크리슈나(Arvind Krishna)와 마이크로 소프트(MS)의 사티아 나델라(Satya Nadella)입니다. 두 CEO 모두 자신의 회사에서 20년 넘게 일한 베테랑입니다.

IBM CEO 아르빈드 크리슈나는 2020년 취임했습니다. 1990년 IBM에 입사해 IBM 왓슨 연구소에서 Tivoli(시스템 관리 솔루션으로 현재 국내 제조 및 금융 시장에서 가장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음) 및 보안관련 제품과 데이터 베이스·웨어하우스 제품을 연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30년 동안 IBM에 몸담으면서 클라우드 전문가로 성장했죠. 코로나19라는 어려움 속에서 CEO로 취임한 그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폐쇄형과 개방형 클라우드 등을 묶어 제공하는 방식)를 내세워 시장을 이끌었습니다.

그 결과 IBM은 2021년 4분기에 기대 이상의 실적을 거뒀습니다. 4분기 IBM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사업 매출은 62억달러였습니다. 전년 동기보다 16% 증가한 수치라고 합니다. 연 단위로 보면 성장세가 더 뚜렷한데요, 2021년 해당 사업 매출은 202억 달러로 전년보다 20% 늘었습니다. 아르빈드 크리슈나 IBM CEO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가 소프트웨어 및 컨설팅 사업 성장을 주도하면서 4분기 매출이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사티야 나델라는 2014년부터 MS를 이끌었습니다. 그는 22년 동안 MS에서 일해온 기술 전문가입니다. 나델라는 MS 인공호흡에 성공한 리더로 평가받습니다. 모바일 시장이 커지면서 PC 시장은 자연스럽게 작아졌습니다. PC시장의 대표 상품은 윈도우 운영체제(OS)의 가치도 함께 하락했죠. 사티아 나델라 CEO는 클라우드 컴퓨팅을 새 성장동력으로 삼았습니다. 사무용 소프트웨어 ‘오피스’를 클라우드와 접목했습니다. 모바일용 앱, 인공지능(AI) 등도 새로운 수익원으로 삼았습니다.

그 결과 그가 재임하는 동안 주가는 7배 이상 올랐고 2019년에는 두 번째로 미국 증시에서 시가총액 1조달러를 달성했습니다. 코로나19 사태가 터졌을 때 모든 업계가 타격을 입는 와중에도 매출을 14% 늘렸죠. 이런 성과로 2019년 경제지 포츈이 선정한 올해의 기업인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에릭 위안. /Bloomberg Technology 유튜브 캡처


◇주식 3분의 1 기부한 CEO

4위에는 줌 비디오 커뮤니케이션즈 창업자이자 CEO인 에릭 위안(Eric Yuan)이 올랐습니다. 에릭 위안은 화상회의 솔루션을 만드는 기업 웹엑스커뮤니케이션스를 다니다 퇴사 후 2011년에 줌을 창업했습니다. 에릭 위안은 중국 출신 IT 개발자입니다. 1980년대에 칭다오에 있는 중국산둥과학기술대를 다니던 시절 기차로 10시간 떨어진 곳에 사는 여자친구와 장거리 연애를 했다고 하는데요, 그때의 경험을 계기로 화상 통화 서비스를 개발했다고 합니다.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서비스가 각광받으면서 줌 역시 뜻밖의 수혜를 봤습니다. 줌 주가는 2020년에만 무려 400% 가까이 급등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그가 보유한 회사 주식의 가치가 170억달러(약 18조원)까지 올랐고 에릭 위안은 세계 100대 부호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이를 사회에 환원하기도 했습니다. 에릭 위안은 2021년 초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지분변동신고서를 통해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줌 주식 중 3분의1에 이르는 1800만주를 기부했다고 밝혔습니다. 당시 기준으로 주식의 가치는 60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동 공구를 만드는 기업 스탠리 블랙 앤 데커(Stanley Black & Decker) CEO 짐 로리(Jim Loree)는 5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스탠리 블랙 앤 데커는 175년 전통의 세계 최대 공구 기업으로 전 세계 200개국에 진출해 있습니다. 2020년 포춘지 선정 ‘세계에서 가장 존경 받는 가정 용품 및 가구 회사’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짐 로리는 2016년 CEO에 올랐습니다. 직원들과의 소통에 힘쓰며 회사와 직원이 같은 목적을 바라보며 함께 성장을 이끄는 기업을 만들고 있습니다. 또 기업의 사회적 책임도 다하고 있습니다. 2021년에는 겨울 폭풍으로 위기를 겪고 있는 미국 텍사스주를 위해 미국 적십자사 재난구호 지원 프로그램(American Red Cross Disaster Giving Program)에 50만달러(약 5억6000만원)를 기부했습니다. 또 노스 텍사스 지역 푸드뱅크와 제너시스 여성 보호소에도 생활필수품을 지원했죠.

당시 짐 로리 스탠리 블랙 앤 데커 CEO는 “최근 폭풍으로 80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했고 수백만명이 정전 사태로 고통받고 있는데, 기부를 통해 텍사스 지역에 긴급 구호품을 지원하고 향후 재난에 대비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습니다.

이 밖에도 제너시스 여성 보호소(가정폭력 피해 여성을 위한 보호소와 주거 시설을 운영하는 단체)와 파트너십을 맺고 봉사와 기부 활동을 통해 지역사회에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글 시시비비 하늘

시시비비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