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A씨는 매달 월급 중 일부를 적립하듯 비트코인에 투자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그렇게 2년간 모은 0.4비트코인을 최근 처분했습니다. 그 돈으로 수익률이 30% 이상 오른 원자재 ETF에 ‘올인’했죠. 하지만 A씨가 투자한 후 수익률은 좀체 오르지 않고 있습니다. A씨는 “러시아가 전쟁을 일으킨 후 원자재 값이 오른다고 해 투자 방향을 바꿨는데 상투를 잡은 건지(최고점에 산 건지) 애가 탄다”고 했습니다.

2022년 3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우리나라 개미들의 자금이 움직이고 있습니다. 2022년 3월 3일 한화천연자원펀드에는 뭉칫돈 102억원이 들어왔는데요. 이 펀드는 천연자원(원자재)에 투자하는데 설정액 규모가 약 1200억원 정도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하루 만에 설정액의 10%에 달하는 규모의 자금이 들어온 것이죠. 원자재 가격 급등이 예상되자 한때 최근 3개월 수익률이 25%를 넘기도 했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글로벌 원자재 가격이 날로 오르고 있죠. 원자재에 투자하는 금융상품에도 돈이 몰립니다. 주식시장에서는 원자재 가격을 추종하는 ETF(상장지수펀드), ETN(상장지수증권)이 급등하고 있어요. 과연 지금 투자 해도 괜찮을까요? 잡스엔과 함께 알아봅시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면서 관련 투자 상품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픽사베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투자자의 눈에 쏠리는 종목은 니켈 선물가격 지수를 추종하는 ETF나 ETN입니다. 니켈 가격은 2022년 3월 들어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기도 했어요. 러시아는 스테인리스강과 전기차 배터리 등에 쓰이는 산업용 니켈의 주요 공급국 가운데 하나입니다.

2022년 3월 8일(현지시각) 영국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거래되는 니켈 가격은 장중 111% 폭등하며 10만1365달러(약 1억2500만원)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LME가 니켈 거래를 전면 중단시켰습니다. 선물가가 정상화하면 거래가 재개된다는데, 아직 언제 재개될지 아무도 알 수가 없습니다.

니켈 선물가격 지수를 추종하는 ETF와 ETN은 폭등했지만, 선물가격 하락에 베팅하는 상품은 전액 손실 위기에 처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한국거래소가 2022년 3월 8일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 ‘대신 인버스 2X 니켈선물 ETN(H)’ 거래를 정지시키기도 했습니다. 니켈 가격이 50% 이상 폭등하면서, 폭락에 2배를 거는 상품의 기초지수 종가가 0이 되어 버린 것입니다. 국내에서 ETN 상품의 기초지수값이 0으로 끝난 최초의 사례죠. 결국 상장폐지가 되는 국내 1호 ETN이 되었습니다. 안타깝게도 투자자들의 투자액은 종잇조각이 되어버렸습니다.

이밖에 원유, 금, 구리 등 원자재에 투자하는 상품들의 가격이 일제히 폭등했습니다. 원자재 관련 ETF·ETN은 2022년 3월 1~11일 일 평균 거래대금이 1752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전달(620억원)보다 3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죠. 개인투자자의 일 평균 거래 대금은 948원으로 전달(336억원)에 비해 역시 3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투자자 10명 중 7명은 원유 ETF, ETN을 거래하고 있습니다.

니켈 가격 폭등은 2차전지 ETF에도 불똥을 튀겼어요. 니켈이 2차전지 주원료 중 하나이기 때문에 니켈 가격이 오르자 2차전지 ETF는 하락세에 들어선 것이죠. 일례로 ‘KODEX 2차전지산업 ETF’는 2022년 3월 15일 기준, 최근 일주일간 12.7%가 하락했습니다. 이들 ETF의 상위 구성종목인 SK이노베이션, 삼성 SDI, LG에너지솔루션 등 국내 대형 배터리 종목에 약세를 보였기 때문이죠.

ETF가 이 정도로 증권가에 영향을 주고 있다면, 지금이라도 니켈 등 원자재 관련 상품에 올라타야 할까요? 우리나라 금융당국의 답은 ‘NO’입니다. 금융감독원은 원자재 가격과 연계된 ETF·ETN 투자에 최근 소비자 경보를 발령했습니다.


금융감독원은 변동성이 큰 원재자 관련 ETF·ETN 투자에 최근 소비자 경보를 내렸다. /금융감독원

원자재 값이 오르는데 금감원이 투자를 주의하라고 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고위험 상품으로 분류되는 레버리지와 인버스 상품 거래가 절반 가까이(46.8%) 되기 때문입니다. 레버리지와 인버스 ETF·ETN의 수익률은 원자재 가격 등 기초자산의 수익률에 배수 또는 음의 배수만큼 수익이 발생해요. 변동성이 높은 상황에서는 단기간에 투자 손실이 어마어마하게 커지죠.

금감원은 “우크라이나 사태 등 국제정세 불안으로 원자재 시장의 불안이 지속됨에 따라 원자재와 연계된 지수추종 상품의 투자위험도 확대되고 있다”며 “원자재 시장의 불안정한 상황은 국제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어요. 즉 변동성이 크니 그만큼 손실 위험도 큰 베팅이라는 뜻이죠.

특히 개인 매수가 많은 상위 5개 원유 ETF·ETN은 괴리율이 2022년 3월 10일 기준 9.37~13.77%에 달했습니다. 괴리율은 ETF·ETN가 거래되는 시장 가격과 내재 가치간의 차이를 뜻합니다. 괴리율이 양수(플러스)로 확대됐다는 것은 해당 상품 가격이 고평가 됐다는 뜻이에요.

또 한국거래소가 시장을 안정시키고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 ETF·ETN을 투자유의종목으로 지정하거나 거래를 정지시킬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합니다. 이 경우 ETF·ETN를 사고 파는 데 제약이 있을 수 있겠죠. 앞서 ‘대신 인버스 2X 니켈선물 ETN(H)’처럼요.

혹 투자를 꼭 해야겠다면 몇 가지 유의사항이 있습니다. 투자 종목 괴리율을 따져 가격이 고평가된 건 아닌지 확인해야 해요. 그리고 한국거래소 공시시스템(KIND)을 통해 투자유의종목 지정 여부, 거래정지 발생 여부 등을 확인한 뒤 투자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곱버스(곱하기+인버스)

기초지수 마이너스 수익률을 추종하도록 설계된 상품을 인버스라고 하지요. ‘곱버스’는 인버스에 ‘곱하기’를 합성한 신조어입니다. 인버스 가격변동폭의 2배, 즉 곱하기로 움직이는 상품이에요.

상품 가격이 폭락하면 수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엄청난 손실을 보는 상품입니다.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면서 앞서 원자재 곱버스 ETF에 투자한 투자자들의 공포 심리가 고조되고 있습니다.


글 시시비비 와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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