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직장인 A씨는 2022년 1월이 되자마자 마이너스 통장(마통) 한도를 유지하기 위해 한바탕 난리를 치렀습니다. 원래 8000만원까지 뚫어놓았던 한도를 시중은행에서 줄이겠다고 나섰기 때문입니다. 은행원에게 통사정을 하고, 한동안 쓰지 않던 마이너스 통장을 일부러 몇 주간 쓰면서 이자를 내는 조건으로 한도를 유지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A씨는 “빌리는 입장이긴 하지만 통상 10년간 연장되는 마이너스 통장을 유지하기가 이렇게 어렵고 치사할지 몰랐다”며 “은행에서도 ‘금융당국이 가계대출을 줄이라고 했다’는 말만 반복하니 답답하고 막막했다”고 했습니다.

주요 은행들이 1인당 5000만원으로 제한했던 마이너스 통장 한도를 2022년 3월 들어 잇달아 확대하고 있습니다. 통상 마이너스 통장은 연소득의 1.5~2배까지 한도가 정해지는데요, 2021년 금융 당국이 가계 대출을 관리하라고 하면서 소득과 상관 없이 1인당 5000만원으로 한도가 일괄 축소됐던 것입니다. 그러다 가계 대출이 감소세에 들어서자 대출 빗장을 풀고 있는 것이지요.

신용 대출뿐이 아닙니다. 한동안 전세 대출이 어려워 발 동동 구르는 세입자가 많았는데요, 전세 대출 규제도 완화하고 있다고 합니다. 각종 규제로 직장인들의 대출을 틀어막던 은행에 어떤 일이 있었길래 입장이 이렇게 달라진 걸까요? 잡스엔과 함께 알아봅시다.

◇마통 한도 늘리고, 전세 대출 규제 완화하고

2022년 들어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은 5년 만에 처음으로 석 달 연속 줄어들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개인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로 차주가 빌릴 수 있는 한도 자체가 줄어든 영향이 큽니다.

은행이 대출을 못 내주면 어떻게 될까요? 이자를 받지 못하고 수익성이 나빠집니다. 그러니 신용대출 한도를 다시 늘리고 각종 금리 혜택을 주겠다고 나서는 것이죠.

2021년만 해도 가계대출은 실제로 위험 수위로 급증했습니다. 날로 오르는 집값에 무리하게 대출을 낀 ‘영끌족’도 늘었죠. 하지만 대출 금리가 오르면서 자연스레 가계대출 규모도 줄어들고 있습니다. 기존에 대출을 가지고 있던 사람도 이자 부담 때문에 빨리 갚으려고 하는 경우가 많아졌고요. 은행이 태도를 바꿔 대출 영업에 전력을 쏟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먼저 신용 대출 한도부터 다시 복원했습니다. 소득과 상관 없이 1인당 5000만원이던 마이너스 통장 한도를 우리은행은 2022년 4월부터 8000만~3억원으로, NH농협은행은 2억5000만원까지 올리기로 했습니다. 하나은행은 2022년 1월 말부터 마이너스 통장 한도를 최대 1억5000만원으로 높였고요. 신한은행이나 KB국민은행 같은 시중은행도 마이너스 통장 한도 복원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금리 이벤트도 터지고 있어요. 우리은행은 2022년 5월까지 신규 담보대출에 0.2%포인트를 깎아주기로 했고, KB국민은행은 2022년 4월 6일 끝나는 금리 인하 기간을 연장하려고 추진 중입니다. NH농협은행은 2022년 들어서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 비대면 신용대출 우대금리를 모두 0.5%포인트 늘렸습니다.

시중은행들은 전세 계약을 갱신할 때 보증금 증액분까지만 받을 수 있었던 전세자금 대출 한도도 모두 ‘전체 보증금의 80%’로 조건을 완화했습니다. 대출 신청 기간도 연장했고요. 이러한 전세대출 규제 완화는 시중은행에서 시작해 지방은행으로까지 확대하고 있습니다.

◇‘슬기로운 대출생활’ 어떻게?

그렇다면 대출을 받으려는 차주는 어떻게 해야 유리할까요? 대출은 금리가 낮을수록, 한도가 높을수록 차주에게 유리합니다.

2022년 1월부터 개인별 DSR 규제가 강화됐다는 점을 잘 살펴야 합니다. 총 대출액이 2억원을 넘는 신규 대출을 받으려는 사람은 연 소득 대비 모든 대출의 연간 원리금 상환액이 40%를 넘을 수 없습니다. 즉 DSR 산정에서 제외되는 대출 상품부터 이용하는 게 한도 상향에 유리하다는 뜻이지요.

전세대출자금은 실수요로 분류해 DSR 산정에서 제외합니다. 때문에 자금에 여유가 있더라도 전세자금을 최대한 받으려는 수요가 많아지고 있어요.

다만 전세대출은 전세계약 신규 체결이나 갱신 시점에만 일정 기간에 한해 받을 수 있는데요, 전세계약기간 동안 주택을 사려고 하는 차주들은 최대한 전세대출로 대출을 끌어오려고 할 것입니다.

그 다음 고려할 것이 주택담보대출입니다. 주택담보대출 원리금은 원금을 최장 30년으로 나눈 수치가, 신용대출은 일괄적으로 5년 균등상환을 전제한 수치가 DSR로 잡힙니다. 때문에 신용대출인 마이너스 통장을 가장 마지막에 뚫는 게 자금 확보 면에서는 유리해집니다.

만약 연봉 5000만원인 사람이 최대한 신용대출을 이용해 마이너스 통장을 뚫었다면, 원금을 5년으로 나눈 1000만원과 그에 따른 이자가 DSR로 잡힙니다. 연봉이 5000만원인데 1000만원이 1년치로 잡힌다쳐도 DSR이 벌써 20%를 넘기게 되는 것이죠. 대출을 갚을 능력이 있어도 주택담보대출을 받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헷갈리는 DSR, LTV, DTI

사람들이 대출을 받으려는 가장 큰 이유가 주택 관련일 것입니다. 이때 새로운 용어들이 등장하는데요. 바로 DSR과 LTV, DTI(총부채상환비율)입니다. 한 번만 정리하면 두고두고 슬기로운 금융 생활을 하는 데 도움이 될 겁니다.

LTV란 주택 가치에 대비한 대출 금액의 비율입니다. 은행에서 차주에게 주택을 담보로 돈을 빌려줄 때 한도액을 정하는 기준이 되지요. 내가 사려는 집값이 10억원이고, LTV가 40%라고 한다면 최대 4억원까지 대출이 나온다는 뜻입니다. 이 LTV는 규제에 따라 수치가 달라집니다. 투기과열지역 등으로 묶인 곳은 LTV가 낮은 편입니다.

DTI는 높을수록 상환 능력이 좋고, 낮을수록 상환 능력이 나쁘다고 보면 됩니다. 연간 총 소득 대비 대출 상환액을 뜻하지요. 내 연 소득이 5000만원이고 DTI가 50%라고 한다면, 2500만원 넘게 갚아야 하는 대출액은 승인이 안 나겠지요.

DSR은 앞서 설명했듯이, 연간 총 소득 대비 대출 원리금 상환액이 차지하는 비율입니다. 신용대출, 카드론, 학자금대출, 자동차 할부 등 모든 대출의 원리금을 포함하니 DTI보다 기준 맞추기가 까다롭지요. DTI는 기존 대출은 이자 납부액만 고려하는 데 비해, DSR은 기존 대출의 원리금 상환액까지 모두 고려합니다.

글 시시비비 와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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