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당선인, ‘작은 정부’ 위해 정부 조직 개편 예고
공무원 수 감축, 신규 채용 규모 축소로 이어질까
수십만 공무원·공공기관 수험생들 불안감 커져  

'작은 정부’ 공약 불똥이 공무원 시험 준비생(공시생)들에게 튀게 생겼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정부 조직 구조조정을 예고하면서 그간 공무원·공기업을 준비했던 수험생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작고 유능한 정부’라는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철학에 따라 인수위가 공무원 수와 부처·공공기관 규모를 줄이는 등 조직을 개편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기존 인력뿐 아니라 신규 채용 규모마저 줄어들 가능성이 커지면서, 가뜩이나 높은 취업 문턱이 더 높아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서울 노량진 공무원 학원에서 수업을 듣고 있는 수험생들의 모습. /조선DB

◇문재인 정부 5년간 공무원 역대 최대 13만명 증가

인수위는 공공부문(공무원·공공기관 직원) 규모를 줄여 정부 조직을 슬림·효율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퇴직자보다 신규 채용을 줄여 전체 공무원·공공기관 정원 수 감축, 민관합동위원회 등을 만들어 민간에 이양, 공공기관 수 감축 등의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행정안전부 집계를 보면 2021년 말 우리나라 공무원 정원은 115만6952명이다. 국가직 공무원 75만824명(64.9%), 지방직 공무원 38만819명(32.9%) 등이다. 이는 박근혜 정부 때인 2016년 말(102만9471명)에 비해 12만7481명(12.4%) 늘어난 것으로, 역대 정부 최대 증가다.

공무원 수를 대폭 늘린 것으로 평가받는 노무현 정부(7만4445명·8.23%) 때보다도 많이 늘었다. 앞서 김영삼 정부 때는 4만9581명(5.59%) 늘었고, 외환위기를 맞았던 김대중 정부는 공무원 수를 3만1494명(3.37%) 줄였다.

문재인 정부는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 공약에 따라 임기 중 공무원을 17만4000명 증원하기로 했고, 현재까지 13만명에 달하는 공무원을 선발했다. 2022년 4월 2일에 치러지는 9급 공무원 시험에선 10년 이내 가장 많은 인원인 5672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서울 노량진 공무원시험 학원 한 관계자는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당시 공무원 일자리 확대를 약속했다”며 “실제 2018년부터 2021년까지 그 어떤 정부보다 공무원을 많이 채용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는 그간 공무원 증원 규모가 이전보다 큰 것은 사실이나, 국민안전 및 생활밀접 분야의 현장 인력 위주로 충원이 이뤄졌다고 설명해왔다. 하지만 성과와 관계없이 급여를 받고, 정년이 보장되며, 퇴직 후 적지 않은 연금을 받는 공무원 증원의 부작용이 만만치 않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고정 비용인 인건비 상승으로 국민의 세금 부담도 커질 수 있다는 게 문제다.

2016년~2022년 국가공무원 인건비 추이. /기획재정부

이미 2021년 지방직을 제외한 국가 공무원 인건비는 총 40조2000억원으로 사상 처음 40조원을 넘어섰다. 문 대통령 취임 첫 해인 2017년 33조4000억원에서 2018년 35조7000억원, 2019년 37조1000억원, 2020년 39조원으로 해마다 꾸준히 증가했다. 2022년 공무원 인건비 예산은 2021년보다 2.7% 늘어난 41조3000억원이다. 문재인 정부 5년간 중앙정부 공무원 인건비가 7조9000억원(23.7%) 늘어난 셈이다. 지방공무원까지 포함해 향후 정년을 마칠 때까지 지급해야 할 공무원 인건비와 연금 등을 모두 감안하면 재정 부담은 더 늘어난다.

또 공무원 증가는 민간에 대한 간섭과 규제를 늘리는 결과를 가져와 민간의 경제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공무원 정원 문제를 논의하고 효율적 인력 재배치 등을 거론하는 것도 이 같은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공무원 채용 축소 가능성에 불안해진 공시생들

그러나 공무원 수를 인위적으로 감축하는 건 말처럼 쉽지가 않다. 그래서 새 정부가 결국 공무원 채용을 줄일 수밖에 없을 거란 말이 나온다.

2022년 공무원 채용 계획은 상·하반기에 경찰 5889명을 충원하고, 국가공무원은 6819명을 선발하는 것이다. 당장 올해부터 그 수가 줄어들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인수위는 정부 조직 개편으로 공무원 감축과 신규 채용 인원 축소가 이뤄진다 하더라도 일단 예정된 채용은 그대로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2023년부터는 공무원 채용 규모가 확실히 달라질 가능성이 커졌다. 공시생 커뮤니티 사이에선 2022년이 공무원 시험에 합격할 확률이 향후 5년간 가장 높을 거란 말이 나오고 있다. 채용 규모가 줄어들면 경쟁률은 더 높아지기 때문이다.

2023년부터 공무원 신규 채용 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불안함을 호소하는 공시생들이 늘고 있다. 사진은 드라마 ‘우리 갑순이’에서 공시생을 연기한 배우 송재림. /SBS 홈페이지

한 공시생은 “공무원 채용 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이번엔 특히 더 축소될 수 있다는 얘기가 돌아 올해가 ‘막차’가 아니겠느냐는 푸념도 공시생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공시생 커뮤니티에는 ‘이러다 일자리가 줄어드는 것 아니냐’며 불안감을 호소하는 게시글이 잇따라 올라온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 이용자는 “늘 올해가 막차라는 말이 있긴 하지만, 채용인원이 줄어드는 게 확실시 되니 걱정 때문에 잠이 잘 안 온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기조만 보고 공무원 시험을 준비해왔는데 공부가 손에 잡히지 않는다”고 호소하는 이용자도 있었다.

그러나 학원가에선 공무원 채용 규모가 줄어든다고 해서 공시생 규모까지 축소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공시생들이 중도에 기업 입사로 전환하는 경우가 드물고 대기업들도 공채를 없애거나 감염병 등을 이유로 채용 규모를 줄이고 있어서다.

불안감을 호소하는 공무원 시험 준비생들의 수는 수십만명에 달한다. 통계청 조사를 보면 실제 취업준비자 10명 중 3명은 공시생으로 나타났다. 2021년 5월 경제활동인구조사 청년층 부가조사 결과를 보면 청년층 비경제활동인구 중 취업시험 준비자는 85만9000명으로 집계됐고, 이 가운데 27만8316명(32.4%)은 일반직 공무원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2022년 국가공무원 9급 공채 선발시험에만 16만5524명이 지원했으며, 2022년 남은 공공기관 입사 시험을 준비하는 인원까지 고려하면 공시생 규모는 훨씬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글 시시비비 키코에루
시시비비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