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생활을 하다보면 저마다 각기 다른 ‘직장병’ 하나씩은 앓는다고 합니다. 마음앓이뿐 아니라 몸까지 아픈 경우가 적지 않은데요. 직장병은 직장인들이 직장생활로 인해 겪는 질병을 뜻합니다.
실제로 국내 취업포털과 알바앱이 직장인을 대상으로 ‘직장병 경험’을 물어본 결과, 10명 중 7명이 입사 후 건강 이상 증세를 경험하고 있다고 합니다. 가장 많이 앓는 질병은 ‘척추·관절 질환인 거북목증후군’(12.2%)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어 목·허리 디스크(10.8%)와 불안장애(10%)가 각각 2위와 3위를 차지했습니다. 건강하게 오래 일하려면 슬기로운 직장생활 노하우가 필요한데요, 직장인이 자주 호소하는 질병과 관리 방법을 알아봤습니다.
드라마 ‘미생’의 한 장면. /tvN
매일 컴퓨터 앞에 앉아 8시간 이상을 근무하는 직장인이라면 VDT 증후군(Visual display terminal syndrome)을 들어본 적 있을 겁니다. VDT 증후군은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모니터 같은 영상기기를 오랜 시간 사용해 생기는 질환인데요. 컴퓨터에서 나오는 전자파와 모니터의 높낮이와 색상, 모니터와 작업자 간의 거리 등이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증상으로 흔히 ‘담’으로 알려진 근막통증 증후군, 거북목 및 일자목 증후군, 손목터널(수근관) 증후군, 안구건조증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거북목 및 일자목 증후군은 C자형 커브로 돼 있어야 할 7개 목 뼈가 잘못된 생활습관으로 휘어져 망가지는 질환입니다. 목의 곡선이 일자로 펴지면 일자목, 반대로 휘면 거북목인 것이죠. 주로 뒷목과 어깨가 결리면서 아프고 두통과 피로감이 생깁니다. 심할 경우 목디스크로 상태가 나빠질 수 있습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컴퓨터 모니터를 눈높이에 맞게 올리고, 자세를 바로잡는 것이 중요합니다. 시간을 두고 스트레칭을 하는 것도 좋습니다. 귀를 어깨 쪽으로 향하게 한 후 10초 정도 가만히 있거나 손으로 머리를 아래로 가볍게 누르는 동작들을 두 세번 반복하면 됩니다.
허리 통증을 유발하는 허리디스크(요추 추간판 탈출증)를 예방하려면 한 가지 주의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다리를 꼬고 앉거나 짝다리로 서는 자세를 바로잡아야 합니다. 척추는 옆에서 볼 때 S자형 곡선으로 돼 있어야 압력과 하중을 잘 분산시킬 수 있는데요. 이 형태를 유지하려면 곧은 자세를 유지해야 합니다. 다리를 꼬고 앉으면 허리와 골반이 틀어질 뿐 아니라 무릎 관절에도 부담을 줍니다. 자리에 앉아 있을 때는 상체의 경우 목과 엉덩이, 허리가 일직선이 되도록 하고, 하체는 엉덩이와 무릎, 발목이 직각이 되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척추와 관절에 무리가 가는 것을 줄이는 방법입니다.
서 있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귀와 어깨 골반이 일직선이 되도록 곧게 서야 척추의 S자 곡선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이때 척추와 골반의 균형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양발을 조금 벌려 체중을 양쪽 다리에 분산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한쪽 다리에만 체중을 싣게 되면 근육의 피로도가 가중되기 때문입니다.
손목터널 증후군은 신경이 눌려 저리거나 염증으로 인한 부기가 생기는 증상이 나타납니다. 스마트폰이나 잦은 마우스 사용이 원인이 되기도 하죠.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마우스를 사용할 때 쿠션에 손목을 올려두는 것이 좋습니다. 테이핑을 하거나 손목 보호대를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또 작업 중간 중간 30초 가량 손목을 가볍게 꺾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눈의 긴장을 푸는 방법은 눈알을 위·아래·좌·우로 돌려주는 것입니다. 이마에 주름을 잡았다가 피거나, 입술을 이러저리 일그러뜨리는 것도 눈 피로 회복에 도움이 됩니다.
직장인들은 ‘만성피로’를 자주 호소하기도 합니다. 이 경우 요즘 유행하는 ‘워런치’로 극복해 볼 수 있습니다. 워런치는 워킹(Waling)과 점심(Lunch)의 합성어인데요, 식사를 마친 후 워킹화로 갈아신고 걷기 운동을 즐기는 것을 말합니다.
점심시간에 잠깐 눈을 붙이는 쪽잠은 오전 시간 동안 쌓인 정신적 피로를 날릴 수 있지만, 목과 허리의 피로도를 오히려 높일 수 있다고 합니다. 책상에 엎드리는 자세는 허리를 과도하게 굽힐 수밖에 없는데, 이때 척추에 전달되는 압력이 누워있을 때보다 두 배가량 높아집니다. 목뼈도 과도하게 옆으로 비틀어져 목디스크의 위험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걷기 운동을 택하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는 것이죠. 점심 시간을 이용한 걷기 운동은 햇빛을 쬘 수 있는 데다 허리와 허벅지 등 근육을 강화시킬 수 있어 일석이조입니다. 햇빛 노출을 통해 공급받는 비타민D는 골밀도를 증가시켜 골다공증을 예방하고, 스트레스나 우울증을 완화시켜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이밖에도 사무실을 오가며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기보다 계단 오르기를 하는 것이 틈새 운동으로 제격입니다. 계단 오르기는 허벅지 앞쪽 근육과 골반 부위의 운동범위가 크기 때문에 평지를 걷는 것보다 두 배 이상 칼로리를 소모할 수 있다고 합니다. 계단을 오를 때도 가슴과 배는 일직선이 되는 것이 좋습니다. 체중은 뒷다리에 실리도록 하고, 뒷무릎은 완전히 펴고 나서 다른 발을 딛도록 합니다.
한편 직장인들 사이에서 우스갯소리로 ‘월요병’, ‘일하기싫어증’, ‘넵병’, ‘상사(上司)병’이란 말이 돌기도 합니다. 일요일 저녁만 되면 마음이 답답해지고 우울한 기분이 드는 것을 월요병이라 표현하고, 일하기 싫어서 말을 잃은 상태를 ‘일하기싫어증’이라고 합니다. 또 직장상사로 인해 생긴 불안감을 ‘상사병’으로, 상사나 고객에게 대답을 ‘넵’이라고 하는 것을 넵병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이런 신조어들은 단순히 웃어 넘기기에는 무거운 직장병입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신조어가 직장인의 기분장애와 불안장애, 우울증 등 정신질환의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고려대 구로병원 정신건강의학과는 직장에서 사원과 과장, 부장이 걸리기 쉬운 정신질환을 분류해 소개한 바 있는데요. 사원급은 번아웃증후군, 과장급은 범불안장애, 부장급은 우울증을 앓기 쉽다고 합니다.
일하기싫어증 등이 극도의 신체·정신적 피로감으로 인해 무기력해지거나 우울해지는 병적 현상이라는 것이죠. 사회 초년생의 경우 지나치게 일에 몰두하다 보면 극도의 피로감을 느끼면서 무기력해지는 ‘번아웃증후군’이 찾아올 수 있습니다. 운동이나 여가활동을 통해 재충전의 시간을 갖는 것이 증상 극복에 도움이 됩니다.
범불안장애는 뚜렷한 원인을 모른 채 높은 수준의 긴장감을 계속 느끼는 불안장애 유형 중 하나인데요. 윗사람과 아랫사람 모두를 챙겨야 하고, 혹시나 생길지 모를 문제에 대비하고 있어야 하는 중간관리자가 많이 겪는 증상이기도 합니다. 번아웃증후군이나 범불안장애, 우울증 모두 증상 수준이 업무가 불가능할 정도이거나 장기간 지속될 경우 전문가를 찾아 상담과 치료를 받는 것이 좋겠습니다.
글 시시비비 이은
시시비비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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