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배달 앱을 이용하는 고객들의 갑질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그간 일부 손님이 자신의 요청사항을 제대로 들어주지 않는다거나 음식 맛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리뷰 테러’를 했습니다. 별점 5점 중 최하점인 1점을 주거나 점주에 대한 비난의 글을 남겨 다른 사람이 볼 수 있게 했죠. 몇년 전부터 배달 플랫폼이나 정부 관련 부처가 대책을 마련하겠다 언급했지만, 그간 별다른 조치는 없었습니다. 그러는 사이에 애꿎은 자영업자들만 애를 태우고 있습니다.

치즈를 싫어하는데도 치즈 증정 이벤트에 참여하고 ‘치즈를 왜 주느냐’고 항의하는 고객 사례. /배달의민족 캡처

◇‘치즈 이벤트’ 참여하고 “치즈 왜 주냐” 항의

5월 2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오늘도 평화롭지 않은 배민 리뷰'란 제목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한 식당에서 쪽갈비를 주문해 먹은 A씨는 업체에 별점 1점을 주고 “치즈 싫어하고 못 먹어서 분명 다른 거 달라고 적어놨는데, 왜 요청사항을 안 보느냐”고 따졌습니다. 이어 “못 먹어서 그냥 버렸다”고 했습니다.

문제는 A씨가 업체의 ‘눈꽃치즈 리뷰이벤트’에 참여했다는 것입니다. 업체는 쪽갈비를 시키면서 사진리뷰를 남긴다고 약속하면 눈꽃치즈를 쪽갈비 위에 뿌려주는 행사를 열었습니다. 이벤트 공지글에도 ‘쪽갈비와 함께 곁들이면 맛깔나는 눈꽃치즈를 쪽갈비 위에 뿌려드립니다’라고 적었죠.

A씨는 이벤트에 참여한다고 밝히면서도 업주에 다른 서비스를 요구했습니다. 자신이 치즈를 싫어하니까, 눈꽃치즈를 뿌려주는 대신 다른 식으로 보상을 해 달라고 말한 것입니다. 하지만 애초에 눈꽃치즈를 뿌려주는 이벤트였기 때문에 점주는 A씨의 요구를 거절했습니다. 고객의 리뷰에는 “요청사항에 리뷰 이벤트로 치즈 말고 다른 메뉴를 달라고 하셨지만, 저희는 치즈가 아닌 다른 메뉴로 바꿔드리지 않습니다. 죄송합니다”라고 적었죠. 누리꾼들은 “치즈를 싫어하면 애초에 리뷰 이벤트에 참여하지 말았어야 하는데, 참여해놓고 ‘치즈를 싫어한다’며 별점 테러를 하는 게 어불성설”이라며 분노했습니다.

◇치킨 한마리를 3가지로 나눠 주문하기도

치킨집에서 치킨 메뉴 하나를 시키면서 3가지 형태의 요리를 주문하는 손님도 있습니다. 얼마 전 B씨는 한 치킨집에 ‘순살 블랙마요’를 주문했는데요, 요청사항에 ‘순살 큰 거 5조각에 소스 안 한 후라이드 상태로 주세요’라고 적었습니다. 또 “5시 20분까지 찾으러 간다”, “용기를 가져가니 소스를 듬뿍 달라”고도 했습니다.

점주는 B씨의 요구를 들어줄 수 없다며 주문을 거절했습니다. 그랬더니 B씨는 업체 측에 전화를 걸어 왜 주문을 거절하느냐 따졌습니다. 점주는 “본사 지침상 한 마리를 나누어 세 가지 메뉴를 만드는 경우는 없고, 소스를 고객이 가져오는 용기에 듬뿍 담아 달라는 요청도 위생 문제 때문에 들어줄 수 없다”고 설명했다고 합니다.

자신의 요구사항을 들어 달라고 끈질기게 점주에 연락한 B씨. /배달의민족 캡처

하지만 B씨는 통화로 설명을 들은 뒤에도 수차례 전화를 걸었습니다. 점주에 “내가 블랙도 먹고 싶고, 마요도 먹고 싶은데 아이는 후라이드만 먹어서 그렇다”고 했습니다. 이어 “다른 지점은 다 이렇게 해 준다”라며 끈질기게 점주에 주문을 받아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B씨의 요청을 거듭 거절하던 B씨는 결국 점주의 제안 끝에 ‘순살 푸라 반+블랙 반’을 주문하고 ‘알리오 소스를 넉넉히 넣어주세요’라는 요청사항을 남겼습니다. B씨는 점주와 약속한 시간에 음식을 받아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B씨는 음식을 받고 배달 앱에 별다른 설명 없이 별점 1점을 남겼습니다. 이른바 ‘별점 테러’를 한 것입니다. 그러자 사장은 장문의 댓글을 남겼습니다. 그는 “저희는 손님의 요청사항을 분명 들어드렸고, 안내한 시간에 음식도 준비해 드렸으니 별점 1점을 받을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적었습니다. 이어 “가게 오픈 후 몇 달이 지났고, 많은 고객을 만났지만 고객님 같은 고객님은 뵌 적이 없다”라며 “다시는 매장 손님으로 뵙고 싶지 않으니, 다른 매장을 이용하기를 부탁드린다”고 했습니다.

점주는 댓글에 “고객님이 이런 리뷰를 남길 거로 예상하고 고객님의 요구사항이 적힌 주문 전표를 모두 모아두었다”고 쐐기를 박았습니다. 논란이 생길 것을 대비했다는 거죠. 그는 또 “고객님께서 알고 계신 내용과 다르다면 내점을 부탁드린다”고 적었습니다. B씨는 점주의 댓글에 아무런 반응도 남기지 않았습니다.

◇“이게 진상이냐?” 적반하장도

지난 3월에는 김밥을 시키면서 점주에게 막말한 C씨의 리뷰가 논란이었습니다. C씨는 김밥을 주문하고 도시락통을 가져가 음식을 직접 받아갔습니다. 그는 요청사항에 ‘도시락통에 캐릭터 토끼 좀 만들어 달라’고 했습니다. 식자재를 이용해 장식을 만들어 달라고 요구한 것입니다.

점주는 주문이 밀려 있고, 매장이 바빠 C씨의 요청을 들어줄 수 없다고 했습니다. 그러자 C씨의 보복이 돌아왔습니다. 그는 리뷰란에 별점 1점을 남기고 “장사 좀 된다고 배가 많이 부르신가봐요. 아님 새파랗게 어려서 장사할 줄 모르는 건가? 가게 하나 망하게 하는 건 일도 아닌데..”라고 적었습니다.

엠빅뉴스 유튜브 캡처

C씨는 “장사의 기본은 손님이 하라면 하라는 대로 하는 것”이라고 점주를 훈계했습니다. 또 “애들 먹이려고 간식 도시락통에 캐릭터 토끼 좀 만들어 달라는 게 진상스러운 요구인지 궁금하다”고 되묻기도 했습니다. 그는 “이 정도도 못 해주면 동네 장사를 접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주문이 밀려있든 매장이 바쁘든 돈 내고 사 먹는 내 입장에선 알 바가 아니다”라고도 했습니다. 점주는 “고객님 같지 않은 고객에겐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마음이 없다”는 댓글을 달았습니다.

누리꾼들은 위 사례에서 점주의 대응이 ‘사이다’였다며 호응했습니다.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않고, 차분하게 댓글을 남겨 갑질 고객이 딴지를 걸지 못하게 하고 가게 이미지 추락도 방어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자영업자들이 모인 커뮤니티에서는 “언제까지 점주가 고객 갑질에 골머리를 앓아야 하느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배달 플랫폼이나 정부 관련 부처에서 리뷰 갑질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게 이미 오래 전의 일입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리뷰나 별점 테러를 막을 대안을 내놓지는 못했습니다. 자영업자들은 점주도 고객의 별점을 매길 수 있는 쌍방향 별점제와 리뷰 실명제를 도입하자고 주장하고 있습니다만, 배달 플랫폼 업계는 개인정보 노출 등의 이유로 조심스럽다는 입장입니다. 리뷰를 두고 벌어지는 점주와 고객 사이의 줄다리기는 과연 언제까지 이어질까요?

글 시시비비 영조대왕
시시비비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