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자율주행 시스템으로 우편물 접수·배달·수령
2023년부터 상용화로 집배원·우체국 대체
무인·자율주행 기술 발달로 도입 확대

인간이 편하자고 만든 기술에 인간이 내몰릴 위기다. ‘자율’이란 이름을 단 기술이 일상 곳곳에 접목되면서, 사람이 하던 일자리도 점점 기계에 내줘야 하는 시대가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내년부터 ‘자율주행 무인우체국’이 서울대와 고려대 세종 캠퍼스를 누빈다. 자율주행 무인우체국은 집배원이나 우체국 없이도 우편물 접수와 배달, 수령을 모두 무인·자율주행 시스템으로 해결하는 첨단 서비스다. 우정사업본부는 서울대와 고려대를 시작으로 육군사관학교와 도심과 자율주행 구역, 아파트 단지, 공공기관 등으로 자율주행 무인우체국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

우정사업본부는 2020년부터 3년간 국비 약 160억원을 투입해 고도화된 자율주행 무인 접수 및 배달 서비스를 개발해왔다. 2023년부터 자율주행 무인 우체국을 상용화한다는 건 무인·자율주행 기술이 집배원이나 우체국을 대체할 만큼 발전했다는 의미이면서 우체국과 집배원이 사라질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우체국뿐 아니라 산업 전반에서 무인·자율주행 기술이 속속 도입되면서 사라지는 일자리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우편 업무를 무인·자율주행으로 간편하게

지난 5월 19일 우정사업본부는 서울대 캠퍼스에서 자율주행 무인우체국 시범사업 시연회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선 국산 자율주행 차량(현대자동차 솔라티)에 설치된 무인 우편접수기에서 고객의 우편물을 수집해 자율주행차량이 집배원 없이 집합건물을 중심으로 일괄 배달하는 과정을 시연했다.

우편물 접수는 고객이 우체국 앱을 통해 사전 신청하고 발급된 접수 바코드를 키오스크에 인식시켜 보관함을 열고 우편물을 넣으면 된다. 우편물을 수령할 때는 고객이 앱에서 안내한 차량도착 예정시간과 인증번호를 확인한 뒤 무인우체국 키오스크에 인증번호를 입력하면 무인 보관함이 자동으로 열려 우편물을 수령할 수 있다.

우정사업본부는 2023년부터 서울대 관악 캠퍼스에서 자율주행 무인우체국을 운영한다. 서울대 캠퍼스에선 우체국과 집배원 없이도 우편 업무를 간편하게 해결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우정사업본부는 이미 서울대와 일부 대학 캠퍼스에서 시범 사업을 진행했고 2023년부터 상용화할 예정이다. 여기서 나아가 자율주행 시범지구와 아파트 단지, 공공기관 등으로 자율주행 무인우체국을 확대, 제공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자율주행 무인우체국이 늘어날수록 집배원의 업무 강도는 낮아질 수 있지만 집배원과 우체국의 감소는 불가피해 보인다. 이미 휴대폰과 인터넷의 발달로 집배원과 우체국이 사라지는 추세다. 무인·자율주행 기술 발달과  상용화로 인해  그 속도는 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사람 대신 택배 이동도 척척

이런 변화는 집배원과 우체국에서만 나타나는 게 아니다. 이미 차량, 주차장, 택배운송 등 분야에서 무인·자율주행 기술이 도입, 상용화되고 기술이 사람을 대체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최근 업계 최초로 곤지암 허브터미널에 다양한 형태의 택배상자를 자동으로 운반하는 자율주행 운송로봇 'AMR(Autonomous Mobile Robot)' 3대와 AMR 전용 롤테이너(적재함) 15대를 도입했다. AMR은 카메라, 적외선 센서 등으로 수집한 주변 환경 정보를 바탕으로 설정된 목적지를 스스로 찾아가는 운송로봇이다.

아시아 최대 규모의 물류 허브인 곤지암 허브터미널은 규모가 크기 때문에 같은 구간을 반복해 오가야 하는 작업이 많다. AMR는 이형택배가 쌓여 있는 롤테이너를 지정 장소로 운반하며 단순 반복 업무를 대신해준다.

작업자들이 롤테이너를 20㎞ 넘게 밀어서 옮기는 업무를 대체하고 있다. 작업자들의 수고를 덜어주는 동시에 인력을 대신하는 셈이다.

CJ대한통운은 대전 허브터미널에 잘못된 목적지로 분류된 택배상자를 검수할 수 있는 오분류 관리 시스템을 시범 도입했다.

◇기계가 발렛주차까지

주차장에서도 기술이 사람을 대신하기 시작했다. 운전자가 주차장 입구에서 차를 세우고 내리면 ‘자율주행 주차로봇’이 알아서 주차를 해주는 기술이 나왔기 때문이다. 부천시가  노외주차장에서 2020년 10월부터 시범 운영에 들어갔고 자율주챙 주차로봇 서비스는 현재  위치·경로인식, 안전장치 등의 운영 시스템을 검증하고, 안전성을 보완하고 있다.

자율주행 주차로봇 서비스는 이용자가 입고 구역에 차량을 두면 주차로봇이 운반기와 차량을 함께 들어 올린 후 주차장 바닥의 QR코드를 인식해 경로를 따라 빈 주차 구획으로 이동하여 주차를 한다. 이용자가 출고 구역에서 차량번호를 입력하면 주차로봇이 출고 구역까지 자율주행으로 차량을 이동시켜 주는 방식이다.

국토교통부는 이 기술의 상용화를 위해 규제 샌드박스(신기술·신산업 분야에서 규제를 유예해 주는 제도) 실증특례를 받아 운영하고 있는 주차로봇을 제도화하는 내용의 ‘기계식 주차 장치의 안전기준 및 검사기준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오는 9월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메르세데스 벤츠도 차량에 자동 발렛주차 기능을 도입한다. 지난 4월 25일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는 국내 스마트 주차 전문 기업 넥스파시스템과 글로벌 기술 및 서비스 공급 기업 보쉬와 함께 서울시 송파구에 위치한 넥스파시스템 빌딩에서 S-클래스에 적용된 ‘인텔리전트 파크 파일럿(Intelligent Park Pilot)’의 시연을 진행했다.

인텔리전트 파크 파일럿은 운전자가 지정된 구역에 차량을 정차하고 하차한 뒤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으로 기능을 활성화하면 운전자 없이도 차량이 비어 있는 공간에 저속으로 안전하게 이동하며 스스로 주차하는 기술이다.

운전자는 인텔리전트 파크 파일럿을 통해 주차 시설의 지정된 하차 구역에 차량을 안전하게 주차하고 차량 내 모든 승객이 하차한 후 스마트폰 앱을 사용해 주차를 시작하면 주차장의 보쉬 인프라 시스템이 주차 가능한 빈공간이 있는지 또는 사전에 확보된 공간이 있는지를 확인한다.

이후 차량은 시동이 자동으로 걸리고 주차 시설에 구축된 인프라와 통신하며 운전자 없이 주차 공간으로 이동한다. 또 운전자는 스마트폰 앱을 사용해 차량이 지정된 픽업 장소로로 돌아오게 할 수도 있다.

벤츠 S클래스는 양산 차량 최초로 인텔리전트 파크 파일럿을 차량 옵션 사양으로 사전 설치할 수 있다. 추후 EQS와 EQE에도 옵션 사양으로 제공될 예정이다. 인텔리전트 파크 파일럿은 보쉬가 공급하는 스마트 인프라가 구축된 주차 시설에서 이용할 수 있다.

주차타워에도 무인 주차 시스템이 적용되고 있다. 기계식 주차설비 전문기업 오텍오티스파킹시스템은 경기도 수원의 수입 중고차 판매센터에 ‘무팔레트 타입 무인발렛 시스템’을 건설하고 있다. 운전자가 하차하면 로봇이 자동으로 차량을 주차공간으로 옮긴다.

글 시시비비 키코에루
시시비비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