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해제되면서 배달 시장이 빠르게 식고 있다. 소비자물가 인상과 배달비 부담이 맞물리면서 배달앱 이용자들이 감소하고 있다. 배달 플랫폼 기사들의 ‘탈(脫)배달’ 움직임도 감지된다. ‘집콕’ 특수를 누렸던 배달∙포장 전문점도 자구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해제되면서 외식은 늘어나고 있는 반면 배달 수요는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티이미지뱅크

2022년 5월 23일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전면 해제한 지난 4월 18~21일 배달 앱 배달의민족∙요기요∙쿠팡이츠의 이용자는 총 1885만2775명으로, 전월 대비 21.2% 감소했다. 오랜 기간 이어져온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소비자들이 외식을 늘린 영향으로 보인다.

실제로 BC카드 신금융연구소가 식당과 주점 업종의 신용카드 결제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영업시간 및 사적모임 인원 제한 조치가 모두 해제된 4월 18일부터 30일까지 오프라인 영업 위주의 식당 매출은 거리두기 해제 전인 2022년 3월 1~20일에 비해 27% 늘었다. 이에 반해 배달 서비스를 중심으로 하는 식당 매출은 같은 기간 12% 줄었고, 배달과 오프라인 영업을 병행하는 식당 매출은 4% 줄었다.

업계는 계절적 비수기를 원인으로 꼽았다. 해마다 4~5월은 야외활동이 늘어나는 시기라 배달량이 감소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감소세가 심상치 않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요기요와 쿠팡이츠의 지난 4월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지난 3월 대비 각각 90만명, 62만명 감소했다. 한 달 만에 이렇게 감소한 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처음이다.

배달앱 이용자가 줄어든 가장 큰 이유는 그동안 미뤄온 대면 모임이 다시 많아졌기 때문이다. 서울 강남구에서 직장을 다니는 조모(30)씨는 “1년 넘게 미룬 직장 모임이 재개하면서 부서 간, 팀원 간 회식이 많아져 배달 음식을 시킬 일이 거의 없다”며 “이젠 배달 음식을 시킬 때마다 나오는 쓰레기를 치우는 것도 지겹다”고 말했다.

배달음식과 배달비 가격이 전반적으로 오른 것도 배달 건수 감소 원인으로 꼽힌다. 최근 서울연구원이 발표한 ‘2022년 1분기 서울시 소비자 체감경기와 배달서비스 이용 현황’ 자료를 보면 지난 3개월간 배달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은 서울시민의 52.3%가 그 이유로 ‘배달음식과 배달비 가격 상승으로 인한 경제적 부담’을 꼽았다.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해제된 가운데 배달앱 이용자가 줄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조선 DB

일감이 줄어들자 배달 기사들은 다른 직업을 찾아 나서고 있다. 가지고 있던 오토바이를 처분하고, 다른 직종을 알아보고 있는 것이다. 국내 최대 바이크 커뮤니티 ‘바튜매’엔 125cc 미만 중고 오토바이를 판매한다는 글이 쏟아지고 있다. 대부분 배달통이 그대로 부착된 모습이다.

배달 기사 커뮤니티 ‘배달 세상’에서도 콜수가 줄어들고 있다는 글이 속출한다. 한 배달 기사는 “소득이 점점 줄고 있다”며 “이제 음식 배달을 하는 것보다 대리 기사로 이직하는 것이 나을 것 같다”고 했다.

코로나19 국면에서 배달 기사는 단기간에 수백만원을 벌 수 있다는 인식 때문에 인기 직종으로 부상하기도 했다. 배달대행업체 바로고가 최근 출간한 ‘2021 바로고 배달 트렌드 리포트’를 보면 2021년 연간 최소 1건 이상 배달을 수행한 바로고 라이더는 7만4000여명이었다. 2020년 5만4000여명보다 37% 늘어난 수치다. 이 가운데 2021년 12월 말 기준 한 달에 20일 이상 출근해 600건 이상 배달을 수행한 배달기사 중 월 300만원 이상 소득을 올린 이들의 26.7%가 월 500만원 이상을 번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배달 기사들 사이에선 통신비와 최근 급증한 유류비 부담 등을 고려하면 실제 수익률은 더욱 떨어진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배달노동자 노동조합인 라이더유니온은 지난 4월 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배달 기사들은 기름값뿐 아니라 오토바이값, 유상 운송보험료 등도 부담하기 때문에 월 100만원 가량을 비용으로 지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당시 라이더유니온은 배달 기사 205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도 발표했다. 조사에서 월 주유 금액으로 응답자의 22.3%는 31만~35만원, 24.2%는 22만~31만원을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7.3%는 월 44만원 이상을 쓰고 있다고 답했다.

한편 업계는 배달 기사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정규직을 도입하고 있다. 2021년 6월 쿠팡이츠가 정규직 배달 기사 ‘이츠친구’를 내세운 데 이어 배달의민족도 정규직 배달 기사 채용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2022년 7월 1일 정식 출범하는 우아한형제들의 자회사 ‘딜리버리앤(N)’ 소속으로 활동할 예정이다.

딜리버리앤 소속 정규직 배달 기사들은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 송파구에서 ‘배민1’과 ‘B마트’를 전담한다. 4대 보험과 함께 주 5일 근무와 1일 9시간30분 근무가 적용된다. 고정급은 연 3120만원으로 성과급을 포함하면 최대 4560만원까지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딜리버리앤은 배달 기사들에게 오토바이와 유류비, 배달용품, 유상 종합보험 등을 무상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과거 배달전문점은 적은 인력과 자본으로 창업할 수 있어 코로나19 국면에 적합한 자영업종으로 각광을 받았다. 하지만 배달 시장이 급변하면서 매출 감소에 대응해 다양한 방식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조선 DB

과거 배달전문점은 적은 인력과 자본으로 창업할 수 있어 코로나19 국면에 적합한 자영업종으로 각광을 받았다. 하지만 배달 시장이 급변하면서 매출 감소에 대응해 다양한 방식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조선 DB
이같은 변화에 배달∙포장 전문점들은 사업 방식에 변화를 꾀하고 있다. 공간을 확보해 테이블을 들여놓고 매장 영업을 병행하거나 다른 자영업자와 주방을 공유해 메뉴를 다양화하는 식이다.

아예 가게를 정리하는 곳도 많다. 온라인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엔 “배달전문점을 양도∙급매한다”는 글이 하루 수십 개씩 올라오고 있다. 커뮤니티에 올라온 가게 매도 관련 게시글은 5월 23~28일 일주일 동안 약 90건에 달한다. 배달 전문점을 운영한다는 A씨는 게시글에서 “매출이 3월부터 꾸준히 줄고 있다”며 “배달가게들이 더 이상 안생기는 데는 이유가 있다. 드디어 폐업할 때가 온 것 같다”고 토로했다.








































글 시시비비 이은


















시시비비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