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회사 직원은 일주일에 최소 40시간은 사무실에서 일해야 합니다. 출근하지 않으면 그만둔 것으로 간주하겠습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임직원에게 보낸 이메일 내용이 6월1일(현지시각) 언론을 통해 알려졌습니다. 그는 이메일을 통해 회사의 근무방침을 전달했습니다. 코로나19 사태가 정점을 지나면서 재택근무를 하던 많은 기업이 사무실 근무 체제로 전환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었습니다. 애플, 구글 같은 빅테크 기업들도 마찬가지인데요, 다만 이들은 여전히 일주일에 2~3일은 재택근무를 하는 등 유연하게 근무 방식을 조정하고 있습니다. 재택근무에 적응한 직원을 배려하기 위해서입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ABC News 유튜브 캡처

하지만 테슬라는 조금 다릅니다. 일론 머스크는 사무실 근무방침을 고수하는 경영인입니다. 그는 이메일에서 “직급이 높을수록 더 사무실에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출근지는 반드시 테슬라 본사여야 하고, 업무와 관련이 없는 원거리 지사로 나오면 안된다”고 했습니다. 이메일 제목도 ‘원격 근무를 더는 허용하지 않는다’였습니다. 머스크는 “원격 근무를 하고 싶으면 적어도 일주일에 40시간은 사무실에서 일하거나, 아니면 테슬라를 떠나야 한다”며 강경 발언을 이어갔습니다.

테슬라는 ‘시끌’, 트위터엔 ‘불똥’

머스크의 근무방침은 테슬라 내부에서 논란을 불렀습니다. 요즘 미국 회사, 그중에서도 IT(정보기술) 업계에서는 자율근무가 대세입니다. 재택근무의 장점을 경험해본 직장인들은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집에서 일하기를 선호합니다. 출퇴근에 불필요한 시간을 쓰지 않아도 되고, 기름값이나 교통비를 아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빅테크 기업의 본사는 대부분 집값이 비싼 지역에 자리 잡고 있는데요, 원격근무를 하면 주거비도 아낄 수 있어서 많은 직장인이 코로나19 사태가 끝난 뒤에도 집이나 집 근처 사무실에서 일하고 싶어 합니다. 재택근무를 철회하면 다른 회사로 이직하겠다는 직원들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로 자율근무 체제를 유지하는 기업도 여럿이죠.

이런 이유로 머스크가 사무실 근무 방침을 고수하는 게 테슬라에 악재로 적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능력 있는 구성원들이 머스크의 근무 지침에 반발해 애플이나 구글 등으로 자리를 옮길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일론 머스크는 테슬라를 통해 전기차를 만들고, 스페이스X를 통해 로켓을 우주로 쏘아 올리는 등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혁신적인 사업이 대부분인 만큼 구성원 하나 하나의 능력이 중요한 상황에서 이 같은 근무 지침은 프로젝트를 실패로 이끌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트위터 직원들도 머스크 때문에 걱정입니다. 2020년 5월 트위터 최고경영자로 근무 중이던 잭 도시 트위터 공동창업자는 코로나19 사태가 끝난 뒤에도 재택근무를 하고 싶은 직원은 은퇴할 때까지 집에서 일하라고 공지했습니다. 잭 도시는 “코로나19 사태가 터지기 전부터 직원이 회사를 떠나 세계 어디에서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했습니다. “탈집중화(decentralization)가 우선순위라 사무실 근무가 필요하지 않다”고도 했습니다.

그런데 2년 만에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잭 도시는 트위터를 떠났고, 사무실 근무를 고집하는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를 앞두고 있습니다. 트위터 직원들은 머스크가 회사를 인수하면 재택근무가 사라질 수도 있다고 걱정합니다. 머스크는 이미 트위터를 인수하면 효율적인 기업 운영을 위해 임원과 이사회의 급여부터 줄일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트위터 임직원들이 세계에서 가장 돈이 많은 일론 머스크의 인수를 마냥 반길 수 없는 상황입니다.

“주위가 다 문명인일 필요 없다”는 정태영 부회장의 ‘실패한’ 조크

말로 논란을 부르는 기업인은 우리나라에도 있습니다. 소셜미디어 채널로 대중과 활발히 소통하는 경영인들이 주로 논란의 대상인 경우가 많은데요, 정태영 현대카드 대표이사 부회장도 얼마 전 페이스북에 올린 글 때문에 홍역을 치렀습니다.

현대카드를 써야 문명인이란 식으로 페이스북에 올린 정태영 현대카드 대표이사 부회장의 포스팅. /페이스북 캡처

그는 5월 3일 페이스북에 ‘모임에서 가끔 지인이 현대카드가 아닌 타사 카드를 쓰는 안타까운 경우를 발견하는데…. 뭐~ 내가 모든 사람들을 위기에서 구해줄 수도 없고 내 주위에 다 문명인이 있어야 하는건 아니니까….’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현대카드를 써야 문명인이라는 식으로 말한 겁니다.

카드회사 대표로서 할 수 있는 농담이라는 옹호론도 있었지만, 누구나 볼 수 있는 온라인 공간에 이 같은 글을 올린 건 잘못됐다는 지적이 이어졌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정 부회장은 ‘Joke(농담)는 joke로 받아주면 감사하겠다’는 댓글을 남겼습니다. 또 ‘저와 친한 지인들이 현대카드를 안 쓰고 있는 경우에는 이런 농담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혼자만 재미있는 조크는 실패한 조크’라는 댓글이 많은 공감을 받았죠.

정 부회장은 지난 4월에도 페이스북에 “주위가 확진자 천지인 ‘좀비의 세상’에서 인간으로 살아남기 위한 나의 투쟁은 3년째 계속된다”는 글을 썼다가 코로나19 확진자를 좀비로 묘사했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멸공’ 발언 정용진 부회장, 요즘은…

인스타그램에서 77만명이 넘는 팔로워를 보유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도 유명한 인플루언서 기업인입니다. 그는 2022년 초 연이은 ‘멸공(공산주의나 공산주의자를 멸함)’ 발언을 이어가다가 신세계그룹 임직원과 투자자들로부터 비판받았습니다. 불필요한 발언으로 회사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주가까지 떨어지게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신세계그룹 유튜브 캡처

2022년 6월 2일 기준으로 정 부회장의 인스타그램에서 멸공 관련 게시물을 더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인스타그램은 올 초 정 부회장의 멸공 관련 게시물이 인스타그램의 가이드라인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삭제했습니다. 삭제 사유는 ‘신체적 폭력 및 선동에 관한 항목’이었습니다.

정 부회장은 이에 반발해 게시글이 삭제당한 안내문을 캡처한 뒤 ‘난 공산주의가 싫다’는 문구와 함께 게시물을 올렸는데요, 관련 게시물도 모두 삭제된 상황입니다. 그 뒤로는 정치적인 발언 없이 일상적인 게시물만 올리고 있습니다. 재계에선 정 부회장이 여론 반응을 의식해 불필요한 논란을 부를 만한 게시글을 더는 올리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주100시간’ 이야기 꺼냈다가…장병규 의장에 쏟아진 ‘눈총’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은 과거 ‘주 100시간 근무’ 발언을 했다가 많은 직장인에게 눈총을 받았습니다. 그는 지난 2019년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직을 맡고 있을 때 한 행사에서 “과거 스타트업을 운영할 때 주100시간, 주7일 일했다”고 했습니다. 이어 “몰입과 혁신을 위해서는 당연한 이야기”라며 “주당 100시간의 힘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당시 많은 직장인들이 “주52시간제 도입이 확산되는 와중에 주100시간 타령이라니, 꼰대도 이런 꼰대가 없다”라며 혀를 내둘렀습니다. 논란이 불거지자 장 의장은 “본인이 원하면 주100시간도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취지로 말한 것”이라며 해명했습니다. 기계적인 주52시간제 도입이 스타트업 생태계를 해칠 수 있다는 뜻으로 말한 것이라는 이야기입니다.

글 시시비비 영조대왕
시시비비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