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한 원숭이 요트클럽(Bored Ape Yacht Club∙BAYC)’이 가라앉고 있습니다. 무슨 수상클럽이 물 밑으로 가라앉은 거냐고요? 아닙니다. 지루한 원숭이 요트클럽은 대표적인 ‘NFT(Non-Fungible Token, 대체불가토큰)’ 상품입니다.
지루한 원숭이 요트클럽 NFT는 세계적인 축구 스타이자 2022년 6월 친선 경기를 위해 한국을 찾았던 네이마르 주니어(Neymar Jr.)를 비롯해 마돈나, 저스틴 비버, 스눕독, 패리스 힐튼 등이 사들이기 시작하면서 유명해졌습니다. 네이마르의 인스타그램 프로필 사진도 지루한 원숭이 요트클럽 컬렉션 가운데 하나죠.
이 상품은 NFT 스타트업 ‘유가랩스(Yuga Labs)’가 2021년 4월 발행했습니다. 지루한 표정이 특징인 이 상품은 총 1만개의 버전이 있습니다. 암호화폐의 가치가 치솟으면서 부자가 됐고, 그래서 세상만사가 지루해진 원숭이들이 자신들만의 아지트로 숨어버렸다는 것이 이 NFT의 세계관입니다.
각각의 작품들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어 희소성이 높은 데다, 전세계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셀럽들이 이 NFT를 사들여 간접적으로 홍보를 해준 덕분에 이 상품의 가치는 천정부지로 치솟았습니다. 이 작품을 소유한 이들 간 커뮤니티 형성으로 강력한 지지자들이 형성된 것 또한 지루한 원숭이 요트클럽의 가치를 끌어올렸습니다.
한 예로 2021년 11월 NFT 사업가들과 아티스트들은 이 상품을 보유하고 있는 이들을 위해 뉴욕 허드슨강에서 화려한 파티를 벌였습니다. 파티가 열린 곳은 무려 1000인승짜리 요트였습니다. 참가자 700여명은 이 파티에서 유명 래퍼, 록밴드 등의 공연을 즐기며 네트워크를 쌓았습니다.
지루한 원숭이 요트클럽의 이미지당 평균 가격은 첫 발행 이후 1년 만에 220달러(약 28만5000원)에서 43만달러(약 5억5800만원)로 뛰었습니다. 1년 사이 2000배 가까이 뛴 것입니다. 가장 인기있는 시리즈의 가격은 223만달러(약 28억원)나 됩니다.
하지만 상황은 반년만에 크게 달라졌습니다. 2022년 6월 21일 주요 외신들은 지루한 원숭이 요트클럽의 가격이 10만달러(약 1억3000만원) 아래로 떨어졌다고 보도했습니다. 4월까지만 해도 40만달러(약 5억2000만원)대를 유지하던 가격이 4분의 3토막 난 겁니다.
다른 NFT 상품들의 가격도 크게 추락했습니다. 전 세계 첫 트위터 메시지라는 상징성을 가졌던 트위터 창업주 잭 도시의 첫 번째 트윗 ‘지금 막 내 트위터를 설정했다(just setting up my twttr)’ NFT 상품 또한 마찬가지였습니다.
이 NFT는 2021년 3월 말레이시아 블록체인 기업 브리지오라클의 시나 에스타비 CEO에게 290만달러(약 37억6000만원)에 팔렸습니다. 구매 당시 에스타비 CEO는 “(잭 도시의 첫 트윗) NFT는 단순한 트윗이 아니라 ‘디지털 세계의 모나리자’”라며 “최소 5000만달러(약 650억원)의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1년 만인 2022년 4월 에스타비 CEO는 글로벌 NFT 거래소인 오픈시(opensea)에 이를 매물로 내놨습니다. 목표 가격은 4800만달러였습니다. 하지만 이 상품에 대한 응찰 건수와 금액은 그의 기대에 한참 미치지 못했습니다. 입찰은 7건에 불과했고, 이중 가장 높은 금액이 280달러(약 36만원)였을 정도로 형편없었습니다. 6달러에 구매하겠다고 나선 사람도 있었습니다. 에스타비 CEO는 결국 판매를 포기했습니다.
마돈나가 NFT 아티스트 비플과 함께 제작했던 NFT도 원래 호가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가격인 1억6000만원선에 낙찰됐습니다. 이 작품의 원래 호가는 893억원이었습니다.
가상화폐 분석 기관인 크립토슬램은 2022년 6월 둘 째주 예술품 NFT 거래대금을 3598만달러(약 467억원)로 발표했습니다. 두 달전과 비교하면 90%가량 줄어든 수치입니다.
NFT의 추락에는 여러 원인이 있습니다.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고 있는 건 글로벌 경기 침체입니다. 전 세계적인 물가 상승과 금리인상, 전쟁에 따른 수급 불안 등으로 경제가 어려워지고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위험자산인 NFT 자산을 회피하려는 움직임이 크게 일고 있습니다. 코인이나 주식 등 NFT와 비슷한 결을 가진 위험자산들의 가치가 크게 폭락하고 있는 상황에 빗대어보시면 이해가 가실겁니다.
현금이 아닌 암호화폐로 거래가 이뤄지는 NFT의 특수성 또한 NFT의 가치가 떨어뜨리고 있습니다. NFT 거래는 주로 가상자산 시가총액 2위 코인인 이더리움을 통해 이뤄지곤 합니다. 근데 이 이더리움의 가치가 최근 1년 반만에 고점 대비 80% 이상 폭락해버린 겁니다. 이더리움의 가격은 2021년 11월 개당 4812달러였으나 2022년 6월 19일에는 896달러로 주저앉았습니다. 결제수단의 가치가 하락하면서 이를 통해 교환할 수 있는 상품(NFT)의 가격이 함께 추락한 겁니다. 더불어 2021년 한 해동안 NFT의 가격이 급등하면서 시장에 쌓였던 피로감이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NFT 시장이 폭락한 상황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은 다시 NFT 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는 지 여부에 쏠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어느 누구도 확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NFT는 실체가 없는 자산인만큼 다시 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있는가 하면, 얼어붙은 투심이 풀리면 다시금 빛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도 있습니다.
시장의 향방이 어느 쪽으로 흐르든, 지금이 NFT 투자자들에게 빙하기라는 것 만큼은 확실해 보입니다.
☞ NFT(Non-Fungible Token, 대체불가토큰)
NFT는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특정 디지털 파일이 원본임을 증명하는 일종의 원본 증명서입니다. 2014년 P2P(Peer to Peer·개인 대 개인) 금융 서비스 업체에 의해 상용화된 이후 2016년 암호화폐 시장이 성장하기 시작하면서 급부상했습니다. 사진은 물론 음악과 영상, 미술 작품, 현물 등도 NFT 시장에서 거래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글 시시비비 포도당
시시비비랩



부의 재분배 가즈아...! 이재명만이 희망이다
시장님 요트클럽
NFT가 도대체 뭐지?
오르면 내리고 내리면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