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SUV와 픽업트럽 이젠 초대형 SUV와 픽업트럭




한국에서 꾸준히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는 '포드 익스플로러'는 한국에서 '대형 SUV'로 분류된다. 미국에선 '미드 사이즈 SUV'로 불린다. 한국에서 '초대형 SUV'로 분류되는 '캐딜락 에스컬레이드'는 이제 국내 도로에서 더욱 자주 볼 수 있게 되었다. 미국에선 '풀 사이즈 SUV'로 불린다.


미국에서도 풀 사이즈 SUV라 불리는, 그리고 미국에서 미드 사이즈 픽업트럭으로 불리는 몸집 큰 자동차들이 한국에 몰려오기 시작했다. 큰 차를 사랑하는 한국 자동차 시장을 제대로 파악한 것일까. 오늘 국제 모터쇼 특집 비하인드 뉴스는 모터쇼를 통해 공개된 대형 SUV와 픽업트럭, 그리고 이들이 몰고 올 후폭풍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미리 첨언하자면 이 후폭풍은 판매자에게, 그리고 소비자에게 불어닥치는 것이 아니다.




거대한 몸집 자랑하는 차 서울 모터쇼에서도 등장했다





렉스턴 스포츠, 콜로라도 트래버스, 타호, BMW X7


국산차 수입차 할 것 없이 주요 자동차 제조사들이 몸집 큰 자동차를 서울모터쇼에 출품했다. 국산차 브랜드 중에선 쌍용차가 미드 사이즈 픽업트럭으로 분류되는 '렉스턴 스포츠'와 '렉스턴 스포츠 칸'을 출품했다. 미국에서 생산되어 오는 미드 사이즈 픽업트럭으로는 쉐보레가 공개한 '콜로라도'가 있다. 국내 출시가 확정되었다.




쉐보레는 이 외에 미드 사이즈 SUV 모델 '트래버스'와 풀 사이즈 SUV '타호'도 공개했다. 트래버스는 국내 출시가 확정되었고, 타호는 아직 미정이다. 쉐보레가 작년 부산모터쇼에서 트래버스를 공개하고, 1년이 지난 서울모터쇼에서 출시를 확정 지었듯 타호 역시 올해 서울모터쇼를 통해 공개되고 1년 뒤인 내년 부산모터쇼에서 출시가 확정될 가능성이 높다.


BMW는 새로운 대형 SUV 'X7'을 한국 시장 최초로 공개했다. X7은 미국식으로 치면 미드 사이즈 SUV 정도다. 익스플로러와 크기가 비슷하다. 길이 5,151mm, 너비 2,000mm, 높이 1,805mm, 휠베이스 3,105mm이다. 한국에선 대형 SUV로 분류된다.


큰 차를 좋아하긴 하는데 우려와 걱정도 분명 존재한다




차는 커지는데 주차장과 차로는 그대로 좁고 부족하다


몰려오는 대형 SUV와 픽업트럭으로 인한 걱정과 우려부터 살펴보면 이렇다. 우선 많은 분들이 지적하고 계시는 주차 공간이다. 법안 개선 전 주차 구획 규정 폭은 2,300mm, 개선 후 규정 폭은 2,500mm이다. 개선된 규정 폭은 새로 지어지는 건물만 해당된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대형 SUV들의 너비를 기준으로 주차 구획 한쪽 여유를 살펴보면 이렇다. 여기서 '한쪽 여유'란 주차장에 정석대로 주차했을 때 나오는 운전자가 타고 내릴 수 있는 공간으로 이해해주시면 된다. 개선 전 주차 폭 규정 기준으로 살펴보면 '팰리세이드'는 한쪽 여유가 163mm 정도 된다. 16cm 수준이다. '익스플로러'는 148mm, 'BMW X7'은 150mm 정도가 남는다. 초대형 SUV인 '에스컬레이드'는 약 128mm밖에 남지 않는다. 나고 내릴 공간이 13cm밖에 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주차 구획에 관심이 쏠려 간과하고 있는 것 중 하나는 차로 폭이다. 택시, 버스 할 것 없이 요즘 들어 차선을 물고 가는 운전자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스마트폰을 만지거나, 졸거나, 음주운전을 하거나... 원인이 많은데 그중에는 넓어진 차 폭에 적응하지 못하는 운전자들도 많은 것 같다.


이 역시 국내에 시판 중인 대형 SUV들을 기준으로 차로 한쪽 여유를 측정해보니 '팰리세이드'는 약 388mm, '익스플로러' 373mm, 'BMW X7' 375mm, 그리고 '에스컬레이드'는 약 353mm 여유가 있다. 빠르게 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양쪽 여유가 각각 40cm도 되지 않는다고 생각해보면 간접적으로나마 체감되실 것 같다. 운전자들은 40cm 내에서 코너를 돌아야 한다.


점점 더 다양한 선택지 소비자도, 판매자도 좋다




살 사람은 산다 소비자는 선택지가 넓어지니 구매를 고민할 때 더 행복하다


사실 소비자와 판매자 입장에선 선택지가 많아지는 것보다 좋은 건 없다. 나 또한 소비자 중 한 사람으로서 제조사들이 다양한 자동차를 출시하는 것이 반갑다.


선택할 수 있는 대형 SUV가 '팰리세이드'나 '모하비'밖에 없는 것보단 '렉스턴', '트래버스', 'X5', 'GLE' 등 국산차와 수입차를 넘나들며 고민할 때가 더 행복하다. 픽업트럭으로 '렉스턴 스포츠'밖에 선택할 수 없는 것보단 '쉐보레 콜로라도', '포드 레인저', '토요타 타코마' 등을 두고 원하는 것을 고를 때 더 행복하다. 소비자 입장에선 분명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것이 좋다.




이미 SUV와 픽업트럭의 수요가 검증되어 있으니 판매자 입장에서도 편하다


판매자 입장에서도 좋다. 한국 자동차 시장은 이미 대형 SUV와 픽업트럭의 수요가 검증되어 있다. 팰리세이드를 비롯해 렉스턴 등 국산 대형 SUV들뿐 아니라 'BMW X5', 메르세데스 벤츠 'GLC'와 'GLE', 그리고 '포드 익스플로러' 등 수입 대형 SUV의 수요도 안정적이다.


특히 렉스턴 스포츠는 한국 시장에서 픽업트럭이 먹힌다는 것을 제대로 검증해준 사례 중 하나다. 합리적인 가격만 충족한다면 세제혜택까지 더해지는 픽업트럭을 구매하지 않을 이유도 없다. 렉스턴 스포츠는 지난해 총 4만 1,717대가 판매되었다. 이는 쌍용차 전체 판매 실적 중 두 번째로 많이 판매된 것이며, 올해 1월부터 3월까지는 '티볼리'를 제치고 쌍용차 내에서 가장 많은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 3개월간 렉스턴 스포츠는 총 1만 1,804대가 판매되었다.


후폭풍은 그들이 얼마나 일을 안 하는지 실감하게 되는 것




판매자와 소비자를 관리하고 감독하는 그들 그리고 법을 만드는 그들


기사 말머리에서 잠깐 말씀드렸듯 대형 SUV와 픽업트럭 수요가 많이 지면 많아질수록, 그리고 해외에서 새로운 대형 SUV와 픽업트럭이 몰려올수록 오는 후폭풍은 소비자나 판매자에게 불어닥치는 것이 아니다. 국민과 기업을 관리하고 감독하는 이들, 그리고 법을 만들어 통과시키는 이들에게 불어닥칠 것이다.


국민들이 체감하지 못하는 것을 두고 올바른 개선과 규정이라 할 수 있을까. 단순히 생각해보자. 우리는 주차 구획 폭 규정 이후 주차장이 넓어졌다는 것을 실감하지 못하고, 윤창호 법이 발의됐다고 해서 음주운전 사고가 국민들 눈에 띄게 줄어든 것도 아니다. 오히려 운전면허 간소화를 지적하고, 시험을 더욱 어렵게 해야 한다는 목소리만 갈수록 높아지고 있을 뿐이다.




오래 곪을수록 크게 터진다 국민들이 체감하는 불편이 커질수록 후폭풍도 거셀 것이다


대형차 수요가 늘어가는 만큼 주차장에서 난감한 상황을 겪는 소비자들도 늘어날 것이다. 오래 곪을수록 크게 터진다고 했던가. 국민들이 체감하는 불편이 커질수록 후폭풍도 거세질 것이다. 체감하는 불편이 커진다고 해서 대형 SUV와 픽업트럭의 판매와 수요가 중단될 일은 거의 없을 터.


추세와 유행에 따라 대형 SUV와 픽업트럭 판매와 수요는 점점 증가할 것이다. 그간 '개선' 뒤 '나아진 사례'가 어느 정도 되었는지 깊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국민들이 체감하지 못하는 것은 올바른 규정 및 개선과 거리가 멀 다는 것을 말해주기도 한다.


글 CCBB 오토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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