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나갔다올게”
아키가 현관문 손잡이에 팔을 뻗으며 말했다.
“으하하, 어떠냐 이 몸의 실력이!”
“알았으니까 발좀 치워!”
아키는 대답이 없는게 익숙하다는듯 손잡이를 당겼다.
“어? 아키 어디가냐?”
그 물음에 파워의 발에 얼굴이 닿아있는 덴지를 향해 아키가 입을 열었다.
“소금이 떨어져서 잠깐 마트좀 다녀온다.”
“그래? 그럼 올때 고기좀 사와”
“고기! 고기!”
아키는 그들에게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고
손잡이를 당긴 후, 밖으로 향했다.
“덴지! 한판 더! 한판 더!”
아키가 나가자 파워는 발을 붕붕 휘두르며 덴지에게 말했다.
“알았으니까 이것좀 치워봐!”
덴지는 날아다니는 발을 팔로 밀쳐내며 게임기를 잡았다.
.
.
.
“으하하! 이 몸은 최강이다!”
연달아 게임에서 승리한 파워는 흥을 참지 못하고
또 다시 발을 휘둘렀다.
“알았으니까 발좀 휘두르지마!”
덴지가 팔로 발을 막으며 소리치자 파워가 자세를 바로했다.
그리고 곧바로 입을 열었다.
“덴지! 내가 게임에서 이겼으니 내 소원 하나 들어라!”
“뭐? 그거랑 이거랑 무슨 상관인데!”
덴지는 그렇게 말하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때, 덴지는 방안의 온도가 낮아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야, 갑자기 좀 추워진거같지 않냐?”
하지만 덴지에게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파워?”
덴지는 앉아있는 자세로 굳어있는 파워의 어깨를 흔들며 말했다.
“.,.,.,.”
“뭐라고?”
“지금 우덜 슨상님 존함을 함부로 부른 거시여?”
그렇게 말한 파워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파..워?”
덴지는 심상치 않은 분위기에 발걸음을 슬금슬금 뒤로 옮겼다.
“용서 못한당께, 절대로”
고개을 푹 숙인 채 중얼거린 파워의 머리에는
뿔이 더 크게 자라고있었다.
“야, 너 괜찮ㅇ..”
“다들 들어들보쇼! 이 아가 우덜 슨상님을 욕보였당께!!!!”
“야 파워 너 무슨ㅅ...”
덴지의 옆으로 바람이 일었고 덴지의 발 밑에 무언가 툭 떨어졌고
뜨거운 액체가 덴지의 오른쪽 볼을 감쌌다.
“어라..?”
아직 상황파악을 하지 못한 덴지가 자신의 오른쪽 뺨을 만졌다.
“피...?!”
그때, 극심한 고통이 덴지의 오른쪽 귀에서 느껴졌다.
정확하게는 귀가 있었던 곳에서 고통이 느껴졌다.
“으아아악! 파워 너 무슨ㅈ....”
“슨상님이 네 친구더냐!!!!!”
그렇게 소리치며 파워는 덴지를 향해 도약했다.
날아오는 파워를 몸을 숙여 겨우 피한 덴지는 파워의 상태가
심상치 않음을 깨닫고 마키마씨에게 연락을 취하기 위해 전화기를 집어들었..
“어?”
분명 전화기가 있어야 할 곳이 텅 비어있었다.
“지금 이걸 찾는거시여?”
익숙한 목소리가 덴지의 귀에 박혔다.
놀란 덴지가 고개를 돌려 뒤를 돌아보았고
그 곳에는 익숙한 얼굴이 있었다.
“너..는”
한손에는 전화기를 들고 나머지 한손에는 칼을 들고있는
“코..베니..어째서 여기에..”
“너그가 우덜 슨상님을 욕보였담서?”
“무슨 ㅅ..ㅗ..”
전화기가 바람을 일으키며 덴지의 머리 위로 날아갔다.
“슨상님은 네 친구가 아녀”
차가운 눈빛을 한 코베니가 말을 끝마치고 뒤를 돌자
같은 아파트 주민들이 우르르 덴지의 집으로 쳐들어왔다.
그들의 손에는 모두 무기가 들려있었다.
“점마가 우덜 슨상님을 욕보인거시여?”
“너그는 오늘 살아서 못돌아간당께!”
“감히 우덜 슨상님을..”
“절대로, 절대로 용서 못한당께!!”
수십명의 목소리가 덴지의 귀를 괴롭혔고 그 중에는
통곡 소리도 섞여있었다.
덴지는 눈 앞에 펼쳐진 광경에 넋을 잃고 떨리는 손을
자신의 가슴에 있는 줄로 향했다.
그리고 줄을 당겼다.
이제 머리에서 전기톱이 나오고...
“어라?”
변신 중 처음 느껴보는 차가운 감촉에 덴지는
무의식적으로 중얼거리며 자신의 손을 바라보았다.
그의 손에는 얼린 홍어가 들려있었고
줄이 있어야할 자리에는 홍어 지느러미가 박혀있었다.
“아..으아아...아으아..”
지금 당장이라도 정신이 나갈 것 같은 덴지의 머릿속에
마키마씨의 목소리가 울렸다.
‘파워가 폭주할땐 이걸 보여주도록 하렴.”
‘마키마씨, 이건?’
‘책이야. 그들에겐 목숨과도 같은.’
“그래, 그걸 보여주면...”
“아따 아까부터 계속 뭐라 씨부렁거리는거여! 오늘이 네 제삿날이랑께!”
뿔이 아까 전보다 더 길어진 파워가 얼린 홍어를 들고
덴지를 향해 다가갔다.
“제발, 제발....”
덴지는 필사적으로 서랍을 뒤적이며 그 책을 찾았다.
“얌전히 있으랑께!”
파워의 손에 들린 얼린 홍어가 덴지의 머리를 내려 치기 직전,
덴지가 책을 번쩍 들어올렸다.
그러자 모두가 일시적으로 행동을 멈추더니 굳어있던 표정이 풀리며 미소를 띠었다.
“하이고 우덜이 착각을 해부렸구마잉.”
“미안하당께! 홍어 한 접시 먹고갈텨?”
“고마워요, 마키마씨..”
웃고있는 사람들의 웅성거림과 자신에게 안겨있는 파워를 보던
덴지는 눈을 서서히 감으며 중얼리고 깊은 잠에 빠졌다.
아키는 어떻게 됐을까?
홍어악마 편
소금..? 설마...!!